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순 기자

안성시의회 이영찬 산업건설위원장과 유광철 의장이 발의한 ‘안성시지방행정동우회 육성 및 지원 조례안’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방재정법’에도 위배될 뿐더러 이의 위법성을 사실로 확인한 기존 판례도 있어 특정단체에 대한 ‘특혜’성 조례는 만들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나왔다.

안성시민연대(공동대표 강병권·권용일)는 지난 4일, 이 제정조례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단체는 먼저, 안전행정부의 ‘2015년 지방자치단체 예산편성 운영기준 및 기금운용계획 수립기준’에는 “전현직 의원 단체인 ‘의정회’와 퇴직공무원 단체인 ‘행정동우회’ 등에 대해 보조금 예산편성을 금지하고 있다”고 제시했다. “각 자치단체의 ‘지방행정동우회 육성 및 지원 조례’는 지방재정법에 위배되는 것으로, 보조금 지급규정 삭제지침도 세워졌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2013년 5월 대법원 판결내용도 근거로 들었다. 대법원은 ‘서울특별시 시우회 등 육성 및 지원조례안’과 관련, 이 단체 등에 대한 보조금 지급은 ‘특정단체에 대한 특혜’로서 ‘지방재정법을 위반한다’고 판결했다. 판결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서울시 시우회 등은 전직 공무원, 전현직 시의회 의원이라면 당연히 회원자격이 부여되는 단체로, 특정사업 수행을 위한다기보다 구성원 간 친목 등을 목적으로 한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또 ▲시우회 등의 추진사업으로는 시정 일반에 관한 정책개발 등 포괄적인 내용을 광범위하게 열거하고 있어 구체적인 사업전망과 효과 등의 예측가능성이 없고, ‘시정과 밀접한 사업’이라는 추상적인 규정으로 실질적인 사업범위를 제한하는 효과도 거두기 어렵다고 했다. 특히 ▲조례안이 정한 각 사업의 서울시 보조금 규모에 아무런 제한이 없어 시의 제정 불균형을 초래할 우려가 있고, ▲시우회 등의 구성에 비춰 서울시장과 시의회의 적정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이나 통제를 기대하기 어렵다고도 판시했다.

요컨대 “서울시 시우회 등도 일반 민간단체와 마찬가지로 사업내용과 금액을 특정해 보조금 지원신청을 할 수 있는 이상 조례로서 일반적·포괄적 예산지원을 허용하는 것은 ‘특혜’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커 주민들의 일반적인 의사에도 어긋난다”는 것이다.

이번에 안성시의회 두 의원이 발의한 조례안은 ‘지방행정 발전과 시정참여를 통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지방행정동우회안성시지부를 육성·지원하는 데 목적이 있다. 목적사업으로는 지방행정에 관한 자문 또는 협조, 시정 모니터링 활동 등 시정홍보, 시민 복리증진을 위한 봉사활동, 그밖에 안성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활동 등으로 명시했다. 이같은 목적사업에 필요한 경비지원은 ‘지방재정법’ 및 ‘안성시 지방보조금 관리조례’ 등을 따르도록 했다.

안성시민연대 권용일 공동대표는 “상위법 등에도 위배되는 조례안을 무리하게 추진코자 하는 저의를 알 수 없다”며, “퇴직공무원 중심의 친목단체를 지원하기 위한 조례 제정은 타당성도 형평성도 없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공익사업을 특정해 추진코자 한다면 다른 민간단체와 마찬가지로 ‘지방보조금심의위원회’ 등의 절차를 밟으면 가능한 일”이라고 전했다.

지방행정동우회안성시지부는 1978년에 창립됐으며, 2014년 말 현재 339명의 회원이 가입해 있다. 관련 조례안은 8일부터 열리는 시의회 임시회에 상정돼 10일, 2차 본회의에서 최종 처리될 예정이다.

박상순 기자 365193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