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시민단체들 ‘9명 불구속 입건’ 비난

탤런트 장자연씨 자살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분당경찰서는 24일 연예기획사 관계자 3명, 감독 2명, 금융인 3명, 기업인 1명 등 9명을 접대강요, 강제추행, 명예훼손, 배임수재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40여일간 수사하고도 유족 측이 고소한 성매매특별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성상납 등 의혹을 샀던 언론사 관계자들에 대해 무혐의 처리했다.

시민단체들은 “유력 인사에게 면죄부를 준 부실수사”라고 비난했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서는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온라인 청원 운동’이 벌어졌다.

경찰은 호야스포테인먼트 대표 유장호씨(30)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입건했다. 일본에 체류 중인 장씨의 소속사 대표 김모씨(40)는 강요, 협박, 폭행, 횡령 등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 기소중지했다. 경찰 조사 결과 감독 1명은 장씨 캐스팅과 관련해 소속사 대표 김씨로부터 5000만원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금융인은 술자리에서 장씨에게 부적절한 행위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입건자 가운데 이들을 제외한 강요죄 공범 혐의자 5명은 참고인 중지됐다. 이들에 대한 수사는 김씨가 체포되면 재개된다.

경기지방경찰청 이명균 강력계장은 “(언론인들에 대해선) 사실관계가 정확하지 않고, 혐의 정도도 낮다고 판단해 입건하지 않고 수사를 중지했다”고 말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김금옥 사무처장은 “말도 안 되는 엉성한 수사로, 문건에 등장하는 유력 인사에게 면죄부만 줬다”고 비난했다.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 김성균 대표는 유력 언론사 임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경찰과 검찰은 장씨 사망에 대해 이들의 관련 여부를 철저히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최인진·이지선기자 ijchoi@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