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예술이 살아 있는 인구 19만의 도시 안성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안성 남사당을 비롯한 전 세계 43개국의 민속 공연단과 국내 2,000여명의 공연단이 참가해, 전야제를 포함해 15일간 펼쳐진 2012안성세계민속축전이 지난 14일 폐막되었다.
▲ 안성맞춤랜드내 축제장에서 거리공연을 하고 있는 해외 공연단.
문화를 통해 서로 교류하고 하나 되는 화합을 도모하는 문화올림픽이자, 안성의 문화예술을 널리 알림은 물론이고, 안성의 문화산업 활성화와 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지난 2006년부터 준비해 지난해 프레축전을 거쳐 진행된 올해 축전은 목표 관람객 65만명 돌파를 이루어 낼 것으로 전망되는 등 외형적인 면에서는 지난해와는 다르게 뚜렷한 성과를 거두었다.
이번 민속축전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43개국 해외 공연단의 공연은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게 한 원동력이었으며, 행사장 곳곳에서 펼쳐진 다양한 체험과 이벤트도 효과를 거두었고 이를 바탕으로 농산물 판매액도 5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성과를 거두었다.
그렇지만 한편에서는 내 평생 단 한 번의 축제인 이번 민속축전이 안성시민들 입장에서는 시내 공연이 거의 활성화 되지 않았던 점, 해외 공연단이 안성에서 숙박을 하지 않았던 점, 제대로 된 기념품 하나 없었던 점 등을 들어 안성 지역 경제에 주는 효과는 외형적 성과에 비해 미미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지적은 지난해에 비해 소요된 예산이 두 배에 이르고, 기간도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점과 맞물려 설득력을 얻고 있다. 따라서 안성시가 앞으로 이번 축전의 외형적 성과를 어떻게 안성 문화산업의 발전과 경제 활성화로 이끌어 낼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즉 이번 축전이 단지 일회성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안성문화산업 발전과 경제 활성화를 위한 하나의 디딤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안성시민의 지배적인 여론이기때문이다.
한편 이번 민속축전은 지난 14일 폐막식과 함께 마무리 되었으며 다음 세계민속축전은 4년 뒤인 2016년에 미국에서 열린다.
안성시와 조직위원회에서는 이번 축전기간 동안 펼쳐진 관람객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와 공연을 준비했는데, 축제장의 다양한 모습을 살펴봤다.
안성 남사당, 경쟁력과 인기 재확인
이번 민속축전의 주인공은 뭐니 뭐니 해도 해외 43개국 공연팀과 안성 남사당 공연이었다.
▲ 남사당공연이 이번 축제에서 가장 인기가 높았다. 특히, 공연장에는 외지에서 안성을 찾은 관람객들이 많았다.
행사장 곳곳에서 펼쳐진 해외공연팀의 민속공연은 각기 다른 문화 속에서 만들어진 각국의 공연이 비록 언어는 다르지만, 문화로 하나 될 수 있음을 보여줬으며, 해외공연팀은 최선을 다한 공연으로 관람객들을 즐겁게 했다.
이에 관람객들도 공연예절을 지킴은 물론이고 친절한 모습으로 해외 공연팀을 맞이해 해외 공연팀의 대한민국과 안성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남겼다. 또한 매일 열린 해외공연팀을 퍼레이드는 많은 관람객에게 볼거리와 함께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특히 안성 남사당 공연이 있는 자리에는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관람객들이 만원을 이루어 안성 남사당의 경쟁력과 인기를 다시 한 번 실감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조선시대에 탄생한 우리나라 최초의 대중연예집단으로 재담과 해학, 익살, 사회비판의 요소를 가지고 있는 서민적이며 대중적인 남사당 공연은 안성이 자랑하는 문화이며, 이번 민속축전이 있게 한 원동력이었다.
해외 공연팀들도 안성 남사당 공연에 대해 “환상적”이라는 반응을 보일만큼 인기가 좋아 안성문화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은 이번 축전의 최대 성과중 하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앵콜 요청 빗발친 7080 청춘쇼, 관람객 불러 모아
매일 저녁 주공연장에서 열린 신안성 문화장터 프로그램도 관람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모았는데 특히 지난 7일 열린 7080청춘쇼는 관람객들로부터 앵콜요청이 빗발쳐 결국 13일 앵콜공연을 하는 등 관람객을 유인하는데 큼 공헌을 했다.
