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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제목 : 시민이 만든 새로운 희망

작성자 : 안성신문	작성일 : 2016-04-27

기억하고 행동하고 슬퍼하는 시민이 만든 새로운 희망 [현장을 가다] 세월호 참사 2년 ‘기억·약속·행동’ 유병욱 기자     ▲ 기억하고 행동하고 슬퍼하는 시민들은 세월호 유가족이 지난 2년간 버텨온 희망이다.    © 안성신문     참 많이 울었다. 4월 16일 안산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2년 기억·약속·행동’ 일정에 참가한 시민들은 들으면서 울고, 걸으면서 울고, 보면서 울고, 읽으면서 울고, 만지면서 울었다. 흐느낌 속에 “꼭 기억할게”, “꼭 진실을 밝혀줄게”라는 말이 나지막이 들렸다. 이날 사람들이 흘린 눈물 속에는 기억하고 행동하겠다는 약속이 담겨 있었다.   4월 16일 안산 합동분향소에서 열린 기억식에는 안성시의회 황진택 부의장 등 안성시민 20여명을 비롯, 3천여명의 시민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오전 10시부터 1분간 안산 전역에 울려퍼진 추모 사이렌에 맞춰 묵념을 하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기억식 후에는 도보행진과 단원고 추모, 화랑유원지 추모문화제 등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7시부터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문화제에는 안성시민 100여명 등 1만2천명의 시민들이 자릴 했다. 이들은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끝까지 문화제에 함께하며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겠다고, 행동하겠다고 다짐했다.   ▲ 4월 16일 세월호 참사 2주년 문화제에서 세월호 변호사로 20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박주민 당선자가 발언하고 있다.    © 민중의소리 제공     ‘국민 버린 국가’   2년 전 4월 15일 밤 9시,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세월호만이 인천여객터미널에서 유일하게 출항한다. 이 배에는 제주도 수학여행에 들뜬 안산 단원고 학생 325명과 교사 14명, 선원 26명 등 모두 476명이 승선해 있었다. 그리고 세월호는 출항 다음날인 4월 16일 오전 8시 48분 급격한 변침을 일으키며 침몰하기 시작했고, 미수습자 9명을 포함 304명의 소중한 생명이 목숨을 잃었다.   4월 16일 오전 8시 52분 단원고 2학년 6반 고(故) 최덕하 학생이 “살려주세요”라며 첫 조난신고를 한다. 세월호의 “본선 위험하다”는 구조요청은 첫 조난신고 후 3분 후에나 이뤄진다. 이후 8시 56분부터 “대기하라”는 방송이 나오기 시작한다. 진도VTS가 오전 9시 23분 “선장이 판단해 인명을 탈출시켜라”라는 탈출 지시명령을 내렸지만 세월호에서는 “이동하지 말라”는 방송이 계속 나오고 있었다.   해경123정은 9시 32분 세월호 사고 현장에 도착했다. 이후 123정은 오전 9시 39분 첫 구조선을 이용, 선원 7명을 탈출시킨다. 이준기 선장도 오전 9시 46분 탈출에 성공한다. 이 시간 동안 모두 7차례에 걸쳐 “가만히 있으라”는 선내 대기 안내가 방송됐다. 선장 등 선원이 탈출한 8분 뒤인 오전 9시 54분 세월호 좌현이 침수된다.   오전 10시 31분 세월호는 완전히 전복됐다. 오전 10시 21분 전남 어업지도선이 구명조끼를 입고 떠다니는 40여명의 마지막 생존자를 구조한 뒤 구조자는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구조자 0명’이라는 숫자는 시민들의 간절한 바람에도 뒤바뀌지 않았다. 구조하지 못했던, 구조하지 않았던 이날 정부의 구조작전은 실패했다. 2014년 4월 16일은 국가가 국민을 버린 날이다.   ▲ 안산 분향소 앞, '사람 먼저' '안전 먼저'인 세상을 우리는 만들어야 한다.    © 안성신문     ‘오보에도 반성 없는 기레기 언론’   상황이 이럼에도 MBC는 “학생 전원구조”라는 오보를 오전 11시 1분 내보낸다. 이 오보는 오전 11시 3분 YTN·채널A, 오전 11시 6분 뉴스Y·TV조선, 오전 11시 7분 SBS, 오전 11시 8분 MBN, 오전 11시 26분 KBS를 통해 보도됐다. 오보의 근원이 정부 중앙재난대책본부의 언론브리핑이었다는 사실은 나중에 밝혀졌다.   구조대원의 입수가 시작된 오전 11시 24분에도 육지에서는 전원구조 오보가 쏟아져 나왔다. 학생들이 “살려달라”며 의자로 유리창을 깨는 시도를 하고 있을 때도 전원구조 오보가 나왔다. 구조되지 못한 304명의 목숨이 차가운 바다 속으로 가라앉고 있는데도 일부 언론은 “보상금을 얼마 받을지”에 대해 보도했다.   세월호 사고 당일 실제 구조활동은 전혀 진행되지 않았음에도 지상파 3사는 “육·해·공 총동원 입체 수색”, “함정 23척, 군용기 12대, 1천여명 동원”, “혼신의 구조, 헬기에 함정에 어선까지” 등의 거짓 보도를 쏟아냈다. 