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 |
권용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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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입지 의견청취를 위한 간담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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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입지 의견청취를 위한 간담회…
“도축장 안성을 물려줄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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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 시장 “시민이 원치 않으면 유치 않을 것” 강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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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1일, 시청 대회의실에서는 안성시가 주최하는 '하림 입지 의견청취를 위한 간담회'가 열렸다. © 안성신문 | |
㈜하림 육가공센터 유치가 지역민들의 큰 반발에 직면했다. 1일 오후 3시, 시청 대회의실에서는 안성시가 주최한 ‘㈜하림 입지 의견 청취를 위한 간담회’가 사회단체장, 축산ㆍ양계업자, 지역민 등 2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이루어졌다. 감담회에서는 ㈜하림의 유치 여부가 뜨거운 현안임을 보여주듯 2시간 동안 격렬한 논쟁이 계속되었다.
황은성 안성시장은 이날 공청회에서 사회를 직접 보는 열의를 보였다. 그는 “경제발전과 일자리 창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대기업 유치”라고 전하면서, “유치를 포기하더라도 이유는 있어야 한다.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 그것을 시정에 반영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하림의 사업계획… 연간 1,500억 소득에 2,500명 고용창출
㈜하림의 투자계획 설명에 나선 민동기 전무는 덴마크의 데니쉬크라운 공장의 전경을 보여주면서 본 공장보다 더 친환경적이고 현대적인 공장을 지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또 공장 설립 목적에 대해서는 “현재 축산물 수입개방에 따라 축산물 자급률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축산물이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생산비를 낮추거나 품질력의 우위를 확보해야 하는데, 현재의 육가공 공장 수준으로는 이에 한계가 있어 새로운 가공공장의 필요가 대두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성에 건설하고자 하는 공장의 2가지 특징으로 “▲세계 최고의 친환경 공장과 도축 ▲가공ㆍ포장ㆍ저장ㆍ물류가 한 장소에서 이뤄지는 ‘원 루프 시스템(One-Roof-System)’”을 들었다.
하림이 제시한 사업규모는 2만 7천 평에 달하는 면적에 공장을 건립하고, 도축량에서는 1일 8시간 가동을 기준으로 했을 때, 소 50두, 돼지 3천 두, 닭 12만 8천 수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러한 규모의 공장을 가동했을 때 지역에는 연간 1,500억 원의 소득과 2,500명의 고용창출이 이뤄질 거라 내다보았다. 더불어 홍보관을 건립하여 안성이 축산의 메카가 될 수 있도록 관광사업과도 연계할 것임을 전했다.
결국 냄새도, 폐수도, 전염병 발생도 없이 고용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체 측의 결론이다. 그러나 이러한 하림의 설명에 대해 공청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주로 보였다. 시민들은 “국가에서 못하는 가축전염병 차단을 하림이 하겠다는 것이냐?”, “익산의 하림 공장부터 최첨단으로 고쳐놓고 와서 이야기하라”며 강한 불신을 표했다.
가축전염병 발생 대책 없어
참여자들은 가축전염병 발생을 가장 우려하고 있었다. 강병권 안성시민연대 기획실장은 “가축전염병은 사람과 가축, 차량의 이동으로 전파된다”고 밝히고, “대형 도축장이 유치되면 하루 수백 대의 가축과 차량 이동이 이뤄지는데, 그 과정에서 누구도 질병이 발생하지 않을 것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 ▲안성시민연대 강병권 기획실장은 질병 노출에 대한 위험성을 제기했고, 안성시의 대책 설명에 대해서도 이미 유치를 결정해놓고 이야기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 안성신문 | |
이에 안성시청 김병준 지역경제과장은 시의 대책을 설명하면서, “출하 전 혈청검사, 키트검사 등으로 병에 걸린 가축은 이동이 되지 않으며, 세차 후 수송차량이 나가기 때문에 도축장이 생긴 이래 가축전염병이 발병한 적이 없다”면서, “도계장과 조류독감은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 ▲도드람LPC 배경현 대표는 덴마크 데니시크라운 홀슨스 공장의 전경사진을 제시하며, '나 홀로 도축장'으로 세워진 공장에 40m의 굴뚝 12개가 설치된 것만 보아도 악취발생은 피할 수 없는 문제라고 주장했다. © 안성신문 | | 그러나 시민들은 시의 이러한 설명에 대해 “질병 발생을 어떻게 통계수치로 말하는가?”, “시의 대처가 이미 유치를 결정해놓고 이야기하는 꼴”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직접 양계를 하고 있다는 한 시민은 “하림이 보여준 최신식 이송차량도 닭털만 덜 날릴 뿐 눈에 보이지 않는 질병 바이러스를 차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염병 발생 시 지역에 엄청난 손해와 재앙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시는 그에 대해 축산 농가들에게 보상할 용의가 있느냐?”며 의구심을 표했다.
