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 지난 2001년 계획 당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각종 불법의혹과 파행운영, 부실공사 등으로 인해 혈세낭비의 대표적 사례로 지적되어온 서운면 인리에 위치한 포도박물관이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포도박물관이 “박물관”으로 등록되지도 않았으며, 현재 법적 근거도 없이 투자협약을 맺고 사실상 특정 집단의 수익사업을 위한 시설로 전락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 과정에서 안성시가 법을 어기면서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캠핑장” 운영으로 인해 인근 주민들이 소음에 시달린다는 민원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두 차례에 걸쳐 현재 포도박물관과 관련해 제기되고 있는 각종 문제점을 짚어본다.
| |
| ▲ 포도박물관을 수탁관리하는 업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캠핑장. |
기반시설 제공은 물론, 묘지를 대지로 지목변경까지 해주고,
사용료는 한 푼도 안 받고 … 오히려 연 2000만원씩 지원
[단독] 안성시는 지난 2014년 5월 30일 C업체와 법적 근거도 없는 위수탁 및 투자협약을 맺는다.
투자협약 자체가 법적 근거가 없어 특혜의혹이 나오고 있는데 여기에 더 해 C업체가 협약이후 포도박물관을 운영하는 과정과 내용을 보면 더 큰 특혜의혹이 제기된다.
즉 C업체가 운영조례에 명시되어 있는 “안성에서 재배되는 포도의 역사성과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포도박물관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수익을 위한 ‘체험장’과 ‘캠핑장’을 운영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안성시도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협약을 맺은 것은 물론이고 각종 지원을 해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안성시는 당시 공모 절차를 밟아 4곳에서 응모해 심사절차를 거쳐 C업체를 선정했으며 협약을 맺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투자협약’에 따라 C업체는 투자사업 계획서를 제출했는데, 이 계획에는 포도박물관의 설립목적 등과 아무 관련이 없는 ‘캠핑장’, ‘승마체험장’, ‘산악바이크 및 놀이시설’ 등의 내용도 들어 있었고 안성시는 이러한 사업계획을 승인했다.
(이후 승마체험장은 계획 진행중 말 사망으로 중단하고 산악바이크 및 놀이시설은 소음으로 인해 사업이 정지된 상태다)
이처럼 안성시는 포도와 아무 관련이 없는 사실상 C업체의 돈벌이만을 위한 사업계획을 승인한데 이어 이러한 사업계획이 현실화 할 수 있는 각종 지원을 한다.
포도박물관 상하수도 시설과 진입로 이용해 캠핑장 등록
8,349㎡의 묘지를 대지로 지목변경, 이중 일부를 캠핑장으로 이용
현재 C업체가 포도박물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캠핑장은 흔히 이야기하는 오토캠핑장인데 이는 관련법에 ‘자동차 야영장업’으로 분류된다.
자동차 야영장업(이하 캠핑장)을 하는데 있어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가 위치 및 관련 기반시설의 확보다.
관련법령에 따르면 자동차 야영장업(캠핑장)을 하려면 ▷차량 1대당 50㎡이상의 공간을 확보할 것 ▷야영에 불편이 없도록 상·하수도 시설, 전기시설, 화장실 및 취사시설의 이용이 가능할 것 ▷야영장 입구까지 1차선 이상의 차로를 확보하고, 적정한 곳에 차량의 교행(交行)이 가능한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그런데 캠핑장은 대부분 마을과 떨어진 한적한 곳에 위치하기 때문에 이러한 시설을 마련하는 것은 쉽지 않고 비용도 많이 들어간다.
그런데 C업체는 기존 시민의 혈세 50억 원으로 만들어진 포도박물관의 상하수도 시설과 도로 등을 근거로 캠핑장을 하겠다고 안성시에 등록신청을 했고 안성시는 이를 등록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보고 허가해준다.
C업체를 위한 특혜의혹이 불거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데 이뿐만이 아니다.
안성시는 C업체의 캠핑장 운영을 위해 포도박물관 내 ‘묘지’를 ‘대지’로 지목까지 변경해 준다.
2014년 5월 C업체와 협약을 맺을 당시 포도박물관은 대지 면적이 4,902㎡, 건축 연면적이 1,186.63㎡이었다.
그런데 건축물 대장에 의하면 10월 20일 포도박물관의 대지면적은 13,251㎡로 증가한다.(토지대장에는 10월 23일 지목변경이 되었다)
이후 C업체는 2014년 12월9일 캠핑장 등록신청을 하고 2015년 1월 23일 안성시로부터 3,006㎡ 면적의 캠핑장 등록을 마치고 현재 운영 중이다.
안성시 소유 재산의 지목을 공익도 아닌 업체의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영업을 위해 지목을 변경해 주는, 일반시민들로서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을뿐더러 상상 하기 조차 힘든 일이 발생한 것이다.
