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집권 후 언론정책 분야에서는 합리적 논의가 실종됐다.”
이명박 정부 출범 2년의 언론정책에 대한 교수들의 평가다.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전국교수노동조합, 학술단체협의회 등 3개 교수단체는 최근 MB 정부 출범 2년을 분야별로 평가한 백서를 내놨다.
 
3개 교수단체는 백서 ‘무너진 인권과 민주주의’에서 “이명박 정부 2년은 친기업적 정책을 강행하면서 민주주의에 역행하고 인권 침해 사례를 축적시켰을 뿐”이라며 “불과 2년 사이에 지난 수십년간 수많은 희생을 기반으로 획득한 민주주의가 붕괴되고 시민의 인권들이 침해당하는 현실을 목도하면서 3단체는 MB 2년을 평가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백서를 발간한 배경을 밝혔다.
 
이들은 △정치적인 공권력의 폭력성과 편파성, 법원을 도구화하기 위한 공략 등을 통한 시민권 침탈 △일제고사 거부․]시국선언 교사 탄압 등 교육․학문 연구 탄압 △노동 탄압과 반민주적 노동 정책 △반통일 정책 △언론 장악 △서민 권리 침탈 △4대강 강행․광우병 의심 쇠고기 수입 등을 통한 국민 건강권 위협 등을 통해 MB정부가 민주주의를 붕괴시키고 인권을 침해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번 백서에서 언론 분야에 대한 평가를 맡은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신문방송학)는 <이명박 정부의 반민주적 언론정책>이라는 제목으로 MB 정부의 언론 정책을 비판했다.
 
김 교수는 정부의 언론 정책을 ‘공공영역 최소화와 시장 경쟁 극대화’로 요약하고 이러한 기치 아래 강행된 신문․방송 겸영 허용 등에 대해 “국민의 자산인 ‘공영’ 방송과 방송의 공공 영역을 사기업에 불하하는 것”이라며 “민주 시민이 정치적 의사결정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에 폭넓게 접근하고 자신들의 의사를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표현의 자유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독립성이 보장되지 못하는 방송통신위원회 설치와 대통령 최측근인 최시중씨의 위원장 임명 △대통령 특보들의 YTN, KBS 사장 입성 △MBC 지배구조 개편 시도 등을 통해 언론 장악을 꾀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MB특보 출신 방송사 사장들은 프로그램 개편 등을 통해 진행자를 교체하고 방송 내용을 장악해 나갔다. 미국산 쇠고기 협상에 반발해 자발적으로 이뤄진 누리꾼들의 ‘조중동 광고주 불매운동’에 대해서도 탄압이 가해졌다.
 
더욱 심각한 것은 정부가 ‘사람(인사)’ 뿐만 아니라 ‘제도’를 통해 언론 장악을 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7월 한나라당은 대리투표․재투표 등 불법적 절차를 통해 신문․방송 겸영을 허용하는 신문․방송법 개정안을 강행처리했고, 정부는 국회의 시정을 요구하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무시한 채 후속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 교수는 “언론과 권력의 분리는 언론의 정상적 기능을 위해 필수 불가결한 요소임에도 이명박 정부는 각종 편법과 무리수를 통해 방통위원장, KBS 사장, YTN 사장 등 방송사 사장, 언론 관련기구 책임자 등에 측근을 포진시키고 MBC사장을 압박하여 퇴출시키는 방식으로 언론계를 장악하려 시도하고 있다”며 “방송 내용에 대한 탄압도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특히 “더 심각한 것은 방송구조 개편”이라며 “정부는 신문, 대기업, 외국자본의 방송보도 영역 진출을 금지하는 미디어 관련법들을 개정해 허용하는 방향으로 전환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런 전환 과정이 꼭 필요하더라도 그 과정은 민주적으로 진행해야 할 것인데 헌재가 위헌․위법하다고 판결할 정도로 국회법 절차를 어기고 강행하고 있으며, 민주적 여론 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고 진행하고 있다”면서 “그는 “시민언론운동단체로서는 합리적 의견 수렴 절차는 물론 시민들의 저항을 무시하는 정부의 행태로 인해 여론을 전달하고, 민주적 언론 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수단을 갖지 못하고 일정한 한계에 부딪혔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