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 본지와 안성시민연대(공동대표 강병권, 권용일)가 공동으로 구성한 안성시민여론조사위원회(위원장 최용진 자치안성신문 대표이사)가 실시한 안성의 주요 현안에 대해 시민여론을 수렴하고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31일에는 ‘안성도시공사 설립에 대하여’라는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패널 수 856명 가운데 응답자 수 291명(34%)으로 신뢰도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64%이며, 조사방법은 폐쇄형 질문항목에 대한 전화설문 방법을 사용했다.
시민들도 모르는 ‘안성도시공사’ 추진
시민들은 현재 안성시가 추진하고 있는 안성도시공사 설립에 대해 대부분 정확히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성시가 추진하고 있는 안성도시공사에 대해 잘 알고 계십니까?’라는 질문에 ‘추진사실과 내용을 잘 알고 있다’는 응답은 24%에 불과했으며, ‘들어보기는 했지만 잘 알지는 못한다’는 응답이 43%, ‘거의 아는 바가 없다’는 응답이 33%를 차지했다.
안성시가 내년 3월 설립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시민들의 4분의 3이 안성시가 추진하는 안성도시공사에 대해 제대로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안성도시공사는 초기 설립 자본금만 수십억이 투자되며, 이후 부동산 개발 등 도시개발사업을 진행할 경우 수백억원의 예산이 투자돼야 한다.
그리고 도시공사가 설립되면 계속적으로 부동산 개발사업 등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자칫 운영이 잘못되면 안성시 재정이 파산 상태에 이를 가능성이 있는 중요한 사업임에도 아직까지 시민들이 제대로 알지도 못한 상태에서 사업이 추진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는 것이 여론조사위원회 위원들의 지적이다.
이는 그동안 안성시는 도시공사 설립 계획만 발표하고, 추진하고 있을 뿐 제대로 된 시민 공론화 과정이 없었음을 부여주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안성시가 도시공사 설립과 관련해 어떻게 시민들에게 알리고, 공론화 과정을 거치느냐가 공정성과 투명성의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안성시 계획을 보면 안성도시공사 설립과 관련해 타당성 용역 검증 심의를 거친 후 단 1차례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는 것으로 잡혀 있다.
따라서 안성시는 앞으로 안성도시공사 설립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대부분의 시민들이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충분한 소통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단계를 거친 후 다음 단계를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즉, 공론화 과정을 충분히 거친 후 설립타당성에 관한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검증을 해야 한다는 것이 안성시민들의 의견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한편, 안성시민여론조사 위원회는 여론조사를 실시하기에 앞서 “안성시는 현재 공영개발팀이 운영하고 있는 각종 개발 사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공기업인 안성도시공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3년 전 안성시의 용역보고서는 사업의 타당성이 불투명하고 5년 동안 약 2,4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안성도시공사 추진이 중단된 바 있어 찬반 논란이 되고 있다”는 안성도시공사에 대해 시민들의 이해를 돕는 설명을 덧붙였다.
안성도시공사 설립 신중히 검토한 뒤 추진돼야
시민들은 안성시가 추진하는 안성도시공사 설립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지금은 시기적으로 적당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여론조사위원회는 이번 여론조사에서 “안성시가 최근 안성도시공사 설립 타당성에 대해 의뢰한 용역보고서에는 향후 6년간의 부동산 개발 투자로 약 384억 원의 순이익을 낼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국내 부동산 경기 장기침체로 부동산 개발에 많은 예산을 투자하고 부채를 끌어 쓰는 것에 대해 많은 우려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배경 설명을 한 뒤 ‘현재 안성시가 안성도시공사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질문했다.
이 질문에 ‘가능한 빨리 추진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15%에 그쳤으며, ‘보다 신중하게 검토 한 뒤에 추진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이 55%로 가장 많았다.
그리고 ‘지금 추진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응답도 30%에 달했다.
따라서 안성시민의 절대 다수인 85%가 현재 안성시가 추진하는 안성도시공사 설립에 대해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현재 안성시가 내년 3월까지 안성도시공사 설립을 추진하는 것처럼 ‘빠르게 추진해야 한다’는 응답은 15%에 불과했다.
이번(2번) 질문응답을 앞의 1번 질문응답과 비교하여 분석하면, 앞의 1번 질문에서 잘 알고 있다는 응답이 24.4%인데 반하여 이번(2번) 질문에서 빠르게 추진해야 한다는 응답이 14.5%인 것은 약 9.9%(=24.4%-14.5%)의 응답자가 잘 알고 있지만 신중하게 추진하거나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응답한 것으로 추측된다.
반대로, 앞의 1번 질문에서 거의 아는 바 없다는 응답이 33.0%인데 반하여 이번 2번 질문에서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응답이 30.5%인 것은 약 2.5%(=33.0%-30.5%)의 응답자가 거의 아는 바가 없지만 빠르게 추진하거나 신중하게 추진해야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추측된다.
따라서 안성시민은 안성시의 안성도시공사 설립추진에 대하여 부정적 의견이 더 많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안성도시공사 추진한다면 공정성과 투명성에 중점 둬야
안성도시공사가 설립된다면 시민들은 운영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안성시가 공기업인 안성도시공사를 추진하는데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은 다음 중 어느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공기업 운영의 공정성과 투명성’이라는 응답이 51%로 가장 높았으며, ‘경제적 효과와 투자의 수익성’이라는 응답은 35%로 나타났으며, ‘공익성과 재정의 안전성’이라는 응답이 14%로 가장 낮았다.
