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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제목 : 안성시, 대형마트 영업규제 ‘보류’
작성자 : 안성신문 작성일 : 2012-09-24
안성시, 대형마트 영업규제 ‘보류’
“최소한의 역할 방기는 기대 저버리는 행위”
박상순 기자
안성시가 관내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의 영업규제 내용을 담은 ‘전통상업보존구역 지정 및 대규모·준대규모 점포의 등록제한 등에 관한 조례’ 개정안의 심의를 보류했다. 시는 지난 8월 관련 개정조례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조례규칙심의회를 거쳐 시의회에 상정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잇따르는 영업제한 취소 소송에서 대형마트가 승소하는 사례가 늘자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최근 수원지법 행정1부(부장판사 장준현)는 이마트 등 대형마트 5개사가 군포시를 상대로 낸 ‘영업시간제한 및 의무휴업일 지정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대형마트의 영업규제와 관련, 자치단체장의 행정처분 재량권을 강행 규정하고, 대형마트 측에 사전 통지 및 의견제출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것은 위법하다는 판결이다. 여기에 법원은 주변의 상권에 대한 고려 없이 모든 대형마트와 SSM에 일괄 적용하는 것도 문제라고 판시했다.

상황이 이러하자 안성시는 관련 개정조례안을 조례규칙심의위원회에 상정하지 않고, 사태추이를 관망하고 있다. 현재 국회에서 대형마트 영업규제 내용을 담은 상위법인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이지만, 앞서 한국체인스토어협회가 대형마트 영업제한의 부당성을 제기하며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등 복잡한 구도도 얽혀 있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각 지자체들의 소송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최근의 법원판결이 긍정적이지만은 않아 일단 심의를 보류하게 되었다”며, 특히 “관련조례에는 전통상업보존구역의 지정을 전통시장으로부터 1㎞ 이내 범위로 제한하고 있어 이 역시 논란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즉 이 조항을 적용할 경우, 크게 대별되는 이마트는 규제대상에 포함되지만 롯데마트는 제외될 수 있다.

따라서 경기도 내 10여 개의 지자체에서 관련소송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는 가운데, 상위법의 개정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헌법소원 결과는 내년 상반기에나 나올 것으로 예상돼 대형마트 규제를 둘러싼 공방전은 좀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그러나 안성시가 골목상권 보호를 위한 조례개정에 주춤거리자 일부의 반발도 제기되고 있다. 명동상가의 한 주민은 “중소상인들의 고통을 덜어줄 대책마련이 시급한 데도 시가 심의 자체를 보류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는 형국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재래시장을 살려야 한다는 대의에 진정성을 보이려는 최소한의 노력은 보여야 할 게 아니냐”면서, “이후 상황이 변화하면 현실에 맞게 조례는 다시 개정하면 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안성시민연대 권용일 공동대표는 “현재의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시가 재래시장과 골목상권을 보호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어떤 형식으로든 입장을 갖고 움직이는 게 순리”라면서, “대형마트 측과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내든, 자율휴업을 권고하든 최소한의 역할도 방기한 채 눈치만 보겠다는 발상은 지역상인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박상순 기자 36519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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