현장의 진실을 제대로 보도한 것은 ‘뉴스타파’ 등 대안언론들이었다. KBS는 세월호 2주기를 맞아 전국언론노조 KBS본부가 신관 정문 앞에 내건 추모 현수막을 철거했다.   ‘거짓과 무능으로 얼룩진 사고대응’   4월 17일 오전 9시부터 사망자가 속속 인양되기 시작했다. 팽목항에서 실종자가 살아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던 사람들은 인양된 사망자가 자신의 가족이 아니길 빌었다. 이날 팽목항에는 슬픔과 오열만이 가득했다. 그리고 이 슬픔과 오열은 무능한 정부와 거짓된 언론에 대한 분노로 바뀌어갔다.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접수 1시간 8분이 지난 4월 16일 오전 10시 안보실장으로부터 첫 서면보고를 받았다. 그러나 이후 6시간 10분이 지나도록 청와대는 단 한 건의 관련회의를 개최하지 않았다. 청와대의 첫 회의는 이날 오후 4시 10분에서야 열렸다.   박근혜 대통령은 첫 서면보고를 받은 지 7시간 15분이 지난 뒤에야 중앙대책본부에 모습을 나타냈다. 이 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구명조끼를 학생들이 입었다고 하는데 발견하기 힘듭니까?” 등의 발언을 했다. 293명의 실종자가 배 안에 갇혀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은 당시 세월호 사고 현장 상황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 2년이 지난 지금도 세월호 참사의 진실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 안성신문     박근혜 대통령이 7시간 15분 동안 무엇을 했는지는 “국가기밀”, “대통령의 사생활” 등의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세월호 사고는 대한민국 최고위직 공직자인 대통령의 근무시간 중에 발생됐으며, 대통령은 국민의 안전을 책임질 의무를 진다. 그러나 현재 박근혜정권은 304명의 시민이 희생된 참사의 진실을 밝히는 것보다 대통령의 사생활 보호를 우선하고 있다.   ‘2년간의 싸움 그리고 120명의 새로운 희망’   304명이 죽었다. 9명이 아직도 저 어둡고 차가운 바다 속에 있다. 그러나 2014년 4월 16일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도 세월호 참사의 진실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박근혜정권은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제기된 고의 침몰, 항적도 조작, 국정원 개입 등의 의혹에 침묵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자식을 잃은 부모, 남편을 잃은 부인,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싸웠다. 그리고 그 싸움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동참했다. 그러나 허울뿐인 특별법, 선체인양 시점보다 앞서 종료되는 특조위 활동시기, 특검 미실시 등 무엇 하나 유가족이 원하는 대로 이뤄진 것이 없다. 박근혜정권은 수많은 의혹을 뒤로 한 채 여전히 침묵하고 있을 뿐이다.   유가족들에게는 세월호를 잊지 않고 세월호 참사 2년을 기억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이 가장 큰 희망이다. 진실을 밝힐 때까지 끝까지 잊지 않고 노란 리본을 다는 작은 행동 하나부터 실천해주는 시민들이 희망이다. 안산 기억식에 참가한 가족협의회 전명선 운영위원장은 “지난 2년간 시민들은 저에게 주인의식을 가지고 진실과 정의를 위해 함께 연대하고, 행동하고, 실천하자는 4가지 가르침을 주셨다”며, “우리 아이들의 희생이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밑거름이 되도록 함께해주시는 시민들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 광화문 문화제. 세월호 가족들은 우리에게 바란다. 잊지 않고 행동해달라고.    © 안성신문     유가족의 또 다른 희망은 세월호 진실규명을 위한 4대 정책, 12개 실천과제 이행을 약속한 120명의 20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이다. 세월호 변호사로 불리는 박주민 후보자도 20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세월호 참사 2년 광화문 문화제에 참석한 박주민 당선자는 “세월호 특별법을 개정해야 하고 그외 수많은 일을 해야 합니다. 오만한 새누리당을 꺾은 여러분의 힘이 필요합니다”라며, “한 번만 더 힘을 모아주십시오. 120명의 당선자, 물불 안 가리고 싸우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유병욱 기자 asmak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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