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법 행정1부(윤종구 부장판사)는 지난 8일 양성면 미산리 천주교 미리내성지 인근 미산골프장 시행사가 경기도지사를 상대로 낸 도시관리계획 변경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 대해 ‘행정소송 대상이 아니다’며 각하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경기도지사가 골프장 건립과 관련한 안성시장의 도시관리계획변경결정 요청을 거부한 것은 하급행정기관에 대한 지도·감독 작용으로 행한 행정기관 내부의 행위에 불과하다”고 각하 이유를 밝혔다. 즉, 경기도는 안성시가 미산골프장 조성 사업을 위해 제출한 ‘안성시 도시관리계획 결정 변경안’을 심의해 그 결과를 통보했을 뿐이고, 골프장 사업승인을 최종 취소한 것은 안성시인 만큼 소송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어 재판부는 “원고가 안성시장에게 제안한 도시관리계획변경 입안제안은 도시계획위원회의 부결심의에 관계없이 안성시장에 의해 아직 반려 또는 거부되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주민의 도시계획시설에 대한 입안제안이 타당한 경우에는 수립된 도시관리계획은 5년 이내에도 변경될 수 있다”며 “원고로서는 입안제안이 반려 또는 거부되더라도 도시관리계획의 기준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적정한 사업계획을 수립해 언제든지 안성시장을 상대로 다시 입안제안을 하고 그에 대한 안성시장의 처분에 대해 불복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다시 말해 경기도의 결정은 문제가 없으며, 골프장 사업을 계속 진행하기 위해서라면 사업체가 계획서를 수정 보완하여 재입안을 하라는 것이다.
이에 안성시 도시정책과 관계자는 “신미산개발측에서 안성시 상대로 소송 진행에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새로 골프장 계획안 입안을 하는 것 등을 고려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관심이 집중된 사안인 만큼 안성시 차원에서도 대책마련을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산골프장 시행사인 신미산개발은 지난해 3월 경기도 도시계획위원회가 미산골프장 현지조사를 벌여 산림입목축적조사서에 오류가 있다며 같은 해 1월의 조건부 의결을 철회하고 도시관리계획변경 결정안을 부결 처리하자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낸 바 있다.
앞서 신미산개발은 2005년 6월 천주교 수원교구의 반대 민원으로 안성시가 골프장 건설과 관련한 도시관리계획변경 입안을 반려하자 소송을 내 승소했으며, 이에 안성시는 2007년 1월 경기도에 도시관리계획변경 결정을 신청했다.
한편, 신미산개발은 지난 2002년 11월부터 양성면 미산리 천주교 미리내 성지에서 3㎞가량 떨어진 미산 3리 일대에 27홀 109만1590㎡ 규모로 골프장을 추진했으며, 이 과정에서 천주교와 시민단체의 환경파괴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었으며, 2005년 6월 본지의 보도 후 안성시가 사업을 반려하기도 했다.
김낙빈 기자 kimrockbin@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