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통합지수 연도별 추이자료.
출처 : 남북관계 안정적? 통일부 '해괴한 보고서' - 오마이뉴스 전체기사
지난메인면
남북관계 안정적? 통일부 '해괴한 보고서'
국회 제출한 보고서에 자화자찬 평가...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소 "남북통합단계 최저수준"
10.08.11 17:27 ㅣ최종 업데이트 10.08.11 17:27 황방열 (hby)
통일부,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소, 남북통합지수, 성과보고서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가 안정됐으며 평화가 유지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있다. 통일부가 그렇다.
통일부는 지난 5월 국회 예산정책처에 제출한 '2009 회계연도 성과보고서'에서 "남북관계 및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했다"고 평가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정부 각 부처는 재정사업의 문제점 점검 차원에서 성과보고서를 만들었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핵실험, 대청해전 등 강경조치에 맞대응하지 않고 차분하고 의연하게 대처"했으며, "남북관계와 한반도 상황이 악화되지 않도록 유연하게 대처했다"는 것이다.
또 "남북 간 민간경협과 인적 왕래, 개성공단 생산활동이 꾸준히 유지됐다"고 평가했다. 2009년 내내 금강산 관광이 중단됐던 것을 비롯해 민간경협이 극도로 위축돼 있었음에도 이런 평가를 내린 것이다.
더욱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지난해 8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만나 돌파구를 만들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북한 조문단이 이명박 대통령을 만났음에도, 통일부는 별다른 상황 변화를 만들지 않았었다. 그럼에도 통일부는 "정부정책에 대한 대내외 지지와 신뢰를 확보했으며 이를 통해 새로운 남북관계 전환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평화체제 마련 성과지표' 목표 대비 800% 달성"
이와 함께 '성과 달성 현황 총괄표' 항목에서는 '남북관계를 통한 북핵문제 해결 추진', '한반도 평화체제 토대 마련', '비핵개방3000 구상 이행 추진', '남북경협기업의 애로사항 해소' 등 17개의 평가 항목 중에서 개성공단 관련 항목을 제외한 16개 항목의 목표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는 비핵개방3000 구상의 이행 추진은 '목표 70, 실적 93'으로 평가했고, 극히 위축됐던 '사회문화교류분야의 남북관계발전기여도'도 '목표 65, 실적 82.5'로 달성했다고 했다.
특히 '한반도 평화체제 마련 성과지표'(평화구조마련 노력지수)는 목표 대비 800% 달성했다고 밝혔다. '남북한 군사적 긴장 완화 노력'과 '한반도 정치적 신뢰 증대 노력'으로 구성된 이 항목의 목표지수는 50이었으나 400의 성과를 달성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남북관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 한반도 평화·안정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내년 예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보고서라는 점을 감안해도, 지나치게 자의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통일부는 야당은 물론 한나라당에서조차 통일부가 무엇을 하고 있느냐는 비판이 많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북통합지수 2년째 하락... 정치분야는 YS정부 때 수준
지난 10일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소(소장 박명규)가 발표한 '2009 남북통합지수' 보고서는 통일부의 자평과는 큰 차이를 보여준다.
한반도 통일가능성에 대한 측정지표로 개발돼 1998년 첫 산출을 한 남북통합지수(IKII)는 2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007년에 역대 최고치인 1000점 만점에 272.7점을 기록했으나,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2008년에는 212.2점으로 떨어졌고 올해는 다시 198.6점으로 나타났다.
남북통합지수는 그동안 상승과 하락을 반복해왔지만 2년 연속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역별로 보면 정치, 경제, 사회문화분야 통합지수 모두 하락했는데, 특히 정치분야는 11.3점으로 경제 분야(29.8점)와 사회문화 분야(37.0점)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이같은 정치통합지수는 연구소가 설정한 남북통합단계 기준에 따르면 전체 10단계 중 1단계에 해당한다. 연구소는 "3단계에서 0단계로 추락해, 집권 내내 0단계에 머물렀던 1993년 김영삼 정부와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최근에 연구소가 실시한 '2010년 통일의식조사'에 따르면, 천안함 사건으로 대북인식이 악화됐음에도 통일의 필요성을 느끼는 응답률이 2009년 55.8%에서 59%로 높아졌고, 천안함 사건 해결방안으로 '대화와 교류를 통한 남북관계의 개선'을 원하는 응답률(33.1%)이 '군사적 대응을 포함한 강력한 대북응징'을 원하는 응답률보다 3배 이상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금강산 관광 재개 찬성 응답(60.1%)이 반대(13.1%)보다 압도적으로 많다는 데서도 드러나듯이 국민들이 현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와 달리 교류협력을 통한 남북관계 개선을 원하고 있다면서 "올해 하반기에는 유연한 대북정책으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