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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안성신문 |
작성일
: 2012-11-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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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성도시공사 설립계획 백지화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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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연대 ‘시민토론회’… “미래 담보한 도박일 수 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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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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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시의 도시공사 설립 추진에 대한 지역 시민사회의 공식적인 문제제기가 나왔다. 세계적인 장기불황이 점쳐지는 상황 속에서 객관적인 근거도 없는 안성지역 개발여건의 호조를 들어 지자체가 부동산 개발사업에 뛰어드는 건 미래를 담보한 도박일 수 있어 전면 백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13일, 안성천살리기시민모임 사무실에서는 안성시민연대(공동대표 강병권·권용일)가 주최한 ‘안성도시공사 관련 시민토론회’가 열렸다. 지방공기업 설립 및 운영기준이 개정되면서 경기도와의 협의 및 ‘용역결과 검증심의회’ 구성 등의 절차이행으로 주민공청회가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시민연대는 사전 공론화 과정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이날 자리를 마련했다. 하지만 지난 8월에 마무리된 공사설립 타당성 용역보고서를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코자 했던 공개토론회 석상에는 사정이 있다며 안성시와 용역업체 관계자가 참석하지 않았다.
| ▲ 13일, 안성시민연대는 최근 주요의제로 떠오르고 있는 안성도시공사 설립과 관련한 ‘시민토론회’를 열었다. 권용일 시민연대 공동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회에는 패널 4명이 참석했다. 왼쪽부터 송숙 안성천살리기시민모임 공동대표, 강병권 안성시민연대 부설 안성시예산조례연구회 회장, 권용일 시민연대 공동대표, 손종필 서울지역풀뿌리시민사회단체네트워크 예산위원장, 최현주 안성시의회 운영위원장. © 안성신문 | |
“황 시장 공약관철을 위한 주문자용 맞춤형 용역”
안성시는 도시공사 설립의 타당성을 진단하기 위한 조사·연구 용역을 두 차례 실시했다. 시는 지난 2009년 1월과 2012년 8월에 용역보고서를 제출받았는데, 이 두 개의 보고서는 상반된 결과를 내놓았다. 2009년에 보고된 검토서의 핵심내용은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안이 사업자금 확보에 큰 변수가 될 수 있고, 향후 5년 간 누적적자도 2천억 원으로 추정되는 등 경영수지 악화가 우려되므로 공사설립을 재검토하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3년 후 다시 진행된 이번 용역결과에서는 세계경제의 위축과 국내 건설투자 경기가 어렵다면서도, 공도도시개발사업에서 42.5%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등 최소한의 사업으로 출발하면 공사설립이 지역발전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것이라는 진단이었다.
이에 대해 이날 토론자들은 부동산 경기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건설투자 중심의 사업을 계획하면서, 이번 보고서는 부정적인 경제전망 속에 긍정의 결론을 도출하는 모순을 보이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강병권 안성시예산조례연구회 회장은 “유로존의 위기 등 세계경제의 불확실성과 부동산 시장의 장기침체는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라며, “특히 3년 전과 비교해서는 오히려 경제위기의 파고가 더 높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이번 용역보고서는 “공사설립을 전제로 한 짜맞추기 식 결과 도출이라는 의혹을 갖기에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서울지역 풀뿌리시민사회단체 네트워크 손종필 예산위원장도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치고 있고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도 3.2%로 하향 발표되고 있는 마당에 5천억 원 정도의 살림규모에 인구 19만인 안성시에서 과연 공사설립이 필요한지 의문스럽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른 지역에서도 타당성 조사가 대부분 형식적으로 이뤄진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이번 안성의 타당성 보고서 역시 앞뒤가 안 맞는 것이었다”며, “안성시장의 공약을 어떻게 관철할 것인지에 대한 주문자의 맞춤형 용역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낙관적인 전망 신뢰 못해… 수요추정의 오류
