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1년 6월, 구제역으로 돼지를 매몰한 일죽면 한 매몰지에 대해 이전을 위해 파고 있다, 매몰 6개월 후 거의 그대로 있는 돼지가 보인다.

본지가 지적한 바 있는 구제역 등 가축 전염병 발생시 꾸준히 제기된 엉터리 매몰과 부실한 관리가 사실로 드러났으며 그로 인한 지하수 오염 등 환경오염도 사실이며 3년 전 매몰한 매몰지에서도 환경오염이 진행 중인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또 다시 확인되었다.

감사원은 지난 24일 환경부와 농림축산식품부 등을 대상으로 한 “가축매몰지 주변 오염 관리실태” 감사 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감사원의 이번 감사는 가축매몰지 주변 토양 및 지하수의 오염 사실 등이 일부 확인되어 관리가 부실할 경우 환경오염 확산이 우려되어 실시된 것인데 지난 2014년 11월 12일부터 같은 해 12월 22일까지 실시되었다.

감사대상은 2010년 말부터 가축매몰지를 조성한 이후 2014년 12월 현재까지 수행한 매몰지 주변 환경오염조사 및 매몰지 오염 사후 관리 업무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2014년 6월말 현재 구제역 및 AI(고병원성 조류독감)로 인한 매몰지 조성 현황은 전국적으로 4,949개소에 이르고, 이중 경기도가 2,292개소다(구제역 2,202개소, AI90개소).

이들 매몰지관리와 관련해 상수도 확충 등으로 들어간 예산만 3,962억원(보상비 및 지방자치단체 예산 제외)에 달한다.

그러나 2010년 말에서 2011년 가축을 매몰할 당시 대부분의 경우 구제역 긴급 행동지침에서 정한 매몰 방식을 지키지 않고 가축을 대량 매몰했다.

이로 인해 2011년까지 조성된 매몰지 4,799개소 중 3,151개소는 침출수 유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관측정이 설치되지 않아 침출수 유출여부를 확인할 수 조차 없는 상황이다.

그나마 침출수를 확인할 수 있는 경우에도 수거되어야 하는 양보다 훨씬 적게 수거되어 침출수 유출 의혹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감사원이 제시한 사례 중 안성이 포함되었는데 이 매몰지는 돼지 3,311마리를 묻어 39,732리터의 침출수가 나와야 하나 실제로는 그 0.9%인 360리터밖에 나오지 않았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가축 매몰지를 침출수 유출 우려 등으로 인해 옮긴 후에도 이미 오염된 기존 매몰지 주변을 방치해 옮긴지 2년이 지난 후에도 토양 오염이 확인된 경우도 있었는데 그 사례지도 역시 안성이 포함되었다.

특히 경기도 일원의 매몰지는 매몰지 깊이가 지하수위보다 낮아 지하수 오염우려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안성 등에 대해 표본조사한 결과 실제 침출수로 인해 지하수가 오염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감사원이 표본조사한 4곳 중 2곳은 경기도 이천이고 2곳은 안성이다.

감사원은 이천시의 2곳은 침출수로 인해 지하수 오염이 ‘확인’되었다고 표현했고, 안성의 한 곳은 ‘주변의 지하수에 침출수 유출의 영향 확인’이란 표현을 썼고 다른 한 곳은 ‘주변 지하수의 침출수 영향을 배제하지 못함’이라고 표현했다.

2011년 매몰가축 부패 안 해, 관리기간 끝나
매몰지 위에 경작하면 2차 오염 우려

또한 현행 규정은 가축매몰지의 경우 3년이 경과하면 아무런 관리가 되고 있지 않은데 이번 감사결과에 의하면 3년이 경과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축사체가 부패되지 않은 경우가 광범위하게 발견되어 이에 대한 대책마련도 시급하다는 것이 감사원의 지적이다.

경기도의 경우 2,227개의 관리기간이 끝난 매몰지중 1,273개소가 경작 등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가축 사체의 부패가 끝나지 않은 경우 병원성 미생물 등으로 인한 2차 환경오염 등의 피해가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감사원은 농식품부와 환경부 등에 대해 ▷연장 관리 매몰지 선정 ▷3년 관리기간 지난 후에도 관리할 수 있게 매몰지 활용시 신고하도록 하고 ▷환경부에서는 침출수 유출 우려가 있거나 지속 관리해야 할 매몰지를 “지하수 오염유발 시설”로 고시하는 방안을 마련 ▷매몰지별 침출수 수거량이 예상보다 적은 경우 그 원인을 조사해 이설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안성시에 의하면 이번 감사대상이 된 2014년 당시 매몰 3년이 경과한 안성의 가축 매몰지는 205곳으로 그 중 관측정이 설치된 곳은 12곳이다.

이번 감사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1년 구제역과 AI로 인해 생긴 안성의 매몰지 중 193곳은 침출수 발생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조차 없는 셈이다.

또 복수의 안성시 관계자에 따르면 “안성의 매몰지 상당수의 가축 사체도 부패가 완료되지 않고 있다. 심지어 지난 2007년 매몰한 매몰지의 가축도 부패되지 않은 경우가 있다”면서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본지에서는 지난 2010년 말과 2011년 구제역 등 가축 전염병 당시 엉터리 매몰 등으로 인한 구제역 침출수 유출 사실을 지속적으로 보도하며 문제제기하며 시민의 생명 및 건강과 직결되는 지하수 오염 등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한 바 있다.

당시 AI와 구제역등으로 안성시에서는 소 2,899두, 돼지 20만8,429두, 닭 69만784마리, 오리 270,913마리를 모두 213곳(구제역 183곳, AI 30곳)에 나누어 묻은 바 있다.

봉원학 기자 bwh572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