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그리면 대통령 시해음모냐.” “여기가 북한이냐 낙서했다고 구속?” “이게 바로 웃자고 한 일에 죽자고 덤벼드는 꼴.”
G20 홍보 포스터에 ‘쥐 그림’을 그린 대학 강사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한 사건이 누리꾼들의 입방아를 자초했다. 누리꾼들은 촌철살인 해학을 담아 이번 사건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3일 오후 1시48분 현재 미디어다음의 ‘경향신문’ 기사에는 2800여 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누리꾼들의 호응을 얻은 댓글은 경찰의 과잉대응을 지적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대학강사는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앞 가판대에 붙은 G20 홍보포스터에 스프레이를 이용해 쥐 그림을 그렷다.

	▲ ⓒ경향신문

정부가 G20에 매몰된 상황을 유머스럽게 표현하고자 ‘쥐’를 그렸다고 했는데, 경찰은 G20 행사를 방해하려는 음모라면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보통은 경범죄 정도로 처리해 벌금을 내는 정도인데 이번에는 구속영장 청구를 선택해 과잉 대응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경찰의 ‘과잉 대응’은 법원의 영장 기각으로 다시 한번 웃음거리가 됐다. 누리꾼들은 경찰이 왜 ‘쥐’ 그림에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의문이라면서 해학이 담긴 촌철살인 댓글을 쏟아냈다.
‘다모아’라는 누리꾼은 “쥐벽서 (홍벽서) 진짜 예술이다”라고 평가했다. 홍벽서는 지난 2일 끝난 KBS 인기드라마 ‘성균관스캔들’에서 세상에 대한 풍자, 권력에 대한 비판을 담은 글을 화살로 쏘아서 세상에 알리던 ‘걸오’ 사형을 의미한다.
‘수정미인’이라는 누리꾼은 “쥐가 아닌 호랑이를 그렸어도 그랬을까? 이래서 도둑이 제 발 저린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빚있지와다시일바’라는 누리꾼은 “동네 동장님이 주민여러분 ‘쥐 좀 잡읍시다’ 라고 확성기로 방송하면 국가반란죄, 반상회에서 반장님이 ‘쥐 좀 잡으소’ 라고 하면 반란 음모죄, 학생이 학교에서 쥐포스터 그리면 선생님은 좌파이념 주입 죄인가”라고 지적했다.
‘우짜고라’라는 아이디의 누리꾼은 “경찰님들 지금은 일제시대가 아니다”라고 지적했고, ‘칸트’라는 아이디의 누리꾼은 “이런 게 문제가 되는 나라는 G20국가 중 한국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면서 무슨 선진국진입 운운하는가”라고 지적했다.
‘TGDR'이라는 누리꾼은 900명 이상의 최다 추천을 받은 <이거 웃을 일 아니네>라는 글에서 “G20 이벤트 하나에 목숨 거는 이명박 정부가 보이는 과민 반응에서 독재정권의 어떤 광기 같은 것이 느껴진다. 자유민주국가에서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정치풍자일 뿐인데 벌금형으로 충분한 사안에 공안부가 직접 나서 구속영장을 청구하다니”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