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교육감 “교육문화 성찰의 계기 되어야”
박상순 기자
전국 최초로 경기도학생인권조례가 공포되었다. 일선학교는 조례 공포 후 6개월 이내에 교원, 보호자, 전문가, 학생대표 등이 참여하는 규정개정심의위원회를 구성해 학칙 및 규정의 제ㆍ개정 작업을 거치게 되므로 내년 3월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경기도교육청은 5일, 수원 영통 소재 청명고등학교에서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공포 및 학생 인권의 날 선포식’을 갖고, 인권존중의 역사적인 서막을 열었다. 전국 처음으로 인권조례가 공포되고, 조례와 시민단체의 제안에 따라 매해 10월 5일을 학생 인권의 날로 선포하기에 이른 것.
인권조례는 학생의 존엄ㆍ가치ㆍ자유ㆍ권리 보장을 통해 학교문화 전반의 혁신을 이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학교 내 체벌금지 ▲강제 야간자율학습ㆍ보충수업 금지 ▲두발ㆍ복장의 개성존중 및 두발길이 규제 금지 ▲학생 동의 아래 소지품 검사 ▲휴대전화 소지의 부분적 허용 ▲특정 종교행사 참여 및 대체과목 없는 종교과목 수강 강요 금지 ▲인권교육의 의무화와 학생인권옹호관 설치 등의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이날 채택된 학생인권선언문에서는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학생들의 권리와 지위, 그리고 스스로의 생각과 자율적인 선택을 통해 삶의 주체로서 기회를 누려야 하는 보편적 가치와 함께 교육공동체 일원으로서의 책임을 동시에 강조했다. 도교육청은 앞으로 학생, 교원 및 도민이 함께 하는 가운데 학생인권의 날 취지에 맞는 다양한 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김상곤 교육감은 “어리다는 이유로, 아직 배워야 할 학생이라는 이유로 인간의 존엄한 권리가 유보될 수 없다는 절대적 가치”가 천명되는 역사적인 날로 이날의 선포식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학생인권보장은 학생과 교사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첫 단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언제나 자라나는 학생들이 우리의 미래이고 올바른 교육만이 희망이라고 이야기해오면서도, 아이들을 통제와 감시, 경쟁과 강압의 관행화된 비교육적 방식을 바꾸지 않았고 배움에서 멀어지는 학생들의 외침도 외면해왔다”면서, “오늘은 어린이와 청소년의 삶과 배움의 현실, 그리고 우리 교육 전반에 대한 지성적 성찰과 사회적 대화가 시작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마치 인권과 교육이 대립되는 것처럼, 학생인권과 교권이 충돌하는 것처럼, 학생들의 인권을 존중한다는 것이 학생에 대한 교육을 포기하거나 그들이 원하는 바를 다 들어주어야 하는 것처럼 말하고 싶어 하는 고정관념을 이제는 던져버려야 한다”면서, “결국, 교육공동체는 학생, 학부모, 교사 등 구성원들 각자의 권리와 책임을 조화롭게 향유하는 데서 미래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인권조례의 온전한 구현을 위해 “필요한 절차와 과정을 최선을 다해 진행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도교육청은 인권조례 전면 실시를 앞두고 조례시행 준비단 구성과 함께 인권 및 인권조례 관련 각종 연수 개최, 교육규칙 제정을 위한 TF팀 구성 및 운영, 체벌 대체방안 연구 용역 실시, 조례해설서 제작 배포, 찾아가는 학생인권조례 설명회 등의 세부 추진사업 일정도 확정, 발표했다. 학생 생활지도를 비롯한 학교문화에 일대 파격적인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일부 우려되고 있는 학교 현장의 혼란과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후속조치와 제도적 뒷받침에도 충실을 기하겠다는 의지다.
한편, 학생인권조례는 지난해 5월, 김상곤 교육감의 취임 직후부터 추진되어 곽노현 현 서울시교육감을 위원장으로 하는 자문위원회에서 올해 3월 최종안을 발표, 지난 9월 도의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박상순 기자 36519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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