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지역자활센터(센터장 정명희, 이하 자활)에 관련된 논란이 갈수록 가열되고 있다.

지난 주 보건복지가족부의 ‘지정취소’에 대해 센터가 제기한 행정처분취소 청구가

서울행정법원(13부, 재판장 정형식)에 받아들여져 안성시가 추진하던 새 법인 공모가

전면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지정취소에 행정소송 제기

지난 2002년부터 운영에 들어간 안성지역자활센터는 지원금 중 일부를 횡령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어 경기도와 안성시가 올 봄부터 감사를 벌였으며, ‘주거현물급여’사업의

지원금 일부가 횡령되었다는 감사 결과를 경기도에 보고했다.

이에 경기도는 보건복지가족부(이하 복지부)에 보고했고, 복지부는 지난 10월 22일자로

지정취소를 결정했다.

이후 안성시는 새로운 사업법인을 공모하는 공고를 했으며, 지난 9일자로 공고를 마감해

심사를 벌이고 있었다.

그러나 자활센터는 복지부의 ‘지정취소’ 공문을 받은 후 지난 3일 서울행정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며, 동시에 ‘지정취소처분’의 효력정지를 청구해 지난 12일

‘효력정지’ 결정을 받아 ‘지정취소’는 1심 판결 때까지 정지되었다.

안성시와 자활센터 ‘대립’

안성시와 자활센터는 사업추진이나 지원에 있어서 원래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 안성시와 자활센터는 끝없는 불신과 대립, 감정까지 맞서고 있다.

문제는 양 단체가 이런 원인에 대해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안성시는 “자활센터의 불투명한 운영과 지원금 횡령이 원인이다”고 지적하고 있다.

저소득층의 자활을 위해 노력해야 할 자활이 오히려 저소득층을 이용해 지원금을

횡령했다는 것이다.

안성시 관계자는 “문제는 지원금의 횡령이다. 투명하게 집행되어야 할 지원금이 다른

계좌 등을 통해 운영되었고, 그 부분에 대해 시정을 요구했지만 응하지 않아서 발생한

문제이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자활센터측은 “공무원의 심기를 건드려 괘씸죄가 적용한 것이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활측 관계자는 “공무원들에게 밉보인 것이 있어서 말도 안 되는 논리를 만들어가며

우리를 모략하고 있다. 지원금 횡령이라는 것도 충분히 설명했지만 전혀 귀담아 듣지 않고

자신들 입맛에 맞게 횡령이라고 얘기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원금 횡령, 본질은…

이번 사태의 시작점은 지원금 횡령 여부이다. 안성시와 자활이 가장 큰 차이점을 보이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07년부터 2008년까지 진행된 ‘주거현물급여 집수리사업’. 안성시는

자체 감사를 벌여 자활측이 A업체를 만들어 ‘바지사장’을 앉힌 후 A업체를 통해 집수리를

하며 일부 지원금을 과다 계상하여 다른 계좌를 통해 이체 시켰다는 것이다.

자활측 계좌와 A업체의 계좌를 감사한 결과 3,900만원의 횡령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대해 자활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자활측은 A업체는 자활측에서 일하던 분들이

만든 개인 사업체로, 안성시가 개인 사업체를 무리하게 감사해놓고 횡령으로 몰아간다는

것이다. 또한, 다른 계좌사용에 대해서는 사업진행상 파악하지 못한 과실은 있다고 얘기

하고 있다. 다른 계좌를 사용하였지만 횡령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업을 위한 것이었고,

사전에 위법성이 있다는 것을 몰랐다는 것이다.

A업체를 자활측에서는 개인 사업체로 보는 반면 안성시는 ‘간접보조사업자’로 보는

시각차도 있다.

결국 A업체의 역할이 사업을 위한 것인지, 지원금을 세탁하기 위한 것인지가 사건의

핵심인 셈이다.

자활 논란 앞으로 횡보는?

자활은 그동안 7년여 활동해 오며 좋지 않은 소문이 퍼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자활관계자는 모두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간병사업 독과점과 보험료, 가입비 징수 소문에 대해 “독과점은 우리가 아니라 병원측에서

요구해서 운영한 것이다. 우리가 활동하며 다른 간병인을 막은 적은 없다”고 해명하고 “보험료

수탈과 가입비 징수는 말 그대로 근거없는 것이다. 당시 자료를 살펴보면 확인할 수 있다”

고 주장하고 있다.

또 하나 가족이 자활의 요직을 맡은 채 운영하는 것에 대해서는 “할 사람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직책을 맡은 것이다. 언제든지 그만둘 생각이 있다. 가족이 운영하기에 사업이

불투명하게 진행되는 것은 없다”고 잘라 말하고 있다.

복지부의 지정취소 결정이 행정법원의 효력정지 판결에 따라 새로운 법인 결정은

한동안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신 안성시와 자활 측의 지루한 법정 공방이 예상되며, 행정소송 후 고법과 대법까지

갈 가능성도 있어 자칫 1년이 넘는 자활사업의 공백이 우려된다. 

어찌되었든 자활사업은 안성지역의 저소득층에게 중요한 기회임은 틀림없고, 이러한

논란은  자활을 통한 자립을 꿈꾸고 있는 일꾼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검찰의 수사와

행정소송 등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이다.

김낙빈 기자 kimrockbi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