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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 번
게시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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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자치안성신문 |
작성일
: 2009-12-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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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8 오후 8:36:00]
[취재수첩] 40대 이상 안성시민의 대부분은 학교시절 도시락과 얽힌 기억이 많을 것이다. 지금처럼 추운 날씨에 교실 한 가운데 놓인 난로에 도시락을 올려 놓고 점심시간만을 기다리던 추억. 친구들과 반찬 나눠먹으며 가끔은 도시락을 통째로 흔들어 대며 비벼 먹던 추억. 이런 재미있던 추억 외에 가슴 시리던 아련한 기억도 있을 것이다. 집안 형편상 도시락을 마련하기 어려워 점심시간마다 남몰래 수돗가로 향해 수돗물로 배를 채우거나 하릴없이 운동장을 돌며 점심시간이 지나기를 기다리던 아픔들. 그러한 아픔들을을 딛고 우리 대한민국은 막강한 국력을 자랑하고 경제력을 자랑하는 국가가 되었다.
세월이 흐르며 대한민국에서 학교 도시락은 사라졌다. 도시락 대신 학교 급식이 일반화되어 누구나 점심시간에는 줄을 서서 밥을 먹을 수 있게 되었다. 40대 이상이 생각하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인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급식비’라는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 그런데 이 급식비로 인한 또 하나의 풍경이 나타나고 있다. 예전 우리 부모님들이 남몰래 운동장을 돌아다녀야 했다면 요즘 아이들 일부는 남몰래 교사의 편지를 부모에게 전달해야 하고, 남몰래 교사에게 불려가 급식비 독촉을 받아야 한다. 시절의 차이만 있을 뿐 점심시간과 얽힌 학생들의 아픔은 지금도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아련한 현실을 막기 위해 전국적으로 급식비지원을 앞다퉈하고 있다. 과천과 성남은 지자체에서 전액 지원을 하고 있어 아이들은 누구나 급식비 납부통지서를 받지 않는다. 경상남도 역시 도 전체적으로 농촌지역 학교 전액 지원을 넘어서 전체 학교에 대한 급식비 지원을 챙기려 하고 있다.
이에 반해 경기도의 실정은 사뭇 다르다. 그동안 저소득층 자녀에게만 시혜적으로 베풀어지던 급식비지원을 바꾸기 위해 올해들어 벌써 두 번째로 무상급식 예산이 경기도 의회의 통과를 요청했지만 지난 7월 경기도 교육위원들의 삭감에 이어 경기도의회에서도 삭감이 되어 무산된바 있다. 이에 경기도교육청이 내년부터라도 무상급식을 하자고 예산을 편성했는데 이번에도 역시 경기도의회라는 막강한 저항세력을 만나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솔직해지자. 학부모들은, 그리고 시민들은 교육감의 정책이 어떤지, 정치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솔직히 관심없다. 아이들의 급식을 깎는 행태, 거기에 지저분하게 얽혀있는 정치적인 의미들이 짜증날 뿐이다. 그러나 교육위원들과 경기도의원들은 무상급식을 ‘돈 안내고 먹는 급식’이란 사전적의미가 아니라 ‘정치적 형태를 통해 지지를 얻고자 함’이라는 자기들만의 사전을 들이대고 있다. 그렇기에 한사코 무상급식을 막고자 하는 것이고, 자기들의 입김을 애써 크게 만들려 하는 것이다.
학부모들은 정치적인 해석에는 신경쓰지 않는다. 경기도의원들, 제발 급식을 급식으로 봐 달라. 제발 재해석하지 말고 아이들의 아픔을 알아달라는 부탁이다. 16일이 기다려지는 이유이다.
김낙빈 취재기자
자치안성신문(news66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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