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성시민연대 ::::::::::::

‘화상 경마 도박장 유치반대 안성대책위원회’(상임위원장 이주현, 이하 대책위)가 발족됐다. 지역의 8개 단체와 정당 관계자 30여명은 지난 21일 안성천살리기시민모임 사무실에서 대책위 발족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을 선언했다.

현재 복수의 업체 등이 가사동터미널 활성화를 명분으로 화상경마장(마권장외발매소) 유치를 추진 중인 가운데, 대책위는 이같은 움직임이 현실화될 경우 오히려 터미널 주변의 정상적인 발전을 막고 결국에는 지역공동체 파괴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터미널을 활성화시키겠다며 호텔과 쇼핑센터, 영화관, 화상경마장 등을 추진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결국 “중국 관광객을 끌어모아 경마 도박장을 열고, 그들의 주머니를 털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계획인 것 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은 “중장기적인 도시계획을 추진하는 데 큰 부담이 될 뿐더러 오히려 터미널 주변의 정상적인 발전을 저해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터미널을 중심으로 한 발전모델은 인근지역에 주거단지가 형성되고 관공서나 병원, 교육기관 등의 기반시설과 다양한 문화·상업 시설이 들어서는 것”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사업을 추진하는 업체는 주변에 학교가 없고, 주거단지도 없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다시 말해 경마 도박장이 들어서면 학교나 주거단지를 조성하기에 부적합”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에 다름아니라고도 했다.


“경마장 입지, 터미널 주변 정상적인 발전에 걸림돌”

특히 이들은 지역공동체의 파괴를 우려했다. 경마 도박장은 시민들을 도박중독자로 만들 것이고, 가정파탄과 퇴폐적인 향락문화 확산 등 심각한 사회문제를 양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책위는 인근 천안의 사례를 들며, 이곳 “경마 도박장의 2013년 연간 매출액은 약 3천억원에 달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 돈은 외국 관광객이 아닌 천안시민들이 집과 땅을 팔고 전세방을 빼며, 혹은 대출을 받고 친구에게 빌리거나 가족을 괴롭혀 도박장에 빠뜨린 것”으로, 결코 경제 활성화를 운운할 게 아니라는 주장이다.

더불어 정선의 강원랜드 역시 “2013년 한 해 동안 306만 7,992명이 출입했지만 이 중 외국인은 1%(3만 2,970명)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또 “5만여명에 그치는 정선군 인구는 국내 전체 인구의 0.1%인 반면 강원랜드 도박 중독자의 약 5%가 지역주민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이는 “전국 평균에 비해 50배가 높은 수준으로, 도박장 인근의 지역주민 피해가 가장 크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했다. 결국 “경마 도박장이 안성에 들어오면 안성시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할 것이고, 피해 역시 시민들의 몫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면서 “사람의 본성을 잃게 만드는 것이 마약과 도박”임을 내세우며, “몇 개의 일자리와 얼마간의 세수에 현혹될 일이 결코 아니”라고 강조했다.


“결코 세수에 현혹될 일 아니다”

대책위는 이처럼 화상경마장 유치 움직임을 있게 한 근본적인 원인을 안성시가 제공한 것으로 봤다. 처음부터 “터미널 부지를 잘못 선정했고, 100억여원의 분양수익만 챙긴 채 벌써 철거됐어야 할 시설물을 장기간 방치한 결과”라는 진단이다. 이에 안성시에는 “소모적인 논쟁과 지역갈등의 불씨를 제거”하는 데 나서야 하며, 그것은 “도박장에 대한 불가방침을 명확히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안성시가 이를 허용한다면 열심히 생업에 종사하는 선량한 시민들에 대한 배신행위”임을 경고했다. 안성시의회에는 “시가 세수에 대한 욕심으로 상황을 오판하지 않도록 경종을 울리고, 도박장 유치반대에 확고한 결의를 모아줄 것”을, 도박장 유치를 추진하는 단체에는 “계획의 자진 철회”를 요청했다.

대책위는 앞으로 조직의 외연을 확대하는 한편 화상경마장의 폐해를 알리고 시에 반대의견을 제출하는 등 본격적인 활동을 예고했다. 현재 대책위에는 소통과연대, 안성천살리기시민모임, 안성시민연대, 청소년을사랑하는모임, 전국금속노조 두원정공지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안성지회, 새정치민주연합 안성시지역위원회, 정의당 안성 당원모임 등 8개 시민단체와 정당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후 내부 결정절차를 남겨둔 단체 등이 속속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같은 날 안성시민회관에서는 ‘안성종합터미널 활성화 추진위원회’(위원장 임용각)가 주최하고 ㈜시티이앤씨가 후원하는 설명회가 진행됐다. ㈜시티이앤씨 관계자는 “유동인구 확보를 위한 시설입지가 중요하다”며, 이를 위한 “화상경마장 유치는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했다. 장현수 전 도의원도 나서 “이 사업의 추진을 위해 시장과 의원들에게 힘을 실어줄 것”을 호소했다. 시민 제안자로 나선 보개면의 유모 씨는 우리에게는 “에버랜드, 하림도축장 유치 실패 등으로 지역발전의 기회를 놓친 경험이 있다”며, “7년 동안 흉물로 방치된 터미널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더 이상 시간이 없다. 번듯한 건물부터 세워놓고 고민하자”고 말했다.

박상순 기자 365193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