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결되었던 시민회관 부지가 다시 의회에 상정되면서 편법으로 예산까지 편성됐다. 시민회관 부지에 대한 시의원들의 최종 의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안성시가 시민회관(복합교육문화센터)을 신축하기 위해 지난 1일 안성시의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현수동 80번지 일원의 부지를 일부 축소해 다시 상정하면서 동시에 토지보상비 80억원, 실시설계비 20억원, 감리비 5억원 등 총 105억원을 편성해 편법 예산편성 논란이 일고 있다.

안성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위원장 이수영)는 지난 23일 문화체육관과의 내년 예산 심사에서 시민회관 신축 부지를 결정하는 절차인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이 상정되면서 동시에 예산이 편성된 것은 절차상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먼저 시민회관 부지를 결정하는 공유재산관리계획변경안이 의회에서 최종 의결돼야 부지가 확정돼며, 안성시는 의회가 부지를 의결한 후에 부지를 매입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

그러나 안성시는 시민회관 부지를 확정하는 공유재산관리계획변경안을 의회가 의결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이미 현수동 80번지 일원으로 결정된 것으로 간주해 예산까지 앞질러 편성했다.

따라서 안성시가 시민회관 부지와 관련해 절차를 무시한 채 편법을 동원해 예산을 편성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신동례 의원은 지난 23일 문화체육관광과 예산심사에서 “시민회관 신축부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는데 예산이 편성됐다. 상임위원에서 통과되면 의회를 통과한 것이냐. 아직 의결된 것이 아니다. 그런데 예산이 편성돼 있다”면서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이 통과된 이후에 예산이 편성돼야 맞다”고 지적했다.

이어 “절차상 문제가 생겼다.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이 부결된지 20일만에 다시 올린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절차상 하자가 있는 것을 승인하면 안 되는 것 아니냐. 공유재산관리계획안 절차가 끝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임길선 과장은 “공유재산관리계획안과 예산안이 동시에 올라온 것은 절차상 잘못된 것이다.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이 통과된 후 예산이 편성돼야 한다”면서 “2016년 6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후보지 선정에만 2년 3개월이 걸렸다. 본예산에 편성돼야 추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시민회관 부지에 대해서도 지적이 잇따랐다.

신동례 의원은 “시민회관 건립추진위원회의 마지막 회의록을 보면 도기동 여성회관 인근이 26명중 17표를 얻어 확정됐다. 회의록에는 여성회관 인근이 아니라 도기동 여성회관 인근이라고 되어 있다. 도기동이면 1안(안성시가 여성회관 인근으로 정한 후보지 5곳 가운데 여성회관 바로 옆 부지)이다”면서 “지난 2월 14일 업무보고에서도 집행부는 도기동 여성회관 인근이라고 했다. 속기록에도 여성회관으로 나와 있다. 그런데 어떻게 5안(현수동 기철상사 옆)으로 결정이 됐느냐. 그리고 부지면적도 2월 업무보고 당시 (약)3만㎡였다. 그런데 평수(4만1,508㎡. 1만2,556평)가 늘어났다면 위치가 변경된 것이다. 위치와 면적이 변경됐는데 왜 보고를 안했느냐. 최종 부지 선정은 누가 했느냐”고 지적했다.

유지성 부의장도 “시민회관은 지난 1일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그런데 보름도 안 돼 다시 상정되고, 105억원의 예산이 편성됐다”고 지적하며, 도기동 여성회관 인근으로 결정된 시민회관 부지가 현수동 기철상사 옆으로 결정된 것에 대해 “미양면에서 대덕면으로 간다면 이해가 되느냐”고 지적했다.

이수영 위원장도 “의원들의 말은 여성회관 인근으로결정돼 그 주변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왜 현수동으로 결정됐는지에 대해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안성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위원장 박재균) 지난 22일 시민회관 신축 부지를 결정하는 ‘공유재산관리계계획 변경안’을 의결했다. 그러나 산업건설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시민회관 신축 부지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지난 의회처럼 본회의에서 다시 상정돼 표결까지 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관련기사 3면)

황형규 편집국장 mirhwang7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