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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제목
: 경기도의회, 무상급식 예산 ‘날치기’로 결국 삭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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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안성신문 |
작성일
: 2009-12-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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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교육청 “반민주적인 의회폭거, 대법원 제소 불사”
박상순 기자
경기도의회 한나라당 의원들이 도교육청이 제출한 내년도 초등학교 5~6학년 무상급식 예산안에 대해 난도질에 버금가는 수정을 단행, 날치기로 통과시켰다. 도의회 예산결산위원회는 무상급식 예산을 전액 삭감하는 대신 이를 월 소득 200만 원 이하(차상위계층 150%) 세대 초ㆍ중ㆍ고교생의 급식비를 확대 지원하는 내용의 수정안을 일사천리 표결에 붙여 기습 처리한 것.
보편적 복지에 대한 권리와 의지를 과감히 짓밟은 채 수정안을 날치기 통과시킨 후 이들은 “최선의 선택보다 차선의 선택을 의결한 것은 민의에 부합하는 것”이고, “법령에 따라 합리적으로 처리되었으므로 존중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달 도내 초등학교 5~6학년 전원에게 무상급식을 주기 위해 650억 원의 예산안을 편성해 상정했다. 하지만 경기도의회 교육위원회에서는 이 예산을 모두 깎아버렸고, 이를 한나라당 의원들이 주축이 된 예결위에서 다시 무상급식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대신 수정안으로 90억 원이 늘어난 740억 원으로 증액 편성하였다. 의결된 안대로 급식이 지원될 경우, 도시지역 아이들과 학부모의 30%는 월 소득 ‘200만 원 이하’의 신저소득층으로 스스로를 분류하여 ‘눈물의 서류’를 제출해야 할 것이고, 교사들과 학교는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아이들을 줄 세워야 한다.
게다가 이날 통과 과정은 지방자치법에 명백히 위반되는 것으로, 수정안이 상정되자 김상곤 교육감이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곧바로 표결처리가 강행되었고 야당의원들이 거세게 항의하는 사이 한나라당 의원들만 투표에 참가해 재적의원 65명 중 64명의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지방자치법 제127조 3항에서는 “지방의회는 자치단체장의 동의 없이 지출예산 각 항의 금액을 증가하거나 새로운 비용항목을 설치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결국 이날 도의회가 김상곤 교육감의 부동의 입장표명에도 불구하고 예산안을 의결한 것은 월권이자 법령 위반으로, 도교육청은 이에 대한 재의를 요구하고 대법원에 제소하는 등 법률이 정한 교육감의 권한을 지키기 위해 최선의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예산안이 통과된 후 김상곤 교육감은 “보편적 교육복지 확대를 위한 무상급식 예산안을 삭감하고 법령에 의해 동의를 하지 않았음에도 차상위 150%로 조정하여 의결한 것은 무상급식에 대한 기본취지를 외면한 것”으로 “교육청은 이 같은 도의회 결정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을 금할 길 없으며 재심의 요구를 포함한 법률적인 검토를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도교육청이나 야당의원들은 이번 위법 의결에 대해 “편협한 당리당략으로 반(反) 김상곤이라는 감정적 분노를 여과 없이 표출한 ‘의회폭력’”으로 규정하고, “차별 없는 무상급식의 단계적 실시를 무력으로 제압한 반교육적 행위”라고 지탄했다.
민주노동당 경기도당은 21일 성명을 통해 “대다수의 도민들이 열망하는 무상급식예산을 삭감하고 실효성도 없고 부모 재산에 따라 학생들을 줄 세우면서 아이들과 학부모들에게 눈물의 낙인을 찍는 차상위 150% 확대지원 예산안을 한나라당 의원들이 교육청이 가지고 있는 고유권한까지 침범하며 강행 처리한 것은 의회쿠데타에 다름아니”라고 비판했다.
경기도교육청도 21일 즉각적인 성명을 발표하고 “도의회가 헌법정신과 지방자치법을 명백히 위반한 증액예산안을 강행 통과시킨 것은, 불법도 마다하지 않는 권력의 횡포와 오만의 한계를 넘은 것”으로, “교육자치가 상식의 범위를 넘어선 다수 의회권력에 의해 농락당한 역사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주민참여예산제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학부모의 90%가 찬성하는 무상급식이야말로 국가의 생산성과 미래를 위한 정책임을 강조하며 예산안이 시행될 수 있도록 그동안 의회에 간절히 요청해왔다”며, “결국 무상급식이 수많은 정치적 판단과 이해 속에서 우왕좌왕하다가 어떤 시·도와 기초 지자체에서조차 볼 수 없는 전무후무한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지탄했다.
‘안성 학생들을 위한 무상교육실현운동본부’ 이수형 본부장은 이번 도의회 예산승인에 대해 “교육감이 동의하지 않은 예산을 날치기 통과시킨 한나라당 의원들과 진종설 의장은 명백히 민의를 배반한 위법행위를 저지른 것”이라며, “보편적 교육복지 실현이라는 시대의 요구를 외면한 채 경제력에 따라 학부모와 학생들을 편 가르는 시혜적 입장으로 급식을 바라보는 것이야말로 반서민적이고 반교육적인 처사”라고 주장했다.
안성행복방앗간 전창진 회장도 “그동안 도민들의 여론에는 아랑곳없이 예산부족을 이유로 무상급식에 반대한다는 일관된 주장을 펼쳐오던 한나라당 의원들이 도교육청의 650억 원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오히려 90억 원을 증액해 차상위 150%까지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것은 억지주장에 따른 자가당착”이라며, “김상곤 교육감이어서 안 된다는 얄팍한 정략적 태도를 거두고 지금이라도 도민들로부터 부여된 책무를 성실히 다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박상순 기자 3651939@hanmail.net
기사입력: 2009/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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