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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제목 : 안성시, 각종 위원회 관리 ‘구멍’
작성자 : 안성신문 작성일 : 2014-04-03
안성시, 각종 위원회 관리 ‘구멍’
‘주민참여기본조례’ 입법취지 무색
박상순 기자


안성시는 현재 100개(비상설 포함)의 각종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옥상옥(屋上屋) 논란이 제기된 지 오래지만 오히려 해를 거듭할수록 그 수는 늘어나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에는 주민자치 실현이라는 대의에 기반해 주민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한 관련조례가 최현주 시의원의 발의로 제정됐지만, 입법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안성시민연대 예산조례연구회(회장 권용일)가 시의 모든 위원회 위원구성을 자체 분석해 그 결과를 발표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시가 ‘안성시주민참여기본조례’에 반하는 ‘위법’을 감행하며 그 취지를 크게 훼손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단체는 지난 2월 말 새로 위촉된 ‘주민참여예산위원회’ 위원 중 자격이 없는 사람이 위원장에 선임되는 일까지 벌어졌다며 이를 원천 무효화하고 재위촉할 것을 공식 요청하기도 했다.
 
지난해 6월 20일 제정된 ‘주민참여기본조례’에서는 시에 설치된 각종 위원회 구성 시 ‘법령과 다른 조례에서 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공무원의 수가 3분의 1을 초과할 수 없으며, 주민 1명이 위원회 수 3개를 초과하여 위원으로 참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조문만 그대로 보자면 ‘법령과 다른 조례에서 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이라는 단서조항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아직 각종 위원회 운영 등을 담은 수많은 관련조례가 일괄 수정되지 않아 적용범위를 두고 해석의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성시 역시 조문이 갖는 오류에 앞서 이 조례의 입법취지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그것은 각종 위원회가 시의 주요정책과 사업 등에 대한 의사결정의 합리성과 공정성을 높이고 행정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기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조례에서는 시민사회의 다양한 참여확대를 보장하기 위해 위원회 구성 시 공모절차를 밟도록 했고, 특정인이나 단체가 수개의 위원회에 복수로 참여하는 것을 막고자 구체적으로 3개 위원회를 초과할 수 없도록 명시했다.
 
그러나 안성시민연대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주민참여기본조례’ 제정 이후에도 이미 3개 이상의 위원회에 참여하는 특정인을 또 다른 위원회 위원으로 위촉하는 일이 이어졌다. ‘여성발전위원회’ 등 무려 10개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던 진모 씨는 지난해 9월과 올해 1월에 ‘4-H후원회’와 ‘공공근로사업추진위원회’에 추가 위촉됐다. 역시 ‘경제발전자문위원회’ 등 10개 위원회에서 활동 중이던 이모 씨도 지난해 11월에 ‘기업유치위원회’와 ‘체육진흥협의회’에 또다시 이름을 올렸다.
 
지난 2월 말 새로 위촉돼 구성된 ‘주민참여예산위원회’에도 위원 공개모집 시 ‘3개 위원회 초과 불가’라는 단서를 달아 공고까지 냈지만 이미 3개, 10개 위원회에 참석하던 이들이 다시 위촉되며, 위원장과 분과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다. 이처럼 ‘주민참여기본조례’ 제정 이후 당연직 공무원과 시의원을 제외하고 3개 위원회를 초과한 중복참여로 자격이 없는 일반인만 14명(21건)이 새로 위촉된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위원회를 총괄 관리하는 행정팀에서는 1년에 두 번씩 위원회별 개최수와 인원변경 내용 등을 취합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민참여기본조례’가 발효된 이후에는 위원회를 신설하거나 또는 임기가 끝나 위원을 새로 위촉할 경우, 반드시 사전에 협의할 것을 각 부서에 요청했다고도 했다. 하지만 긴밀한 협조체계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더욱이 위원회 인원구성의 일부 변동사항이 생겼을 때는 대부분의 부서에서 조정내용을 알리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각종 위원회의 데이터베이스가 제대로 구축될 리 없다. 결과적으로 3개 이상의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이 자격기준이 제한된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지해 공모절차 등에 응하지 않는 것을 바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상위법 또는 관련조례에 따라 수많은 위원회가 생겨나고 관련예산이 지출되고 있지만 관리는 무방비 상태인 것이다.
 
‘주민참여예산위원회’만도 담당부서에서 위원 위촉 전 중복참여 여부를 알아보기 위한 내부 확인과정이 있었으나 잘못된 정보가 전달되며 절차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 행정팀 관계자는 “‘주민참여기본조례’의 입법취지를 살려 불명확한 규정을 개정하고, 효율적인 위원회 관리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한 세부사항을 규칙 등에 담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예산팀 관계자는 “문제가 지적된 뒤 주민참여예산위원회 위원장은 기존에 참여하던 열린시책협의회에서 해촉을 통보한 상태”라고 전하면서, “이후 위원회 개최 시 상황을 설명하고 재위촉 절차를 밟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2010년 78개가 운영되던 안성시 각종 위원회는 2011년 85개, 2012년 90개, 2014년 3월 말 현재 100개 등으로 해마다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박상순 기자 36519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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