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성시민연대 ::::::::::::

▲ 지난 25일 저녁 안성을 찾아 학부모들을 만난 경기도교육청 김성천 장학사가 이재정 교육감의 교육정책을 설명하고 있다. © 송상호

“안성에서도 고교평준화가 가능한가”라는 한 학부모의 질문에 지역을 방문한 김성천 장학사(경기도교육청 정책기획관실)는 “설문조사 결과, 안성주민 70%가 고교평준화를 찬성하면 가능하다”고 했다.


“지역 고교평준화, 주민 의지만 있다면…”

“설문결과를 바탕으로 안성 교육장에게 요구하고, 지방의회와 도의회가 승인하는 절차를 밟는다면 안성에서도 고교평준화를 시행할 수 있다”고 김 장학사는 덧붙이면서, “문제는 주민들의 의지”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고교 비평준화 지역인 안성에선 소위 성적이 딸리는 학생들은 안성시내에서 시골학교로 통학을 해야 했고, 심지어 타지로 나가야 하는 등 여러 문제가 있어왔다. 현재 고교평준화 지역이 아닌 안성에서 김 장학사의 발언은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25일, 안성 학부모들의 모임인 ‘우리 아이들을 위한 모임(우아한모임, 회장 최혜경)’이 안성천살리기시민모임 사랑방에서 김 장학사를 초대해 경기교육에 대한 설명을 듣는 자리에서 나온 이야기다. 안성의 학부모와 일선교사 등 30여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이재정 교육감의 교육정책은 이렇게

김 장학사는 먼저, “이재정 교육감은 ‘권위적인 의전 타파’를 실천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학생 중심의 교육실현에 주력하고 있다”며 “9시 등교는 그에 따른 한 작품”이라고 일러줬다. “수많은 논란 속에서 9시 등교제가 이루어졌다”며 지난 시절을 회고하기도 했다.

“일선교사들이 교사 본연의 업무(학생 생활지도, 학급운영 등)를 잘할 수 있도록 행정실무사를 투입하는 등 기틀을 마련하는 데도 노력을 기울였다”고 했다. 하지만 “업무 총량을 줄이지 않는 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도교육청부터 조직을 슬림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이것이 80여명의 인력을 줄여 지역교육청으로 파견한 조직개편”이었다고 설명했다.

“신규교원 임용고사에서도 예전과 달리 지필평가 위주에서 면접을 중요시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이는 “공부만 한 교사가 현장을 모르고 일선학교에 나가 학생들과 혹은 지역사회와 제대로 호흡하지 못하는 폐해를 줄이기 위함”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아울러 “상향식 승진구조에서 벗어나 동료평가 강화와 심층면접 등의 방식을 통해 교장과 교감에 대한 선택권은 단위학교로 내려와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이를 위해 “초빙형 제도를 늘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재정 교육감의 역점사업으로는 ‘마을교육 공동체’를 꼽았다. 교육을 중심으로 학교, 자치단체, 교육청, 시민사회, 주민 등이 연대하는 지역 중심의 협력·협동·특성화 교육체제를 실현하자는 것으로, 이를 위해 진로교육을 할 수 있는 ‘꿈의 학교’와 퇴임학교, 교직원 등을 인재풀로 삼는 교육자원봉사센터를 운영하고, 학교 매점 운영 등을 통한 교육협동조합 활성화를 꾀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국가가 책임져야 할 누리과정 예산 부담에 따른 재정문제와 국가 위임사무가 50% 정도를 차지하면서 가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한계 얘기도 나왔다. 재정문제 타개책을 묻는 한 시민의 질문에는 “교육부가 누리과정 재원확보를 위해 지방채를 추가 발행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것은 미봉책일 뿐”이라며, “국가가 책임지는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한 교사는 “재정문제 타개를 위한 범도민 협의체를 구성해 정부를 압박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수능 위주의 입시준비 시대는 지나갔다”

한 학부모가 “수능위주 입시준비를 어떻게 보느냐”고 물었다. 김 장학사는 “요즘 대세는 수능위주가 아닌 면접위주, 정시보다 수시”라며 “수능위주의 입시준비는 요즘 트렌드에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 “최고의 입시전략은 정규수업의 변화(토론수업 강화 등)”라고 그는 강조했다.

혁신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한 학부모는 “혁신교육과 입시교육, 모두를 강조하는 바람에 아이가 이중으로 부담을 느낀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그러자 그는 “혁신학교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인근학교에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것이 목적이다. 혁신학교가 갑자기 늘어나면서 질적 관리가 부족한 측면이 있다”면서, “지속적인 질 향상이 담보되도록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한 시민이 “경기도는 어느 도처럼 무상급식 걱정은 안 해도 되는 거냐”고 묻자, 김 장학사는 “남경필 지사와 이재정 교육감이 그것만큼은 확고하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웃음으로 응수했다.

학부모들은 이밖에도 ▲폐교위기에 놓인 작은학교에 대한 지원 확대, ▲비현실적인 교원 평가문항에 대한 검토 개선, ▲학교 정책제안에 학부모들의 참여를 활성화할 수 있는 제도 및 지원 강화, ▲학교 상담교사 인력 증원 등을 주문했다.

이날 모임을 주최한 우아한 모임은 우리 아이들이 행복을 유보하지 않고 오늘을 살아갈 수 있길 희망하면서, 앞으로도 함께 고민하고 실천하는 장을 만들어나갈 예정이다. 모임 참여 문의 : 우아한모임 회장 최혜경(☎ 010-2636-4415).

송상호(더아모의 집 목사, http://cafe.daum.net/duam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