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리나라의 농업정책을 보면 농사짓지 말라는 정책처럼 보인다. 한미FTA가 국회비준을 통과하자마자 한중FTA를 추진하고 있다. 한미FTA로 인해 축산과 과일이 가장 큰 피해를 본다면 한중FTA에는 국민들의 식탁에 오르는 모든 먹거리가 중국산으로 변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 농토는 황폐해 질 것이고, 농민들은 빈민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선진국을 보면 농업은 생명산업이라며, 농업을 지키기 위해 각종 보조금을 지급하며 안간힘을 쓰는데 우리나라는 방치하고 지켜보고만 있다가 망할 위기에 처하면 농민 탓으로 돌리기만 한다. 우리 아들딸들이 이 땅에서 무엇을 먹고 살지 앞이 캄캄할 뿐이다.
최근의 사례로 우리나라 농업정책이 얼마나 방치 일관적인지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 소와 관련된 축산 정책일 것이다. 소값이 떨어질지 뻔히 알면서도 계속 방치하고 이제 와서 농민들이 소를 너무 많이 키워서 소값이 떨어졌다고 하고, 사료값이 없어 소가 굶어 죽자 농민에게 벌금을 먹이겠다는 것이 지금 우리나라 정부의 농업정책이다.
요즘 성난 축산농민들이 연일 데모를 하는 것도 단순히 소값 폭락뿐만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가 농업을 망하게 만들기 위한 정책에 대한 분노이다. 그리고 한미FTA에 따른 쇠고기 관세철폐, 한우 번식우.송아지 적체, 수입육 증가 전망에 따라 소값 하락세는 장기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축산농민들의 어려움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어 정부의 농업 정책을 믿다가는 굶어 죽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부의 정책을 보면 계속 축산을 장려해왔다. 축사 신축에 대한 규제도 풀고 지원도 해주었다. 한우의 경우 전국 적정사육 두수인 250만두 넘었는데도 계속 지원해 결국 300만두가 넘어서 결국 ‘단국 이래 최대의 소값 폭락’이라는 사태에 직면했다. 마치 소값이 폭락해 축산농가들이 망하기를 기도라도 하듯이 계속 사육두수를 늘릴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방치해 왔다.
그리고 대책도 없다. 한우 농가들이 데모하자 한우에 대해서는 한우가격 안정대책 등을 수립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또 다른 고기소인 육우에 대한 대책은 세우지도 않고 있다가 축산농가들이 반발하자 송아지 고기를 개발해 송아지 가격을 잡겠다는 웃지 못할 정책을 내 놓았다. 당연히 소값 대책을 세우려면 한우와 함께 고기소인 육우에 대한 대책도 세워야 하는데 한우에 대한 대책만 내놓기에 급급하다. 육우 농가에 대한 대책이 없이 한우에 대한 대책만 세운다면 결국 육우 농가들은 한우를 키울 수밖에 없다. 또다시 소값 폭락이 올 수밖에 없다.
아무리 주먹구구식 대책으로 아래 벽돌을 빼내 위에 쌓는다 해도 이렇게까지 하지는 않는다. 이번 소값 파동 문제는 정부의 축산정책의 실패가 그 원인이다. 정부는 하루 빨리 축산농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전 세계 어디를 보아도 농업을 망하게 하는 나라는 없다. 정부는 더 이상 농업을 망하게 하는 정책을 펼친다면 농민들 뿐만아니라 전 국민이 이 정부를 심판할 수밖에 없음을 알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