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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합천군 용주면과 경북 달성군을 잇는 우곡교 아래에 녹조가 발생해 강 전체를 덮고 있다./성승건 기자/
30일 오후 낙동강 합천창녕보 인근 지천에 녹조가 발생해 녹색으로 물들어 있다./성승건 기자/
낙동강 상류에 이어 하류까지 녹조가 급속도로 퍼지면서 낙동강이 녹색으로 변하고 있다.
30일 창원시 의창구 동읍 본포취수장에서 합천군 청덕면 합천창녕보에 이르는 50여㎞에 대해 ‘4대강 사업 이후’ 낙동강 녹조 실태를 살폈다.
본포취수장 일원에는 초록색 페인트를 강에 풀어놓은 듯 녹조가 퍼져 있었다.
조류차단막이 있는 취수구쪽에는 농도가 짙은 진득한 녹조가 밀려들었고 강 쪽으로는 깃털같이 부드러운 녹조가 잔물결에 흔들리고 있었다. 강가에는 50㎝가량 되는 잉어 한 마리가 죽은 채 녹조와 함께 떠밀려 있었다.
취수구 주위에 조류차단막과 오일펜스를 설치했으나 조류 알갱이들이 쉼없이 취수구로 빨려들어가고 있었다.
창녕군 부곡면 청암리 임해진은 물살이 센 지역이어서 조류가 쉽게 발생하지 않는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도 파랗게 녹조가 끼인 것이 확인됐다. 창녕함안보는 좌안과 우안 가장자리부터 녹조가 번져 나가고 있었다. 덕남배수문 쪽은 강물이 정체돼 있어 악취도 풍겼다.
함안군 칠서취수장도 취수구를 중심으로 남조류가 퍼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취수장 측은 남조류의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수중펌프를 이용한 살수장치 8대가 수면으로 물을 뿌리고 있었으며, 물레방아와 같이 생겨 수면에 파장을 일으키는 표면폭기장치를 24시간 가동하고 있었다.
취수장에서 만난 창원시 수질검사담당자는 “예전에는 이 취수장에 조류가 없었는데 작년부터 발생하고 있어 정체된 물을 좋아하는 남조류 특성을 역으로 이용해 수면에 파장을 일으키는 장비를 지난해 구입해 설치했다”며 “조류경보가 발효되면 물속 부유물들을 응집시키는 응집제를 더 많이 투여하는 등 취수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다했다”고 밝혔다.
남조류는 낙동강 상류로 올라갈수록 정도가 심해졌다.
경상북도와 맞닿은 합천군 용주면 우곡교 아래와 합천창녕보에는 강 전체에 광범위하게 녹조가 발생, 마치 녹색 융단이 일렁이는 듯했다. 강 중간에는 큰 조류 덩어리들이 진한 형광빛을 띠면서 녹조 띠를 형성하고 있었다.
동행한 곽빛나 마창진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이렇지 않았는데 낙동강 하류쪽 본류에 녹조가 심각하게 퍼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오늘 햇빛도 강하지 않고 며칠 전 비가 왔음에도 조류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창녕함안보 구간에 클로로필-a 농도가 56.1mg/㎥, 남조류 세포수가 1만5048cell/㎖로 측정되는 등 조류경보 기준을 초과함에 따라 30일 ‘조류경보’를 발령했다. 남조류는 간암을 유발하는 독성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지난해에도 큰 논란이 일었다.
조류경보제는 호소(호수 등 머물러있는 물)에만 적용하지만, 낙동강 유역은 지난해 녹조가 심각해 올해 2월부터 조류경보제를 시범 도입했다.
창녕함안보 구간은 이달 4주차에 남조류 세포수가 8996cell/㎖를 기록했지만 5주차 들어 1만5048cell/㎖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조류 모니터링을 평시 주 1회에서 2회로 강화하고 취·정수장 관리기관에 정수처리 강화와 정수에 대한 조류독성 분석을 요청했다.
31일에는 한국수자원공사와 각 지자체 등이 참석하는 긴급 대책회의가 열린다.
도내 낙동강권역 25개 취·정수장에서는 아직까지 독성물질이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차상호·이슬기 기자 good@knnews.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