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의 막말이 늘고 있지만,
제헌 국회 이후 현재 제19대 국회에 이르기까지 65년간 제출된 총 218건의 의원 징계안 중 처리된 건수는 단 6건(처리율 2.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최근 55년간에는 징계가 단 2건에 그쳤다. 의원들의 행동을 규율해야 할 국회 윤리특별위원회가 사실상의 기능정지 상태에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9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에서의 의원 징계처리는 크게 미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1948년 제헌 국회부터 제3대 국회까지 가결 처리된 4건의 의원 징계안을 제외하면 제4대 국회(1958년 시작) 이후 55년간 가결된 징계안은 2건에 그쳤다. 1979년 제10대 국회에서 김영삼 당시 신민당 총재가 의원직에서 제명됐고, 2011년 제18대 국회에서는 강용석 당시 무소속 의원이 30일 국회 출석금지 처분을 받았다.
반면 국회에서 품위잃은 행동으로 윤리특위에 제소된 징계요구 건수는 제15대 국회부터 폭증했다. 제14대 국회에서 단 3건이었던 징계안은 제15대 국회 들어 44건으로 크게 늘었다. 이후 제16대 국회(징계안 13건)에서 감소했지만 제17대 국회(37건)와 제18대 국회(57건)에서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제19대 국회에 들어서도 1년 남짓한 기간에 벌써 16건의 징계안이 제출됐다. 여야의 정쟁격화와 그에 따른 폭력, 막말 사태의 증가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여야의 극한 대립 속에서 징계안은 대부분 가·부결 처리되지 못하고 폐기·철회되거나 회기 종료와 함께 자동폐기됐다. 제4대 국회 이후로는 부결처리된 징계안조차 단 한 건이 없었다. 국회법상 윤리특위에서도 여야 합의로 의사진행을 하게 돼 있는데 징계안은 대체로 여야의 입장차가 커 논의·심사 자체를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였기 때문이다. 이현우(정치외교학) 서강대 교수는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떨어지는 상황인데 국회가 부적절한 언행을 하는 의원을 처벌하는 제도를 강화하는 것이 국민 신뢰를 얻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화종·조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