공공부문의 투자가 공익성과 안전성을 우선해야 한다는 원칙에 비춰서도 택지개발과 산업단지 조성사업 등 부동산 개발에 치중한 안성도시공사의 사업은 근본적으로 위험성이 높다는 제기도 있었다. 지방공기업은 수자원공사나 도로공사 등과는 달리 공익성과 독점성을 담보할 수 없어 수익구조를 갖는 데 한계가 있고, 실제 다른 지역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원금과 이자가 환수되지 않을 때는 예산낭비는 물론 재정파탄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공사설립이야말로 가장 보수적인 잣대를 갖고 신중한 판단을 내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번 용역에서 구체적인 근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우선순위 사업의 흑자를 전망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강병권 회장은 “이번 용역보고서의 우선순위 사업은 (용역업체의) 자체 사업성 분석내용이 없는 시의 분석자료에 기초한 검토로, 이를 인용한 결론의 도출은 오류”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공도도시개발사업만 보더라도 “토지의 강제수용과 분양률 80%를 가정했고, 사업 시작 2년 만에 현금유입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었는데, 이는 사업방법과 분양률, 사업기간 등의 다양한 변수를 단수로 적용한 것”으로, “이에 기초해 사업성이 있다는 결론은 신뢰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손종필 위원장은 “용인 경전철 사업의 문제는 잘못된 수요추정부터 시작됐다”며, “경기도시공사조차 높은 미분양률을 보이는 상황에서 대규모 인구유입의 요건이 없는 안성지역의 분양률을 80%로 잡은 것은 잘못된 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분석으로 여겨진다”고 전했다. 최현주 안성시의회 운영위원장도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는 안성에서의 택지개발수요는 한계가 있다”며, “안성시는 기업유치와 최근의 주택가격 상승세 등을 이유로 분양률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지역 내 수평적 이동수준을 크게 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개발수요, 직제 조정만으로도 감당할 수 있어
도시공사가 설립되면 기본적으로 조직유지 차원에서라도 개발사업을 만들 수밖에 없어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는 문제제기도 나왔다. 때문에 안성의 개발수요 등을 감안하면 공사를 설립하는 것보다는 현재의 공영개발팀이 됐든 일부 직제 조정을 통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손종필 위원장은 “많은 지자체에서 우후죽순으로 공사설립에 나서는 것은 행정기관이 인·허가권의 우월적 지위를 갖고 있는 데다 상대적으로 차입규제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공사가 적자를 면치 못하거나 부정부패의 온상이 되고 있다”며, “특히 공사가 설립되면 사업이 없어도 조직은 유지돼야 하기 때문에 조직을 위한 사업을 만들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안성의 경우 “필요하다면 과 단위 직제개편 등을 통해 공영개발을 수행하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며, “지자체는 한 번 재정악화의 길에 빠지면 헤어나기 어려운 만큼 직접투자가 과다한 사업이야말로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전했다.
강병권 회장은 “지자체 간의 경쟁구도 속에 공기업은 공익성과 독점성을 동시에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다”며, “근본적으로 시민의 세금을 갖고 법인을 설립해 경영사업에 뛰어들겠다는 발상은 비상식적인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또 “안성시는 지방재정의 부실을 가져올 가능성이 큰 공사의 설립에 앞서 현재 벌여놓은 안성맞춤랜드와 가사동 버스터미널 등의 사업 정상화 방안부터 찾는 게 순서”라고 직언했다.
송숙 안성천살리기시민모임 공동대표는 “지방공기업의 주요 키워드가 부실경영, 전문성 부족, 인사비리 등이었다”며, “50% 이상이 적자구조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시의 공사설립 강행의지는 황은성 시장 공약이행이라는 정치논리가 개입된 행보”라고 주장했다. 또 “지역의 환경적 측면을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토목사업 중심의 개발이 이뤄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본다”며, “시는 공사설립을 구체화하기 전에 공론화 과정부터 갖는 게 순리”라고 덧붙였다.
최현주 시의원도 “공사설립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가 많다”고 전하면서, “개발수요나 수익성에 대한 명확한 근거 제시도 없이 이를 밀어붙이는 것은 재정파탄을 예고하는 행위에 다름없다”고 밝혔다. 때문에 “사회적 합의를 통해 요구되는 사업은 지금처럼 공영개발팀에서 특별회계를 운용해 시행하는 것이 예산낭비 요인을 최소화할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이라고 제안했다.
아울러 이날 시민토론회에 함께 한 이인동 씨는 “시가 도시개발이라는 낡은 도그마에 갇혀 공사설립을 밀어붙이는” 데 대한 우려를 표하며, “보다 실증적인 사례를 근거로 시민사회가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남경우 씨도 “안성시가 더이상의 행정력과 예산을 낭비하지 말고 도시공사 설립계획을 백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상순 기자 36519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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