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시민들의 ‘345kv고덕-서안성 송전선로 건설사업’ 반대활동에 최근 발생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최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치사율 40%에 달하는 메르스가 평택과 안성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어, 안성시민들이 ‘345kv고덕-서안성 송전선로 건설사업’ 반대 집회 등에 차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345kv고덕-서안성 송전선로 건설사업 안성시 반대 대책위원회(위원장 김태원. 안성노인회장)는 지난 3일 안성시청 4층 대회의실에서 송전선로 건설사업을 저지하기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는 ‘345kv고덕-서안성 송전선로 건설사업 관련, 한전 본사 옥외집회(시위) 추진계획’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였다.

그러나 평택과 안성을 중심으로 메르스가 확산됨에 따라, 일단 오는 12일 전라남도 나주시에 있는 한전 본사 앞에서 집회를 하기로 결정은 했지만, 메르스 계속 확산될 경우 연기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이날 회의에서 김태원 위원장은 “우리 후세가 살아야 할 땅이다.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가 관과할 수 없는 중차대한 일이다. 앞으로 안성에 철탑을 더 세우는 일은 없어야 한다”면서 “메르스가 확산 중에 있다. 이번주가 고비라고 한다. 오는 12일에 집회를 계획 중이다. 오는 9일(화요일)까지 메르스 확산 추이를 보고 최종 집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원종열 양성면 반대대책위원장은 “안성은 안성맞춤도시이지, 송전선로 도시가 아니다. 오는 12일 집회에 양성면에서 버스 5대, 원곡면에서 버스 5대 등 총 1,000명이 참여하는 집회를 계획중이고, 나주 한전 본사 앞에 집회 신고를 1개월 동안 해 놓았다”며 집회와 관련된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또 황규면 안성시 읍면동이통장협의회장도 “안성시 이장단도 송전선로 반대 대책위원회에 참여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메르스로 인해 집회 날짜 등이 변경될 수도 있어, 안성시민들의 송전선로 반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김태원 위원장은 “한전은 개별적으로 접촉을 하며 주민과 안성시, 안성시와 안성시의회, 대책위원회와 안성시, 대책위원회와 안성시의회 간의 각종 갈등을 유발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한전이 개인적으로 전화를 하는데, 이런 때 일수록 안성시가 하나가 되어야 한다. 후손들에게 천추의 한을 남기게 된다. 한전이 주민들하고 협의 없이 추진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밝히며 안성에 송전탑을 하나도 꽂지 못하게 하겠다는 기존의 원칙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한편, 한전은 치사율 40%에 달하는 메르스가 전국을 휩쓸고 있음에도, 오는 9일 ‘345kv고덕-서안성 송전선로 건설사업 입지선정위원회’ 회의를 한전 경기지역본부 관내 사업소의 한 곳에서 개최해 송전선로 노선을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따라서 메르스 확산으로 인해 안성시민들이 반대 움직임을 하기 힘든 시기를 이용해 기습적으로 결정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안성시 대책위원회 관계자는 “한국전력공사의 송전선로 결정은 입지선정위원회 회의에 총 15명 중 참석한 위원 가운데 과반수가 찬성하면 결정된다. 메르스로 인해 안성의 입지선정위원들이 참석하지 힘든 상황에서 한전에 송전선로 건설을 찬성하는 평택시와 한전 관련자들만 참석한 가운데 결정하려는 꼼수를 부리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