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획일적인고 경쟁적인 교육과정을 개선해야 한다.
교육과정이 획일적이고 경쟁일변도인 것은 평가가 획일적이기 때문이다.
이 속에서 우리의 아이들은 행복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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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주현 소통과연대 운영위원 |
경기도 교육감에 이재정 후보가 당선되었다. 전국적으로도 진보교육감이 압도적으로 많이 당선되었다. 세월호 침몰로 희생된 생때같은 아이들을 잊지 않고,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분노한 학부모(앵그리 맘)의 선택이기에 의미가 크다. 이재정 당선자는 후보로서의 마지막과 당선자로서의 첫 행보로 안산 단원고를 방문하였다. 수학여행 중에 희생된 학생들을 가슴에 품고 교육감 직을 수행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안성에서도 지자체 선거와 달리 보수 후보를 큰 차이로 이겼다. 진보 교육감에 대한 기대를 기억하고 임기의 시작부터 끝까지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을 잊지 않기 바란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지부장 김주영)는 이재정 후보의 당선은 “공교육 정상화와 지속적인 경기교육의 혁신을 바라는 경기도민의 뜻”이라고 평가하였다. 혁신교육에 대한 현장의 이해의 편차가 있고 양적 확대에 비해 질적 수준이 미흡한 면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교육의 정상화가 혁신학교이고 혁신학교가 교육의 정상화이다. 당선자의 약속대로 경기 혁신교육을 계승, 보완, 발전시키는 교육감이 되기 바란다.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교육의 개념의 확립에서 시작해야 한다. 교육기본법 제2조에 “교육은 △홍익인간의 이념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의 이상을 실현하는데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의 교육은 세계화 시대라는 미명하에 무한경쟁 속에서 기업에 필요한 기능인을 공급하는 도구로 전락하였다. 물론 좋은 교육의 결과로 정치, 경제, 문화예술 등 사회의 다양한 분야가 개선될 수는 있지만 교육이 국가경제만을 위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프랑스의 사상가 루소는 “교육의 목적은 기계를 만드는데 있지 않고 사람을 만드는데 있다.”고 했다.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획일적이고 경쟁적인 교육과정을 개선해야 한다. 교육과정이 획일적이고 경쟁 일변도인 것은 평가가 획일적이기 때문이다. 이 속에서 우리 아이들은 행복하지 않다. 우리나라 청소년의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고 최근 10년간 57%가 증가하여 OECD 회원국 중 2위이다. 자살의 가장 큰 이유가 학업성적이다. 국가차원의 정책인 대학평준화와 입시제도의 개선 없이는 한계가 있지만 교육감으로서 노력해 주길 바란다.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오늘 행복한 아이가 미래에 성공합니다.” 이재정 당선자의 선거운동 슬로건이다. 성적을 위해 아이들을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학교로, 학원으로 내몰지 않았으면 한다. 불확실한 미래의 행복을 담보로 오늘의 고통을 감내하라고 강요하지 않았으면 한다. 우수한 학생보다는 뒤처지는 학생에게 관심을 갖고 챙기는 교육감이 되길 바란다.
17개 지역 중 13명이 진보계열에서 당선되자 새누리당이 교육감 직선제 폐지와 대통령 임명제를 주장하고 나섰다. 과도한 선거비용에 따른 비리와 인지도 부족으로 인한 깜깜이 선거라는 이유다. 과도한 선거비용과 비리가 교육감에만 한정되는 것인지, 거대 정당의 후보라는 이유만으로 자질이 부족한 사람이 당선되는 현 선거제도가 옳은 것인지는 차치하자.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라는 제도는 많은 비용이 들고 효율적이지 못한 면도 있다. 전시성, 성과위주의 행정과 민원을 우선시 하는 행정으로 예산을 낭비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나아가야 할 방향이 복지국가라는 패러다임으로 전환한 것은 김상곤 전 교육감의 무상급식 공약의 이슈가 기점이었다. 교육이 사회변화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이다. 지방자치 이전 상급부서의 지침을 우선하고 민원인(시민)을 홀대하던 관공서에서 시민에 대한 대우가 많이 좋아졌다. 단체장의 임명권자가 상관에서 시민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선거의 승패도 중요하지만 선거를 한다는 그 자체는 더욱 중요하다.
이주현 소통과연대 운영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