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도자기 전시회를 마치고

박 의일

시골 생활의 좋은 점 하나는 자유스러움을 우리에게 주는 것. 난 노래를 무척 좋아하는데, 듣는 데에만 선수다. 2년 전 안성 지역 어느 신문 1단 기사로 노래모임 하나가 출발한다는 소식이 실렸다. 얼른 달려갔다. 시골인 던지실성당 마당 한 편에 자리한 어린이 교실 컨테이너 박스가 모임터였다. 스마트폰으로 찾은 노래를, 준비한 4부 합창곡으로 서투르나마 흉내내었다. 틀리고 서투를 때마다 웃느라 바빴다. 좀 지나다보니 여고생이 반주를 맡아주게 되었다. 시청의 찾아가는 문화 프로그램으로 소프라노 윤혜정 지휘자가 왔다. 모두들 처음인 호흡, 발성, 자세 등 기본기를 접하게 되었다.

모임에는 시민운동단체인 시민연대를 이끄는 몇몇이 있는데, 이 단체의 운영자금을 좀 만들기 위해, 나에게 도자기 전시회를 하자고 제안해 왔다. 좋은데, 나 혼자보다도 다른 작가를 추가하자고 수정 제안했다. 전시 홀의 바닥에는 도자기, 벽에는 판화 작가의 작품을 걸기로 정해졌다. 도자기도 혼자만의 것보다는 나의 아내의 것을 함께 전시하기로 추가되었다. 도자기와 그림을 한 홀에 전시하는 어수선한 구성이지만, 목적은 시민연대의 사업자금 조성이니까 그 목적에 맞게 한 것이다.

전시회 장소는, 접근이 손쉬운 공공시설인 시립중앙도서관도 좋기는 하지만, 차제에 안성신협에 건의하여, 신협 건물 2층을 전시실로 꾸며 시민이 무료로 활용할 수 있는 문화공간을 세우도록 하고, 그 개관기념전을 열기로 했다. 신협은 그 설립정신에 맞게 영리추구 일변도가 아니라 회원과 지역민에게 혜택을 되돌려 주기로, 어렵지만 자랑스러운 결정을 했다.

스마트폰으로 출발을 해서 그 이름이 ‘스마트노래모임’이 된 노래 식구들은 처음 맞아보는 미술 전시회의 축하 노래를 준비하느라 참으로 열심히 시간시간 틈을 내어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 대중 앞에서 부르기도 처음이다. 드디어 전시회 오프닝이 왔고, 모임은 축하객들 앞에서 긴장되고 기쁜 마음으로 ‘남촌’ ‘You Raise Me Up' '장미의 미소’를 선물했다. 모두를 위하는 좋은 뜻과, 준비하는 설레임은 모두를 참으로 기쁘게 해주었다.

도자기 전시회는 작품 구성에서 큰 것과 작은 것을 알맞게 배분하여 진열해야 보기가 좋다. 작은 것들은 주로 꽃병이나 차도구, 식기들 같이 실용성 있는 것들로 이루어지는데, 이런 종류는 제작 기간도 길지 않고, 또 자주 만들어지고 있는 것들이다. 큰 기물은 만들기에 긴 시간이 걸림은 물론, 성공률도 극히 낮다. 난 큰 기물에 집중했다. 일곱 점 정도가 형태를 갖췄다. 건조 과정에서 한 점이 약 2cm의 금이 생겼다. 하나는 덧칠한 화장토가 마르면서 1cm 길이 가량 부풀었다. 불량. 초벌소성에서 또 하나가 성형 시 접속 부분의 습도차이 문제로 실금이 생겼다. 재벌구이. 길이 1m나 되는 초대형 4각 쟁반은 발색은 이상적이기까지한데, 너무 길다보니 중간 부분이 고열에 휘어내려 굽어졌다. 대형 테이블은 굽기 전에는 분간이 안 되는 화장토의 농담이 의도에 못 미쳤다. 아, 이런! 전시회 날짜는 다가오고 있는데…….

* 전문은 첨부파일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