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단법석 청소년 페스티벌’에서 드리는 글

‘청소년에 의한,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의 축제’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달려왔습니다. 우리가 내건 슬로건이 단순히 행사의 표제라고 보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 행사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놀 마당을 제공하는 것 이상을 생각해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작은 혁명을 꿈꿉니다. 청소년들의 혁명입니다. 청소년 당사자에게도 어른들에게도 생각의 변화를 꿈꿉니다.

청소년들을 일러 미래의 주인공이라고 말들 하지만, 실상은 이 사회에서 주역이 아닌 엑스트라로 살아갑니다. 말 그대로 그들은 미래의 주인공일 뿐 현재의 주인공은 아닙니다. 요즘 시대는 청소년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습니다. 모든 생활을 어른들이 정해놓은 틀 안에서 해야 합니다. 청소년은 그저 어른들의 주문에 따라 행동하는 아이들 일뿐입니다. 이런 그들은 자라나면서부터 어른들의 말을 잘 듣는 착한 청소년이 될 것을 주문 받습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착한 청소년’이란 결국 ‘피동적인 인간’의 다른 이름입니다. 하지만 말 잘 듣는 착한 사람보다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결정하고 주도해나가는 자기주도적인 사람이 되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이에 청소년들도 스스로 뭔가를 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자 합니다.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틀이 아닌 청소년들이 만든 틀에서 적극적인 삶을 맛보게 하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악조건 속에서 뭔가를 이루어내는 경험은 그들의 평생에 소중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또한 청소년 여럿이서 팀워크를 맞춰 이뤄내야 하는 이러한 경험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경험이겠지요. 이런 문화를 안성에서부터 확산시키고자 합니다.

솔직히 청사모(청소년들을 사랑하는 어른들의 모임)에서도 이 행사를 포기할까도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예산 확보 문제가 무엇보다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마다 내년 행사를 기대하며 준비하는 청소년들의 희망을 봅니다. 행사를 한번 치를 때마다 성숙하는 그들을 봅니다. 우리 어른들이 차마 포기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2013년도 행사엔 좀 더 일찌감치 예산위원회를 조직하여 예산문제를 해결하고자 합니다.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정말 감사합니다. 야단법석 축제의 재정이 모자라 숨통이 막힐 때, 여러분들의 재정 후원이 우리의 숨통을 틔워주셨습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선물하셨습니다. 청소년 기획단과 청사모는 한마음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2012년 10월 9일

청사모 회장 전 상 호

청소년기획단 청소년 대표 김 지 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