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 1년이 무섭게 달라지는 세상. 바쁘게만 살아가는 한국사회에서
새로운 문화 아이템으로 자리 잡아 가는 것이 걷기이다. 걷는다는 것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행동 중에 하나이지만 그동안 산업사회를 거치며 우리 사회에서는
‘걷기’보다는 ‘달리기’가 더 집중을 받아 왔다. 참살이(웰빙)를 넘어 새로운
건강문화를 찾아가는 요즈음 각광을 받는 걷기문화. 천천히 길을 걷다보면
그동안 보지 못했던 길가의 이름 모를 꽃도 보이고, 잠자리와 나비 등 잊고
지냈던 자연도 만끽하게 된다.
이에 본지는 안성천살리기시민모임과 안성여성회와 함께 등산로나 산책로 등
일부에 국한되었던 안성지역의 걷기 문화에 새로운 걷기 문화를 위해 안성
곳곳에 숨은 지역을 탐사해 ‘갈레길’을 만들었다. 아직은 초기라 미숙한 것도
많은 갈레길이지만 시민들이 한명, 한명 지나며 안성의 멋과 맛, 자연을 새롭게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싣는 순서
1. 느림과 자연, 건강의 미학 걷기(제주올레)
2. 숨겨진 안성의 갈레길(죽산 삼죽권)
3. 호수따라, 인심따라(고삼 서운권)
4. 전국 제일 안성시장의 내음(시내권)
5. 배꽃 향기에 취하는 걷기(금광 양성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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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장사, 두메마을, 동막골 등 사람 내음 죽산면 칠장리, 두교리 방면...
안성에서도 제주도 ‘올레길’이나 지리산 ‘둘레길’처럼 시민들이 편안히 자연을 벗 삼아 걸을 수 있는 길을 찾아보자면 먼저 떠오르는 곳이 죽산 방면이다.
죽산면은 조상들의 문화와 자연이 그대로 살아 숨 쉬고 있는 고장이다.
안성시에서 가장 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곳으로 옛 궁예와 임꺽정의 일화가 얽혀 있는 칠장사, 몽고군의 3차 침입 때 송문주 장군이 활약했던 죽주산성 등 사료적 가치가 매우 높은 유적지가 과거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고 있는 곳이다.
칠장사 쪽은 3시간 정도의 코스를 만들 수 있는 곳으로 으뜸이었다.
이 길은 작년 여름 안성을 지나간 생명평화순례단을 이끌고 온 도법스님과 함께 걷던 길이기도 하다.
죽산면 칠장리 부근은 한남금북정맥이 둘러싸여있어 철따라 바뀌는 아름답기 그지없는 울창한 숲을 볼 수 있으며 고풍스러운 칠장사가 칠현산에 안겨 한적한 풍광을 연출한다.
17번 국도인 칠장사 입구 버스정류장에서 출발하여 야트막한 고개를 넘어야 기분 좋게 걸을 수 있는 자연풍경이 기다리고 있다.
이 길은 새터민 청소년들의 배움터인 한겨레학교의 세련된 건물을 지나 구메농사마을 입구까지는 내려가는 길이다.
비록 오솔 길 같은 흙길이 없어 걷는 촉감이 떨어지지만 시원한 풍경과 수풀향기가 잘 무마시켜준다.
체험마을인 구메농사마을을 지나 칠장사까지 올라가는 길은 오르막길이다.
옅은 숨을 뱉을 쯤 되면 전국에 몇 안 되는 철 당간이 왼쪽으로 보인다.
‘칠장사는 선덕여왕 5년(636) 자장율사가 창건했다는 설이 있다.
또한 이곳에서 수도하고 입적한 고려 때 고승 혜소국사가 현재 비각이 있는 자리에 홍제관이라는 수행처를 세웠고, 현종 5년(1014) 크게 중수했다는 기록이 전한다.
칠장사는 예로부터 깊은 차령산맥이 그 줄기를 품고 있어 고려 말 왜적의 침입이 잦을 때 사서를 칠장사로 옮겨 8년간 비장해 소실을 면한 일이 있다.
칠장사의 묘미는 빛바랜 단청이 고색창연한 대웅전을 찬찬히 굽어보는 것이다.
오랜 풍상을 겪은 대웅전은 단청 문양을 세월에 날려 보냈지만 힘 있게 뻗은 추녀에서 힘찬 자태를 느낄 수 있다.