일죽면에 소재한 도드람LPC 배경현 대표도 발언에 나서 현재 정부가 도축장 구조조정 중에 있다는 것을 지적하며, “이런 상황에서 구조조정협의회와는 아무런 상의도 없이 안성에 대규모의 도축장을 설립한다는 것은 정부와 지자체가 계획 따로 실행 따로 하는 후진적 행정의 전형적 표본”이라고 주장했다. 또 “지역에 이미 중부권을 대표할 만한 협동조합 도축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대규모 도축장을 설립한다는 것은 공멸의 지름길이고, 경쟁의 가속화로 도축업계의 종사인력, 도축물량의 도미노식 이동을 야기해 축산업 전체가 큰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폐수와 악취 문제 없다? 일자리 창출한다?
지난 18일부터 5일 동안 지역의 축산인과 주민, 언론인 등 18명은 ㈜하림에서 제공한 덴마크, 핀란드 축산물가공센터 견학을 다녀오기도 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다녀온 사람들의 발언과 견학 보고서 제출도 있었으나, 시민들을 설득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견학 보고서는 “악취, 수송차량, 고용인원, 주변지역 피해 등 전혀 문제가 없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이날 공청회에서는 다녀온 사람들 사이에서도 냄새가 난다, 안 난다 의견이 분분했고, 주변지역에 700m 떨어진 곳에 민가가 있다는 ㈜하림의 설명에 대해서도 시각을 달리했다.
| ▲안성농민회 이관호 사무국장은 덴마크와 핀란드를 두고 안성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치명적인 오류라며, 하림이 국가도 하지 못하는 전염병 차단을 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 안성신문 | |
안성농민회 이관호 사무국장은 “왜 남의 나라 이야기를 하느냐, 익산 도축장 이야기를 하라. 견학한 덴마크나 핀란드는 인구밀도가 우리보다 훨씬 낮은 지역이다. 단순 비교는 문제가 있다. 폐수처리 과정 등은 확인도 하지 않고 그쪽에서 제공하는 것만 보고 온 겉치레 견학이지 않은가?”라며 ㈜하림에서 제공한 견학의 객관성과 신뢰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더구나 보고서에는 가축전염병 관련 보고는 전혀 없어 시민들의 의구심을 자아냈다.
안성시민연대 이기영 운영위원은 공단이 들어설 때 과연 지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가 라는 문제를 제기하면서 “법규가 공장의 악취 배출에 대해서는 일반보다 관대하다. 법적 문제가 없다고 해도, 냄새는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폐수에 있어서도, 육가공 공장의 폐수는 단백질 등의 유기물이 많아 완전 차단이 어렵다”면서, “하루 400여 대에 가까운 관계 차량들이 지나다닐 것을 생각한다면 공장 유치로 지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질 것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주장했다.
| ▲안성시민연대 이기영 운영위원은 하림 유치로 지역민의 삶의 질 향상을 기대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며 안성제4공단의 테마부터 고민할 것을 제안했다. © 안성신문 | |
2,500명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측면에 대해서도 시민들은 그 효과가 거의 없을 거라고 예상했다. 안성농민회 이관호 사무국장은 “일자리 창출을 이야기하지만 도축가공 공장은 여전히 3D업종이며, 고용인원에 있어도 40대 이상의 여성들과 외국인 근로자가 주된 비정규직들이 대부분일 것”이라면서, “일자리 창출에서도 질을 고민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또 “그런 공장에서는 기업 비밀이 유출될까봐 현지인은 쓰지도 않는다”, “지금 문제가 되는 실업은 40대 이상 여성의 실직이 아니라, 청년 실업이다” 등의 뜻을 시민들은 전했다.
도축장 도시 안성을 만들 것인가?
하림 도축ㆍ가공시설 유치를 반대하는 안성지역대책위원회 최덕희 위원장은 “언제는 돈 주며 축사 지으라고 해놓고, 왜 이제 와서는 핵폭탄을 곁에 갖다놓느냐? 미양면 고지리의 반경 500m 안에만 1만 마리 소가 있는데, 전염병 발생 시 1만 마리를 묻을 생각은 해보았느냐? 익산은 공장 주변에 사람이 이사 가고 살지 않는다. 익산보다 나을 거라는 보장이 어디 있느냐?”고 항변했다. 또 안성시민연대 이기영 운영위원도 “‘아산, 탕정은 반도체 공단’ 하는 식으로 테마가 있는데 안성4공단 테마는 무엇인지 의문스럽다”고 전했다.
| ▲ 하림 도축ㆍ가공시설 유치를 반대하는 안성지역대책위원회 최덕희 위원장은 하림유치는 안성에 핵폭탄을 갖다놓는 것과 똑같은 일이라고 주장했다. © 안성신문 | |
결국 이날 공청회는 ㈜하림 유치에 대한 지역민들의 거센 반대를 확인하는 자리였던 것으로 보인다. 황 시장은 이후 시민공청회도 계획되어 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안성에 축산 전업농이 많은 데다 가축전염병은 현재의 과학기술로도 차단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역민들의 불신을 잠재우기가 쉽지는 않아 보인다. 황 시장은 이날 “지금까지 결정된 것은 하나도 없고, 시민이 원치 않으면 유치하지 않겠다”는 발언을 수차례 전하며 지역민들의 거센 반발에 대응했다.
황윤희 기자 94867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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