이는 반대로 해석하면 그동안 지방자치단체들이 공기업을 운영하는 모습을 보면서 퇴직공무원과 정치인 등의 자리 마련하고, 수백억원의 부채와 적자를 제대로 시민들에게 알리지 않는 등 공정성과 투명성을 훼손하는 부정적 모습을 많이 보아왔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경기도내 지방공기업의 경영진을 보면 퇴직 공무원과 정치인 등 지역에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많이 포진돼 있다.
그리고 지방공사는 수천억원의 부채와 1년에 수십억원의 적자를 보는 지방공사가 여러 곳 있다.
따라서 안성시 도시공사를 설립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공기업 사장 등 인사와 운영에 대한 공정성을 보장하고, 투명하게 운영하게 운영할 수 있는 방법을 먼저 마련해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지난 9월 10일 지방공기업 설립·운영기준을 개정한 이유도 “1999년 지방공기업 설립인가권의 지방이양 후 공기업 수의 급속한 증가와 함께 지방공기업의 남설(넘치게 설립한다) 및 도덕적 해이 등 방만 경영에 대한 우려”라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개정된 기준에는 ▶지방공기업 설립 검토과정 공개 ▶지방자치단체 사무 위탁시 공무원 정원감축 기준 강화 ▶경상수지 5할에 대한 기준 구체화 등을 제시하고 있다.
안성도시공사 찬성하는 이유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
안성도시공사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해 찬성을 하는 시민들이 가장 많았다. 안성시민들은 ‘지금 안성도시공사를 설립하는 것에 찬성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라는 응답이 39%로 가장 많았다. 그만큼 안성시민들은 지금의 지역경제 침체를 우려하고 있으며, 안성도시공사가 설립된다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다음으로는 ‘적극적인 도시 개발이 가능할 것이다’는 응답이 16%를 차지했으며, ‘수익을 통해 재정 확충에 도움이 될 것이다’는 응답은 12%에 불과했다.
안성시민들은 도시공사가 설립된다면 안성시의 재정수입 확대, 적극적인 도시 개발보다도 실질적으로 시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더욱 바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안성도시공사의 설립은 각종 도시개발사업을 통해 간접적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지만, 지역경제 활성화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안성도시공사는 공기업으로서 공적인 행정서비스를 집행하는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지역경제와 직접적인 연관성은 낮다는 것이다.
안성도시공사가 설립되면 임직원을 채용해야 되기 때문에 공적인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고, 각종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건설업 등의 지역경제에 도움은 줄 수 있다.
그러나 공기업의 특성상 사업영역이 제한적이고 수익을 지향하는 조직이 아니기 때문에 도움도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안성도시공사가 적자가 발생한다면 안성시는 공적인 행정서비스를 실행하기 위해 부득이 예산을 투입해야 되는데 이럴 경우 오히려 안성시 재정이 악화될 수 있다.
또 안성시가 부동산 개발 사업을 비롯한 도시개발사업을 하게 된 안성도시공사라는 조직을 만들면 조직의 특성상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 사업을 지속적으로 벌일 수밖에 없어 불필요한 사업을 추진해 시민들에게 피해를 줄 가능성도 없지 않다. 경기도가 안성시에 안성도시공사가 설립되면 지속적으로 추진할 사업이 있느냐를 물은 것도 이 때문이다.
도시공사 설립되면 예산 낭비, 무분별한 개발 진행 우려
안성도시공사가 건립되면 안성시 재정에 부담을 줄 것을 우려하는 시민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들은 안성도시공사 설립을 반대하는 이유로 예산 낭비로 인한 재정 부담을 우려했다.
‘지금 안성도시공사를 설립하는 것에 반대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안성시 예산을 낭비하고 재정에 부담을 줄 것이다’는 응답이 49%로 가장 많았다.
이어 ‘공익과 무관한 무분별한 개발이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는 응답이 16%, ‘부동산 개발 사업으로 수익을 내기가 어려울 것이다’는 응답이 15%로 비슷했다.
‘안성시 예산을 낭비하고 재정에 부담을 줄 것이다’는 응답과 ‘부동산 개발 사업으로 수익을 내기가 어려울 것이다’는 응답이 안성도시공사가 추진하는 사업에 대해 경영적 측면에서 우려를 표명했다는 측면에서 64%에 달하는 응답자가 안성도시공사가 추진하는 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이다.
현재처럼 경기 전반이 침체돼 있으며, 부동산 경기가 다시 살아 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부동산 개발인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할 안성도시공사의 경영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리고 안성도시공사의 경영이 악화되면 그 여파는 안성시 재정에도 미쳐 결국에는 시민들을 위해 편성돼야 될 예산이 도시공사의 적자와 이자를 메우는데 사용될 수밖에 없어 그 피해가 결국 시민들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
시민들의 이러한 우려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경기도내 도시공사의 상황을 보면 체감할 수 있다. 현재 경기도에서 도시공사를 설립한 시군(11개)의 2011년 당기순이익을 분석하면, 5개 시군만이 흑자를 나타냈고, 나머지 6개 시군은 모두 적자를 나타냈다.
또 2011년 기준으로 11곳의 경기도내 시군의 도시공사 가운데 5곳의 부채비율이 100%를 넘었으며, 많게는 400%에 육박하는 곳도 있기 때문이다. 부채가 1,000억원이 넘는 도시공사도 5곳에 달했다.
황형규 편집국장 mirhwang71@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