더욱이 캠핑장 주변에는 캠핑장은 물론이고 포도박물관이 들어서기 전부터 거주하고 있는 주민 등이 거주하고 있어 캠핑장이 들어선 이후 ‘소음’으로 인한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소음 민원에 대해 업체 관계자는 “악성민원이다.”고 일축하고 있다.
안성시는 실태파악도 안하고, 매년 2,000만원 지원
해당업체 관계자, “포도 수천만원어치 판매, 안성경제 활성화 위해 노력”
캠핑장 이외에 포도박물관이 현재 하고 있는 주요한 프로그램은 “체험”이다.
현재 포도박물관 홈페이지에는 계절별 프로그램이 게시되어 있는데 가을체험 일정표를 보면 ▷포도박물관 견학 ▷신나는 에어바운스 ▷영화관람/전통민속놀이 ▷포도송이 수확체험 ▷달구지 마차타기/와인족욕체험 등이다.
포도박물관의 기반시설을 이용한 체험으로 다른 포도 관련 체험과 크게 차별되지 않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업체의 수익을 위해 유료로 운영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수익을 위한 목적으로 운영되는 캠핑장과 체험프로그램 운영과 관련해 안성시는 업체로부터 단 한 푼의 사용료도 받지 않고 있다.
사용료를 받기는커녕 매년 전기요금, 상하수도 요금, 무인경비, 전기안전 점검비 등의 명목으로 2,000만원을 보조해 주고 있다.
거기다가 관리감독의 책임을 갖고 있는 안성시는 포도박물관 내방객 숫자나 C업체가 얼마의 수익을 내고 있는지 등에 대해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C업체 관계자는 “체험운영등을 통해 1년에 수천만원 이상 지역의 포도를 판매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캠핑장 운영과 관련해서는 “현재 카라반 9개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각 3,000만원씩 2억7,000만원 이상 투자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안성시와의 협약에 대해서는 “안성시가 나가라고 하면 나갈 수밖에 없는 나도 약자”라고 밝혔다.
한편 C업체는 협약을 맺을 당시 강원도 D자치단체에 주사무소를 둔 영농조합법인으로 ▷더덕·산삼재배 및 판매관련 ▷약초 및 산나물 재배 및 도·소매업 ▷농산물 재배 및 가공 및 도·소매업 ▷자연 생태환경 테마공원, 전시, 박물관 설립 ▷체험관광 운영 및 지원사업 ▷부동산 임대업·매매업 등의 사업을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즉 자신들이 주사무소를 두고 있는 지역적 특색을 반영한 더덕, 산삼, 약초, 산나물의 재배와 가공 및 도소매와 체험 등을 중심으로 하는 사업내용으로 포도와 관련된 내용은 찾아 볼 수 없다.
안성시와 협약을 맺은 후 2014년 9월 11일 법인 명칭을 바꾸고 주사무소 위치도 포도박물관이 있는 곳으로 바꾸었지만 법인 대표이사의 주소지는 여전히 이전 법인의 주사무소인 강원도로 되어 있으며 사업내용도 달라지지 않았다.
시민들, 시간 지났어도 진상규명하고 책임 물어야
포도 박물관 운영은 시민의견 모아 방향 정해야
지난 호(828호, 2016년 6월 13일자 기사)기사를 통해 포도박물관이 박물관으로 등록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안성시에 대한 비판 여론도 거세지고 있다.
시민들은 50억원의 시민혈세가 아무렇게나 쓰였는데 거기에 대해 국가나 경기도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사실에 대해 의구심을 표현했다.
한 시민은 “50억원의 예산을 포도를 주제로 한 박물관을 짓겠다고 국가와 경기도에서 받아와서 엉뚱한데다 썼다는 이야기 아니냐? 국가와 경기도에서는 관련 사실을 파악은 한 것인지, 파악했는데도 그냥 두는 것인지 궁금하다. 만약 개인이나 단체가 보조금을 받아서 그렇게 써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냐? 시간이 지났어도 명명백백하게 사실관계를 밝혀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또 재발방지를 위해서도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공도읍의 한 주민은 “진상규명을 하고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할 사안이라면 법적 책임을 묻고, 시간이 흘러 법적 책임을 묻지 못한다면 잘못에 대해 안성시가 사과하고 책임자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진상규명이 되지 않고 책임을 묻지 못하면 끊임없이 비슷한 사태가 재발한다.”고 주장했다.
서운면의 한 주민은 “진상규명을 하고 책임을 물은 후, 포도 박물관 운영에 대해 처음부터 다시 계획을 세워야 한다. 진상규명이 되지 않으면 지금까지와 같은 포도박물관의 파행 운영이 계속될 것이다. 진상규명후 시민들의 의견을 모아 포도박물관을 시민들을 위해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안성시의 향후 대응과 진상규명 결과 등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봉원학 기자 bwh5722@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