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성시민연대 ::::::::::::

▲ 남경우 안성사회복지사협회 운영위원

[발언대]

담뱃값 인상과 연말정산대란 등으로 을미년 벽두부터 우리서민들은 마치 빤히 들여다보이는 드럼세탁기 유리통에 틀어 박혀 빨릴 대로 빨린 후, 탈수직전의 현기증 나는 형국에 처해 있다. 요즘 우리서민들은 마를 대로 마른 얄팍해진 주머니속의 물먼지조차 깡그리 털리는 듯한 박탈감과 자존감 상실의 비애를 느끼며 처방전 없는 민생고를 겪어내고 있다.

공공요금은 한번 인상되면 생사불문하고 되돌아오지 않는 불퇴전의 용병처럼 돌아올 줄 모르고 오르기만 한다. 그러하니 우리 시민들은 원인도 명분도 모른 체 당하고 마는 것이 오히려 편해진 일상이다.

요즘 우리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안성시만 해도 새해벽두부터 연일 시중매스컴을 통하여 상·하수도요금 폭탄인상에 대한 이런저런 기사가 홍수를 이루고 있다. 필자도 이미 지난해 가을중순경 초유의 불경기를 겪으며 어렵시리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이웃사장님을 통하여, 우리 안성시가 심각한 재정적자 해소를 위하여 상·하수도요금을 현실화 할 예정이라는 소식을 접한바 있다. 상·하수도요금 현실화 내용인즉슨 400%대의 대폭인상이 추진되고 있다며 분노와 좌절의 ‘요식업사업은 끝났다’는 외마디였다. 필자는 설마 그럴 리야 비약하였지만, 기정 현실이 된 모양이다.

이미 400% 인상이 확정되어 돌아 올수 없는 강을 건넌 상황이다. 결코 짧지 않은 기간 누적되어온 상·하수도 재정적자 해소방안에 대하여 안성시가 고심하며 준비해온 인상안이었을 터인데, 드러나는 문제점이 한 둘이 아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안성시는 관계자가 나서서 세간의 비판처럼 무작정 인상정책을 추진하지 아니하였음을 해명하며 요금인상의 불가피성을 호소하고 있지만, 갑작스런 폭탄인상을 납득할 시민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시민들은 꼼짝없이 감당해야할 운명에 처하였지만, 억울함을 호소한다하여 마땅히 해결해줄 요술방망이가 없어 보이니 더욱 답답할 뿐이다. 우리 시민들에게는 ‘정책의 타당성과 시민들에게 파급될 문제점을 되짚어 보며 따져보라’는 대의를 짊어진 안성시의회가 있었다. 그런데 정작 본연의 기능과 역할로 작동을 하였는지 묻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 있다. 보도된 바에 의하면 상·하수도요금 인상안은 여·야의 만장일치로 통과 되었다한다. 민생법안에 대하여 여.야가 달리 할 수 없었을 속사정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장외의 주장과 반응은 극과 극으로 엇갈리며 시민들을 더욱 어리둥절하게 하고 있다.

소수가 다수를 어찌할 수 없었다는 영양가 없는 해명을 비롯하여, 함께 북 치고 장구 치고 무슨 헛소리를 하느냐는 등의, 과연 시민들이 믿고 맡긴 대의기관의 해명이라 할 수 있는지 지리멸렬하고 그 밥이 그 밥인 현실이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선량한 시민들은 졸지에 봉이 되고 만 것이다. 안성시의회가 시민들로부터 부여받은 지상명령은 처음부터 끝까지 민심을 대변하라는 것이다. 민심은 곧 천심이라 하거늘 막중한 책무를 부여받은 의원님들께서는 안성시가 인상방안을 입안할 때부터 그 내용을 절대로 모를 리가 없었을 것이다.

만약 몰랐다 친다면 지방의회 무용론의 제물이 될 터이다. 폭탄인상도 문제일 터이지만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속담처럼 정파 간의 때늦은 책임공방이 오히려 소모적인 논쟁만을 야기하며 시민들의 공분을 증폭시키고 있다. 또한 하수도요금 폭탄인상의 갑작스런 부담도 문제이거니와, 문제의 본질은 이해와 설득의 과정과 여론수렴의 절차가 생략된 탁상공론의 행정편의적인 발상이 논란의 주범은 아니었는가에 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 할지라도 시민들이 공감하지 못하여 불행해진다면 그 정책은 무용지물이며, 그 고통은 고스란히 선량한 시민들에게 전가된다는 사실이다. 풀뿌리 지방자치의 핵심은 현장중심의 생활정치라 할 것이다. 공공요금 폭탄인상이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라면 최소한 엄동설한 팍팍한 생활현장에서 고된 일상을 견뎌내고 있는 영세한 소상.농.공인들 만큼은 공공요금 폭탄인상의 족쇄로부터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구제방안이 마련되어야할 것이다. 그야말로 흔 하디 흔하여 오죽하면 지나친 씀씀이에 대하여 ‘물 쓰 듯이 한다’며 핀잔을 주던 시절이 엊그제이다. 그러나 작금에는 물을 구하기 위하여 기름보다 값비싼 대가를 지불해야만 하는 현실이다. 연일 국제유가가 폭락하고 있어서 몹시 다행이다 싶었다만! 당국은 비용절감을 통한 공공요금 인하방안은 도대체 없는 것인지?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유가폭락의 좋은 기회에 찬물을 끼얹는 사태를 막아내야 할 것이다!

남경우 안성사회복지사협회 운영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