7일 열린 청춘쇼에는 김도향, 유익종, 남궁옥분 등 70년대와 80년대 큰 인기를 모았던 대중가수들이 출연해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에 민속축전 조직위원회와 안성시에서는 7080청춘쇼의 앵콜 공연을 13일 하기로 결정했다. 13일 메인무대에서 펼쳐진 앵콜공연에서는 ‘천상재회’의 최진희, ‘내 하나의 사람은 가고’의 임희숙, ‘이 거리를 생각하세요’의 장은아, ‘편지’로 유명한 어니언스의 임창제 등 인기 7080 가수들이 참여해 관람객들에게 진한 향수와 감동을 선사했다.
7080청춘쇼가 40대와 50대 이상을 위한 공연이었다면 13일 오전에는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있는 인기 아이돌 그룹 ‘엠투엠’이 메인무대에서 공연을 펼쳤다.
‘엠투엠’은 뮤인트엔터테인먼트 소속3인조 남성아이돌 그룹으로 청소년들을 위해 진행된 청소년 스타킹에 특별출연하여 ‘새카맣게’ ‘플라이하이’ ‘세글자’란 곡으로 공연을 선보였다.
시내 상인은 울상, 해외 공연팀 숙소도 용인
이번 민속공연에서 가장 아쉬운 대목으로 평가되는 것이 안성시내에서의 공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시내 상인들의 경우 축제로 인한 매출 상승은커녕 오히려 장사가 안된다고 울상을 지었다.
특히 1,200명에 달하는 해외공연팀의 경우에도 숙소가 안성이 아닌 용인에 있으므로 인해서 시내에서도 해외공연팀이 관광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에 따라 시내에서는 해외공연팀 수박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를 누리지 못했을 뿐만아니라 축제분위기를 느끼기보다 주말의 경우 오히려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까지 보이기도 했다.
당초 안성시와 조직위원회에서는 이번 축전기간 동안 안성맞춤랜드 공연장에 45만명, 시내 15만명의 관람객을 목표해 안성맞춤랜드뿐만 아니라 시내 공연도 활성화해 시내 상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 축전을 진행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시내공연은 대다수의 시민들이 하는지도 모르는 채 지나갔고, 시내 상인들은 “오히려 매출이 떨어졌다”며 울상을 지었다. 이에 축전 조직위원회에서는 시내 명동거리에서 공연을 하는가 하면 지난 9일에는 안성시민회관 대강당에서 ‘9988실버콘서트’를 개최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시내상권이 위축된다는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았고, 조직위원회에서는 지난달 30일 전야제 참가인원과 지난 6일과 7일 열린 죽주문화제 참여인원까지 이번 민속축전 시내관람객 수에 포함시키는 등 숫자 맞추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안성시민 전체가 하나가 되어 성원하고 즐겼어야 할 축전이 시내상인들을 비롯한 시민들의 외면과 눈총 속에 치러져 많은 아쉬움을 주었다.
안성마춤쌀·농산물 최고, 가마솥 비빔밥 만들기
안성시가 이번 민속축전을 안성 농산물 홍보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대형 가마솥을 사용해 비빔밥을 만드는 행사를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 전통가마솥에 1,000명분의 비빔밥을 만들고 있다.
지난 7일 휴일을 맞아 축제장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안성시장, 시의회의장, 농협시지부장, 행사 참가자들과 함께 안성장터 내에 설치된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45호로 지정된 장인이 만든 대형 전통가마솥에 1,000명분의 비빔밥 만들기 행사를 진행해 많은 호응을 얻었다.
안성마춤 햅쌀 1가마와 안성지역에서 생산된 싱싱한 로컬 푸드 농산물을 재료로 사용해 안성 농산물의 우수성을 널리 홍보하기 위해 기획된 이번 행사에 관람객들은 긴 줄서기도 마다하지 않으며 큰 호응을 나타냈다.
