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4년 전 중앙로에 심은 섬잣나무가 말라 죽어가고 있다. © 안성신문 |
지역 도심 가로수가 말라죽는 등 고사목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안성시는 명확한 원인규명을 하지 못한 채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시는 2011년, 중앙로(봉산로터리-석정파출소) 일원에 섬잣나무 44그루를 심었다. 이곳은 전선지중화 등 경관개선사업이 대대적으로 시행된 구간이다. 도로사업 후 애초 회양목과 영산홍, 눈주목 등을 식재했다 가로수 기능을 하는 나무가 필요하다며 추가로 심어졌다.
그런데 올 2월께부터 일부 나무가 타들어가는 현상을 보이더니 지금은 고사목까지 나타나며 피해가 확산 추세에 있는 것. “말라가는 가로수를 모니터링하면서 원인을 찾고자 했으나 아직까지 규명을 못했다”는 게 시 관계자의 말이다. “보통 식재한 뒤 1, 2년 사이에는 나무도 몸살을 앓아 약 20~30% 고사하는 경우가 있지만, 4년이 넘어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당황스럽다”는 설명이다. “안성여중 앞 공원의 섬잣나무가 잘 자라는 것에 비춰보면 토양 등의 생육여건과 환경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상황이 이러하자 시는 우선적으로 나무병원에 의뢰해 검증과정을 거친 뒤 후속조치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도심을 관통하는 대로인 데다 경기도체육대회도 앞두고 있어 빠른 시일 내 원인진단을 거쳐 일단 고사목을 베어낸 뒤, 추후 필요하다면 수종교체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시민들이 꼽는 예산낭비 요인 중 하나가 바로 가로수 식재다. 이유 없이 수종이 교체되는 것도 문제지만, 사전에 식재구간별 토질의 특성을 살피고 좁은 도심과 외곽도로 등 상황에 맞는 가로수를 적정하게 선정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다. 기후변화로 가로수조차 살기 힘들어진 세상이 됐다.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체계적인 조성·관리계획을 마련하는 것이 시민의 세금을 허투루 쓰지 않으면서 생명 있는 나무를 배려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박상순 기자 3651939@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