한때 ‘지속 가능한 사회’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널리 쓰인 적이 있었다. ‘지속 가능한 사회’라는 말이 그만큼 중요해진 이유는 아마도 인류가 지금처럼 생활하고 소비하다가는 더 이상 오래 지속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 온난화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협하는 가장 대표적인 것이 ‘지구 온난화’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기후협약’이 체결되고 2005년 ‘교토의정서’가 발효되면서 구체적인 실천방침이 정해졌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인데 전 세계가 치열하게 산업화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유엔 기후변화위원회는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인간활동 때문임을 천명하고 있는데, 기후변화에 관한 수많은 주장이 석유, 원자력, 석탄, 가스업계 등 주로 화석연료 산업과 금융자본의 로비 및 압력에 의해 퇴색, 왜곡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생활 속의 변화 그리고 절전소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방안으로 자원 재활용과 ‘절전 운동’이 있다. 최근 TV에서 ‘오천만 절전소’를 만들자는 공익광고는 매우 의미 있고 인상 깊게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전기 소비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산업용 전기’에 대해서는 ‘산업 발전을 뒷받침한다’는 명분하에 가정용에 비해 훨씬 싼 값에 공급함으로써 오히려 전기 소비를 가중시키고 전체 에너지 사용에서 ‘전기’의 비중을 높여가고 있는 실정이다.
산업적 대안이 필요하다
시민들의 에너지 절약 운동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이제 산업적 대안이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신·재생에너지 산업’이다. ‘신·재생에너지’는 수소, 태양열, 태양광, 지열, 바이오매스, 풍력, 수력, 조력 등 주로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에너지와 자원의 재활용을 통해 얻어지는 에너지, 신기술개발로 얻어진 에너지 등을 말한다.
그 중 ‘태양광 발전’은 전 세계 어디든 고갈되지 않는 자원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하지만 거의 모든 선진국들이 태양광 발전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생산량을 늘리고 있는 반면, 최근 발표된 정부의 ‘제2차 에너지 기본계획’은 원전은 늘리고 신·재생에너지의 목표치는 낮춰 세계적인 추세에 역행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후쿠시마의 악몽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해 국가발전이 10년 이상 후퇴할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다. 정부는 우리나라에서는 절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주장하지만 원전 부품 상당수가 위조된 시험성적서에 의해 공급된 불량품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원자력 발전의 안전’이 결코 지진이나 해일과 같은 자연재해에 의해서만 위협받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똑똑히 확인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에너지 기본계획을 대폭 수정하여 원전의 추가 건설을 중단하고 ‘신·재생에너지’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신·재생에너지 지원조례
정부는 교토의정서 발효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을 만들어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지원할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으며, 에너지 관리공단을 통해 태양광 발전 100만호 조성 사업, 발전사업자의 ‘신·재생에너지’ 의무 생산제도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경기도에도 ‘경기도 신·재생에너지산업 육성과 기술개발·이용·보급 촉진에 관한 조례’가 제정돼 사업지원 근거가 마련되긴 했으나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사업추진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안성시도 ‘신·재생에너지’ 생산을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재정적 뒷받침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대안, 에너지 협동조합
‘신·재생에너지’의 생산과 보급 및 그 가치를 확산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에너지 협동조합 운동이다. 국제협동조합연맹(ICA)는 2009년 총회에서 ‘지속 가능한 에너지 경제를 위하여’라는 결의문을 통해 에너지 효율화와 재생 에너지 확대를 위해 노력할 것을 결의한 바 있다. 얼마 전 안성시 대덕면에 ‘한살림 소비자 생협’ 물류센터가 준공되었고, 조합원 1,384명의 출자로 ‘한살림햇빛발전협동조합’이 조성한 13억 1,600만원의 재원으로 438.9kW 용량의 햇빛발전소 설비를 완공됐다.
협동조합 운동은 공익적 가치를 우선하면서 우리 사회가 ‘경쟁’ 중심의 사회에서 ‘협력과 연대’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제는 ‘인류의 지속 가능한 생존’을 위한 ‘착한 에너지’를 생산·공급하는 데 협동조합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길 기대한다.
강병권(안성시민연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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