또 비빔밥을 먹어본 시민들도 “밥맛이 꿀맛 같다”며 만족감을 표시했고, 이에 안성시에서는 지난 13일 올해를 상징하는 2,012명분의 비빔밥 만들기 행사를 추가로 진행해 주말을 맞이하여 축전장을 찾은 관람객들의 눈과 입을 즐겁게 했다.
황은성 시장은 “오늘 여러분께서 드신 비빔밥의 쌀은 전국 최고의 안성마춤 명품 쌀로 만든 밥맛을 오래도록 기억해 주고, 벼농사에 종사하는 농업인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적극 애용해 달라”고 강조했다.
안성 음식 맛있어요, 향토음식경연대회
안성의 향토음식을 발굴·육성하는 것은 물론이고, 관람객들에게 안성 농특산물로 만든 음식의 우수성을 알려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안성향토음식 경연대회’가 펼쳐졌다.
▲ 향토음식 경연대회가 열려 관람객들의 입을 즐겁게 했다.
지난 3일 안성맞춤랜드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는 관내 일반음식점 및 개인, 다문화부 총 25개 팀이 참가하여 안성의 농·특산물로 음식을 만들어 솜씨를 겨루었다.
특히 부대행사로 안성 향토음식인 ‘안성국밥’ 무료 시식회를 열어 1,000여명의 관람객이 참가해 좋은 반응을 얻는 등 안성의 음식문화를 홍보하는데 크게 일조했다.
경연대회에서는 대림쌈밥(대표 이순혁)의 ‘인삼코다리 양념구이’가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고, 최우수상에는 “한우초우탕”을 출품한 태평관(대표 성경희)과 “사이좋은 소고기말이”를 출품한 일반인부 이선우씨가 선정되었다. 또 “찹수이”를 출품한 다문화부 나바라메칠린엠, 미롤린(필리핀)씨도 최우수상에 선정되었으며, 이외에도 우수상 3팀, 장려상 4팀 등 총 11팀이 수상했다.
안성경제에 도움되는 축제가 되어야, 장단기계획 필요
안성세계민속축전을 하는 이유는 문화를 통한 안성홍보와 시민들이 즐기기 위해서이지만, 근본적으로 문화가 산업이 될 수 있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축전과 관련해 안성시가 이번 축전을 안성문화산업 활성화와 안성경제활성화를 위한 장단기계획을 가지고 진행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즉 안성시가 이번 축전의 외형적 목표인 관람객과 입장료 수입, 농산물 판매액만 가지고 성공한 축제로 평가하는 것은 성급하고 단편적인 평가라는 것이다.
단기적으로 보았을 때도 이번 축전을 통해 외지에서 온 관람객에게 안성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알리고 안성 농산물을 홍보했느냐는 물음이 나오고 있다.
본지에서 이미 지적한바와 같이 축제장에서는 안성의 대표적인 문화와 역사 그리고 관광거리를 알기 힘들었을 뿐만 아니라 남사당 공연을 제외하면 ‘안성다움’을 느끼기 힘들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또 이번 민속축전을 기억하고, 안성을 기억할만한 기념품 하나 제대로 상품화 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안성시 관계자등으로부터 벌써부터 내년 안성남사당 바우덕이 축제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안성시 관계자는 “올해 축전은 비교적 좋은 평가를 내릴 수 있다. 문제는 내년 안성남사당 바우덕이 축제다. 올해의 경우 70억원이 넘은 예산이 들어갔고, 많은 해외공연팀이 들어와 축제준비나 볼거리 면에 있어서 관람객들을 만족시켰는데, 내년에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와 관련해 문화예술계의 한 인사는 “안성시가 장단기적 안성문화산업발전 계획 속에서 이번 축전을 치렀어야 한다. 즉 이번 축전의 성과를 어떻게 문화산업발전으로 연계시킬지, 내년 바우덕이 축제는 어떻게 치룰 것인지에 대한 계획이 있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이번 축전이 일회성 축전으로 끝나지 않고, 안성문화산업과 안성경제발전에 도움이 되는 축전으로 남아야 이번 축전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봉원학 차장 bwh5722@kg21.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