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하나로’… 무상급식 넘어 ‘무상의료’
안성 민노당, 입법청원 서명운동 돌입
박상순 기자
▲ 민주노동당 경기도당 안성시위원회가 지난 20일, ‘건강보험 하나로 무상의료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입법청원 서명운동 선포 기자회견을 가졌다. © 안성신문
민주노동당이 무상급식, 무상교육을 넘어 ‘무상의료’ 실현을 하반기 핵심의제로 선정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안성시위원회(위원장 김익영)가 이를 위한 입법청원 서명운동을 본격화했다.
무상의료의 단계별 목표 실현을 위해 국민건강보험의 혜택을 대폭 확대하는 내용의 ‘건강보험 하나로’ 운동이 선포된 것인데, 한마디로 모든 병원비를 국민건강보험 하나로 해결하자는 취지다. 이는 건강한 삶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요, 삶의 필수적인 조건이므로, 더이상 의료가 이윤을 좇는 시장이 아닌 국가가 책임지는 공공의 영역에서 영위되어야 한다는 선언이자, 정부의 의료 영리화에 맞서 국민 스스로 보험료 부담을 조금 더 늘려 의료복지 수준을 높여보자는 풀뿌리 운동의 일환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국민건강보험은 공적 의료보장제도로서 나름대로 평가를 받고 있기는 하지만, 보장률은 62%(2008년 기준) 수준. OECD 회원국의 보장성이 평균 90%에 이르는 것에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치다. 곧, 10만 원의 병원비가 나오면 우리나라는 건강보험이 6만 2천 원을 내주고 있지만 선진국은 본인부담이 10% 내외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질병이 결리면 국민건강보험으로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보험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음으로써 암과 같은 큰 병에 걸리면 병원비 충당으로 가계가 파탄되는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이러한 불안기제는 최근 민간보험시장의 급팽창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현행 국민건강보험법은 전체 보험료 수입액의 20%를 국고로 지원하게 되어 있는데 실제로는 16% 수준에 그치고 있어 민주노동당은 앞으로 국가의 건강보험재정 지원을 증액하고 사용주와 국가의 보험료 부담 비율을 상향 조정하면 재원확충 또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곧 보장성을 확대하고 본인부담금을 낮추기 위해서는 건강보험 재정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현재 5대 5로 정해진 사업주와 근로자의 보험료를 6대 4로 조정하고 국가 보조비율을 30%로 높이자는 것이다. 또 현재 체계에서는 아무리 소득이 많더라도 월 180만 원을 넘지 않도록 되어 있는데 이같은 상한선을 없애고 소득에 비례해 누진제를 적용하자는 주장이다. 그동안 사업주ㆍ근로자ㆍ국가의 건강보험 재정은 5대 5대 2의 비율이었고, 보험료율도 소득이 많건 적건 5.33%로 고정돼 있었다. 때문에 2010년 기준으로 국민들이 보험료 1만 1천 원(평균)을 더 내면 국가와 국민으로부터 약 12조 원의 재정이 확보돼 입원 진료비 기준 90% 이상으로 보장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판단인 것이다.
민주노동당 안성시위원회는 20일 발표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현재 62% 수준인 건강보험 보장성을 90% 수준으로 높이고, 환자의 본인부담금은 1년에 100만 원을 넘지 못하도록 상한선을 두어 무상의료를 현실화하면 선택 진료비, MRI, 병실 차액, 초음파, 각종 의약품과 검사 등 환자 부담을 늘리는 비보험 진료를 모두 건강보험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틀니ㆍ임플란트와 같은 필수적인 치과진료 및 한방진료의 보험적용 범위로 크게 확대돼 더 이상 이중으로 부담하는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입법청원의 주요내용은 ▲본인부담 상한제 및 의료서비스 전면 급여화를 통한 획기적 보장성 강화 ▲선택 진료비 폐지로 비급여 축소 ▲간병서비스 급여화를 통한 의료비 부담 경감 ▲지역별 병상 총량제 부활을 통한 수도권 집중 현상 억제 ▲종별 총액 예산제 도입, 병ㆍ의원 재정남용 억제 ▲보험료 상한선 폐지 및 소득누진율 적용 ▲국고보조 상향조정 등이다.
안성 민주노동당 김익영 위원장은 “실천하는 진보, 민노당의 대표적인 민생 돌봄정책으로 추진해왔던 무상급식은 지난 6ㆍ2지방선거를 거쳐 실행단계로 접어들었다”면서, “이제 무상급식에 이어 보편적 복지를 실현할 또 하나의 과제로 무상의료 실현을 선포하고 대장정의 첫걸음을 시작한다”면서, 시민들에게 서명운동에 대한 지지와 참여를 당부했다.
‘저보험료-저혜택’이라는 구조적인 한계를 깨고 국민이 먼저 나서 1인당 평균 1만 1천 원의 건강보험료를 인상, 건강보험 하나로 병원비를 해결하자는 이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풀뿌리 시민운동의 방식이 채택된 것은, 시민참여를 전제로 한 사회적 연대만이 소득재분배를 통해 보편적 의료보장을 구체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 운동에 안성시민들의 에너지가 얼마만큼 모아질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민주노동당은 “우선 10만 명을 1차로 모아 건강보험법 일부개정 법률안, 의료법 일부개정 법률안, 민간보험 규제 제정법안(가) 등 ‘무상의료 3대 법안’에 대한 입법청원과 함께 법안발의를 할 예정”이라면서, “계속해서 100만 명 서명운동으로 확산시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상순 기자 36519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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