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장관 윤상직)가 345kv 고덕-서안성 송전선로 계획을 포함한 ‘제7차 전력수급계획’을 지난 22일 공고했지만, 법적 절차인 공청회에 국민들의 참여를 보장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위법 논란이 일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15년부터 2029년까지 향후 15년간의 전력수요 전망과 이에 따른 발전설비계획 등을 담은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관련해 공청회를 진행하면서, 공청회에 참가신청을 받아 입장권을 배부하는 등 철저하게 공청회 장소의 출입을 통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최종 공청회에 들어간 사람들은 대부분이 한전의 전기사업으로 이익을 보는 전력회사와 기업체, 공공기관의 사람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공청회 참가자를 원전과 변전소, 송전선로 건설 등으로 이익을 보거나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 중심으로 제한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는 전력소비량은 연평균 2.1% 증가하여 ‘29년 656,883 기가와트(이하 GWh), 최대전력은 연평균 2.2% 증가하여 2029년 111,929 메가와트(이하 MW)인 것으로 전망했다.

신규 물량에 대한 전원구성은 전원별 경제적.사회적 비용을 종합 고려한 결과 원전 2기(총 3,000MW)를 신규 건설하기로 했다.

또 주요 송전선로계획으로는 765kv급으로 강원-신경기 송전선로 등 3개 노선과 345kv급으로는 고덕-서안성 송전선로(2021년 6월 준공)을 포함해 17개 노선, 500kv북당진-고덕 송전선로(1단계 2018년 6월 준공, 2단계 2021년 6월 준공)이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제7차 전력수급계회과 관련해 해당 사업인 원전과 송전선로가 건설되는 지역의 주민들이 참여를 보장해 충분한 의견을 의견을 수렴해야 하지만, 원전과 송전선로 건설로 이익을 챙기는 전력회사 등의 기업체와 관련된 사람들을 중심으로 공청회를 진행한 것이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산업통상자원부에 ‘제7차 전력수급계획 공청회’와 관련해 정보공개를 청구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참가신청자 821명 가운데 입장권은 총 450명에게 배부됐다.

특히, 입장권은 공청회(6월 18일) 1주일 전인 6월 11일까지 신청을 받아, 뒤늦게 공청회 사실을 알게 된 사람들은 신청조차 할 수 없었으며, 입장권을 배부 받은 사람은 전력회사 관계자가 157명, 기업체 119명으로 기업체와 전력회사 관계자가 276명으로 과반이 넘었다.

반면, 대책위원회 30명, 시민.환경단체 22명으로 52명에 불과했다.

따라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6월 18일 진행된 공청회와 관련해 사전입장신청과 입장권 배부과정에서 핵발전소를 반대하는 시민·단체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이에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위법이다”면서 위법의 근거로 ▷사전신청기간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6월 4일 예정공고에 11일까지 신청접수, 18일에 공청회 진행이라는 기간은 주민들이 신청접수를 할 충분한 시간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어 ▷입장권배분 할당에 형평성의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전력회사에게 총 450석 가운데 157석을 할당했다는 점에서 핵발전소를 옹호하는 입장에 있는 관계자들에게 집중되었다고 할 수 있으며, 입장권 배분 450명 중에 기업체와 전력회사 분을 합치면 276명으로 과반이 넘어 핵발전과 관련한 이해관계자들이 대부분 참석한 건 그들만의 잔치를 하려고 했다는 의심을 갖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마지막으로 ▷공청회 참가등록 시 참석인원 초과 시, 전력, 유관기관, 협회 우선 배분이라는 점에서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려는 노력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핵발전소 건설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지역주민들이다. 때문에 지역주민들에게 입장권은 우선 배분되었어야 한다는 것이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국가에너지정책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몇몇의 토건사업자들과 핵발전으로 이익을 얻을 소수의 이익공동체를 위한 것인가? 이번 공청회는 사실상 시민들의 의견을 듣지 않았다”면서 “전력수급기본계획이 수립될 때마다 지역주민들을 비롯한 이해당사자들과의 공론화과정은 매번 무시되었고 밀실에서 정한 정부의 원안이 바뀌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전기사업법에 명시되어 있는 ‘기초조사 및 의견청취의 실시’는 사문화되었다. 정부에서 법을 지키지 않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달 22일 공고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18일 개최된 공청회에는 환경단체, 지역주민, 발전사 등 400여명이 참석하여 이해집단별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였으며, 공청회 참가신청을 한 모든 단체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참석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최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