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운면 인리에 위치한 포도 박물관이 불법적인 운영권 이면 계약을 맺어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건물 관리에서도 심각한 문제들이 발생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5월 22일 개관한 포도박물관으로 들어가는 입구와 내부에 조성된 잔디광장은 정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곳곳에 잡초가 무성한 가하면 외부 전용휴게실은 철조물만 덩그러니 설치되어 있다.

건물 내부는 더 심각하다. 장마철인 지난 7일 박물관을 찾아 확인한 결과 안성 포도의 역사를 전시한 전시실 지하 1층의 경우 비로 인해 천장에 30㎝가 넘는 구멍이 뚫려 비가 그대로 새 들어와 전시실의 기능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박물관 관계자는 “비만 오면 건물 곳곳에 비가 샌다. 비가 많이 와서가 아니라 비만 오면 천장을 통해 비가 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박물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전시관이 가장 심각하다”라고 말했다. 

비로 인한 피해는 이뿐만이 아니다. 건물 내부의 바닥 높이가 외부 보다 낮아 비만 오면 문틈을 통해 비가 고스란히 내부로 들어와 바닥 곳곳에 얼룩과 물이 고여 있는가 하면 판매를 위해 구입한 와인은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마개가 터져 주위는 와인 냄새로 진동하고 있었다.

와인까브, 아트샵, 레스토랑 등이 들어설 건물도 마찬가지다.

개관 후 판매를 목적으로 구매한 와인 400여병은 아직 박스에서 개봉도 하지 못했으며, 천장에서 비도 새고 있어 와인 보관에 적정한 온도 등의 체계적인 관리는 사실상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익명을 요구한 공사 관계자는 “천장에서 비가 새는 문제와 관련해 예전에 보수 공사를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여전히 비가 샌다. 지하에 있는 와인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여름철에 상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 문틈 사이로 비가 들어와 내부 바닥에 물이 고여 있다

박물관은 지난 2001년부터 2006년까지 건물을 건립해 안성의 5대 특산물인 포도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문화 관광자원을 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계획 단계에서부터 박물관의 효율성과 미약한 타당성으로 인해 안성시의회에서 예산을 삭감해 취소된 바 있다.

그러나 안성시는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며 다시 예산을 편성해 추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해 개관이 수차례 연기되어 왔다.

문제는 향후에도 박물관에 대한 구체적인 활용 방안이 없다는 것이다.

현재 박물관을 무상으로 위탁받아 운영을 하고 있는 예연창의 경우 이면 계약을 통해 다른 업체에게 운영권을 넘겨줘 위탁 협약서상 두 기관 모두 운영을 하지 못하게 되어 새로운 위탁 업체를 선정해야 하는 등 운영이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상당기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포도 박물관 운영과 건물 관리에 대해 포도 농가와 주민들은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

안성 1동에 살고 있는 한 시민은 “50억원을 투자한 포도박물관이 개관하자마자 건물에 비가 샌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샤토안을 보면 안성시 행정이 얼마나 부실하게 진행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거금을 들여 사업을 추진했으면 책임져야 하는데 아무도 책임질 사람이 없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앞으로 어떻게 관리 운영할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안성시 문화체육관광과 관계자는 “정확한 상황을 확인해 보겠다. 문제가 있다면 운영업체를 변경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영조 기자 lim5180j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