대웅전의 기풍을 눈여겨보고 있으면 칠장사의 오랜 역사를 읽을 수 있는 것 같아 자연스레 칠장사에 얽힌 이야기에 귀를 열게 된다.
대웅전 오른쪽 옆에 조각솜씨가 빼어난 석불입상 한 기가 모셔져 있다.
본래 죽산리 봉업사터에 있었던 이 불상은, 절이 폐사되자 죽산중고등학교 교정에까지 흘러갔다.
자연 방치되다가 이곳 칠장사로 옮겨왔다고 한다.
칠장사를 떠나 되돌아오는 길에서 극락마을로 접어들면 칠현교가 나온다.
다리건너 바로 왼쪽으로 논길 따라 동막마을로 걸어간다.
마을을 지나 두 갈래 길에서 고민을 해야 한다.
작은 계곡이 있는 울창한 산골짜기로 갈 건지 아니면 고즈넉한 분위기의 저수지방향으로 갈 건지….
취향에 따라 결정하면 되지만 시간이 여유로우면 두 곳 모두 가기를 권한다.
나름 후회는 없을 것이다.
이 길의 단점은 되돌아 나와야 하는 것이다.
산골짜기로 올라 칠장사로 내려오는 등산길이 있든지 또는 저수지 둘레길이 유유히 연결되면 더 좋은 길이 될 것이다.
광혜저수지 다리를 지나 낚시터가 보이고 저수지 둘레에 수몰될 위기에 처했던 마을이 나온다.
말 많고 탈 많은 4대강정비사업의 손길이 여기까지 뻗어 금강 상류인 이 곳 저수지 수위까지 뒤흔들어 놓았던 것이다.
다행히 적절한 합의로 위기를 모면한 것으로 안다. 4대강 사업이 안성에까지 미칠 줄이야 누가 상상이나 했던가?
자치안성신문 기획취재팀
1코스 : 칠장사 입구(걸미골식당) ⇒ 1km 15분 한겨레학교 ⇒ 2km 30분 구메농사마을 ⇒ 1.3km 35분 칠장사 ⇒ 1.2km 15분 묵언마을 ⇒ 0.5km 7분 극락마을 좌측농로 ⇒ 1.5km 25분 동막골 입구 ⇒ 1km 15분 산골짜기방향(또는 저수지방향) ⇒ 1km 17분 두메교건너 ⇒ 0.5km 7분 두메 낚시터 ⇒ 0.9km 15분 17번 국도
준비 : 걷기 어려운 곳은 없으나 동막골 지나 산골짜기 방향이나 저수지방향을 갈 때 연결도로가 없어 다시 되돌아 나와야한다. 시작하는 곳과 끝나는 곳을 제외하면 음식점과 상점이 별로 없다. 간식과 물은 준비해 가길 바란다.
먹거리 : 걸미골-칠장사 입구에 안성시에서 지정한 한정식 식당이다. 한정식은 9,000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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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세를 휘감으며, 자연을 만끽하다 삼죽면 기솔리, 내강리 방면
삼죽면 코스는 안성시내에서 출발하여 자전거를 타고 가기도 멋진 코스이다.
자전거타기를 원하는 사람은 시내에서 출발하면 봉산로터리에서 보개농협에 미치기 전 내방리로 빠져 남사당전수관으로 나와 북좌리를 넘어오는 길이 있다.
약 25km정도 될 것이다.
삼죽면 갈레길은 10km정도 거리에 아기자기하게 볼거리가 많은 편이다.
걷는 길은 삼죽면 기솔리 버스정류장에서 출발한다.
쌍미륵사 방면으로 걸어 가다보면 도로확포장공사를 하고 있다.
비록 공사거리는 1.3km이지만 예전 좁은 길의 운치를 찾아보기는 어려울 듯싶다.
쌍미륵사는 조용한 암자처럼 작은 절이지만 쌍미륵 뿐만 아니라 여러 불상들이 있어 호기심을 일으키는 절이기도 하다.
절을 내려오며 맞은편 산과 논밭이 어울려 있는 풍경을 보면 그림을 그리고 싶을 정도이다.
기솔리 석불입상은 쌍미륵불이라고도 불린다.
남자 미륵불이라 불리는 키 5.4m의 미륵과 여자 미륵불이라 불리는 5.0m높이의 미륵이 함께 서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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