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204 번
게시물 |
|
|
|
| 글제목
: 대본대로 진행된 90억원대 정치쇼 ‘시민과의 대화’ |
|
| 작성자
: 안성신문 |
작성일
: 2016-02-22 |
|
|
대본대로 진행된 90억원대 정치쇼 ‘시민과의 대화’
|
|
| 즉석 민원제기 사전 차단에 낯 뜨거운 자화자찬까지 |
|
|
유병욱 기자 |
황은성 안성시장이 시민고충민원을 직접 듣고 해결방안을 모색하겠다며 야심차게 진행한 시민과의 대화. 그러나 행사는 미리 작성된 시나리오대로 추진된 잘 만들어진 ‘정치쇼’였다. 대부분의 시민 건의는 ‘대본’대로 진행됐고, 건의사항 추진 사업비도 미리 책정돼 있었다. 공직자들은 대본에 없던 건의사항이 현장에서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총력(?)을 다했다.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대본 읽기, 건의자 순서도 착착
2월 5일 진행된 ‘죽산면 시민과의 대화’에서 대부분의 건의자들은 준비돼 있던 대본을 토씨 하나 안 틀리고 그대로 읽었다. 건의 순서 또한 미리 짜여진 대로 정확히 진행됐다. 상식과 행정 절차대로라면 이같은 주민숙원사업은 마을에서 면사무소 등에 접수, 실무 공직자가 현장을 파악한 뒤 사업예산을 편성하면 된다. 사업추진이 어렵다면 마을주민들에게 그 이유를 설명하면 된다. 학예회도 아니고 미리 짜여진 각본대로 진행할 것이라면 ‘시민과의 대화’는 개최할 이유가 없다.
| ▲ 2월 5일 진행된 ‘죽산면 시민과의 대화’에서 입수한 대본. © 안성신문 | |
1월 28일 이뤄진 ‘원곡면 시민과의 대화’ 대본에는 지난해 마을진입로를 포장해준 데 대해 황은성 시장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내용도 기재돼 있다. 건의자의 발언은 미리 만들어진 대본 그대로였고, 민원해결을 요구한 뒤 황 시장 지시로 자리에서 일어난 농업정책과장은 사전에 현장파악 등을 완료한 상태로, 건의된 배수로 정비 사업비를 올해 추경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실무부서가 현장파악 후 추경예산 편성까지 결정한 사항을 시민과의 대화를 통해 다시 듣고, 결정사항을 통보해주는 복잡한(?) 절차를 진행한 것이다.
| ▲ 1월 28일 열린 ‘원곡면 시민과의 대화’ 대본에는 황 시장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문구가 기재돼 있다. © 안성신문 | |
황 시장, 시나리오 들고 “이런 건의 예상 못했죠?”
그렇다면 건의내용과 결과가 이미 나와 있는 대본의 존재를 황은성 시장도 알았을까? 황 시장은 대본의 존재를 명확히 알고 있었다. 황 시장은 건의내용과 실무부서 검토결과가 자세히 명시돼 있는 ‘예상 건의사항’은 물론, 각 건의자별 ‘대본’까지 들고 시민과의 대화에 임했다.
| ▲ 안성2동 시민과의 대화에 참석한 황 시장이 대본을 보며 건의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 안성신문 | |
1월 29일 나온 안성2동 CCTV 설치 건의에 대한 안성시의 답변은 시민과의 대화가 자화자찬 정치쇼라는 것을 여지없이 보여줬다. 이 자리에서는 신원아침도시 CCTV 설치가 건의됐고, 황 시장은 안전총괄과장에게 답변을 요구했다. 이 과장은 올해 본예산에 관련 사업비가 세워져 현재 설계 중에 있다고 했다.
이 과장의 답변에 황 시장은 “앞서가는 행정을 펼치다니 대단하다”, “이런 건의가 나올 줄 예상도 못했죠?”라고 말했다. 황 시장은 이같은 건의가 나올 줄 몰랐는데 미리 알고 본예산에 관련 사업비를 편성한 안성시의 앞서가는(?) 행정을 칭찬한 것이다. 그러나 이 발언을 하는 황 시장의 손에는 신원아침도시 CCTV 설치 건의내용과 함께 이 사업이 현재 추진 중이며, 올해 중 준공을 앞두고 있다는 대본이 들려 있었다.
황 시장을 비롯한 안성시는 해당 사업이 이미 추진되고 있음을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으로, 정상적이라면 건의자에게 CCTV 설치사업이 이미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알리고 다른 건의를 받았어야 한다. 하지만 황 시장과 안성시는 이 건의를 자화자찬용으로 대본에 넣고 마치 대본이 없는 것처럼 정치쇼를 펼쳤다.
| ▲ 황 시장이 현장건의처럼 포장된 신원아침 CCTV설치 관련 건의내용과 기추진되고 있는 사업임이 적힌 문서를 보고 있다. © 안성신문 | |
애드리브 용납 못한 연출자
일부 읍면동은 “사전 협의되지 않은 질문을 할 수 없음을 참석자들에게 사전 공지”라는 문구가 적힌 시민과의 대화 준비자료를 만들었다. 시민들이 현장에서 즉석으로 제기하는 고충민원을 차단하기 위해 사전 준비를 했다는 근거다. 현장에서 시민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시민과의 대화는 짜여진 대본 외에 건의를 철저히 막는 이상한 형식으로 진행된 것이다.
| ▲ 안성시는 대본 외에 건의가 이뤄지지 않도록 사전에 차단했다. © 안성신문 | |
현장 건의 제한이 시민과의 대화를 원활히 진행하기 위한 행태로만은 보이지 않는다. 시는 시민과의 대화 첫 방문지인 1월 27일 진행된 ‘서운면 시민과의 대화’부터 현장 건의를 자제시켰다. 즉 처음부터 안성시는 대본에 없는 시민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들을 생각이 없었던 것이다. 현장 건의를 ‘돌발 건의’로 치부하며 공공연히 제한한 시는 대본대로 시민과의 대화를 진행한 읍면동을 선발, 상금까지 지급했다.
| ▲ 안성시는 현장건의를 ‘돌발건의’로 규정, 시민과의 대화 첫 날부터 제한했다. © 안성신문 | |
90억원대 시민혈세로 이뤄진 '선거운동'
시민과의 대화는 건의사항 추진 관련 사업비 제한액도 공도읍 8억원, 이외 면·동 6억원으로 사전 책정돼 있었다. 지역 내 1개 읍과 14개 면·동이 존재하는 것을 감안하면 모두 92억원의 가이드라인이 이미 정해져 있던 것이다. ‘시민과의 대화’ 대본에 담긴 사업들은 이 사업비에 맞춰 선정된 것이다.
안성시는 이 사업비를 추경 등에 담을 예정이다. 하지만 시는 올해 본예산 편성 전에 각 읍면동별 주민숙원사업을 파악, 필요사업비를 편성했어야 했다. 추경에는 본예산 편성 당시 미리 파악하지 못한 긴급을 요하는 사업비와 사업비 부족분을 편성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안성시는 극적인 연출효과(?)를 위해 원칙을 어기면서까지 본예산을 수립한 뒤 시민과의 대화를 진행했다. 즉 본예산에 수립되지 않은 사업을 황은성 시장이 직접 시민의견을 청취, 추진하는 모양새를 갖춘 것이다. 이에 지역사회에서는 시민과의 대화가 시민혈세로 이뤄진 ‘읍면동 순회 선거운동’이라는 비난까지 나오고 있다.
유병욱 기자 asmake@daum.net
|
|
 |
|
 |
총: 1341건 [9/68 page]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