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건시민센터가 고압송전선로가 암 발병과 관련이 없다는 주장은 연구 사실을 왜곡한 것이며, 정부의 연구 결과를 보더라도 암 발병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돼 변전소와 송전탑 천국인 안성에서도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안성에는 765kV변전소 1곳, 345kV변전소 1곳, 154kV변전소 3곳이 있으며, 345kV급 이상의 송전탑만도 157개에 달해 안성 대부분의 지역이 고압송전선로 피해지역이다.
따라서 안성시민들은 일상생활을 고압송전선로 인근에서 할 수 밖에 없어 항상 암 발병을 높이는 위험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지난 8일 서울대학교 연건캠퍼스 ‘고압송전선로 전자파의 건강영향 문제’에 대해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밀양의 765kV송전탑을 건설하면서 정부가 주장하고 있는 “자기장 노출정도에 따라 암 발병과 관련이 있다는 증거는 관찰되지 않았다는 결론은 왜곡”이라며 “전자파는 암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식경제부가 지난 8월 발표한 보고서인 ‘154kV/345kV 송전선로 주변지역의 암 유병 양상 생태학적 역학조사 연구’를 보면 고압송전선로에 노출된 67개 지역 주민의 모든 부위 암 발병 상대 위험도를 조사한 결과 남자의 경우 상대위험도가 증가한 곳이 35곳(52%), 여자의 경우 상대위험도가 증가한 곳은 27곳(40.3%)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고압송전선로에 노출된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남녀 모두 모든 부위 암발병 상대위험도가 증가한 곳이 많았다.
그러나 지식경제부가 분석방법을 왜곡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위암의 경우 50세 이상 남녀 모두에게 근접지역내 가구점유율이 높을수록 상대위험도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유의한 상대위험도를 보이는 소견이 관찰되었는 바 이는 송전선로 자기장 노출과 50세 이후의 위암발병도와의 관련성이 반증되지 않았음을 시사하고 있다”는 식으로 기술했다는 것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이러한 분석에 대해 “연구자들이 기본 통계분석의 원리와 반증의 의미를 반대로 해석해 착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일침을 가하며 “송전탑이 건설된 이후 기간 혹은 근접가구의 비율 내지는 자기장의 세기 등을 놓고 볼 때, 그 관련성이 없다는 가정은 대부분의 암에서 반증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특히, 1998년부터 2003년까지의 암 발생 자료를 법정동 단위로 변환하여 제공받아 조사지역과 대조지역 간의 차이를 분석한 결과 거의 모든 암에서 조사지역 발병율이 대조지역(일반 지역) 발병율 보다 높았다면서 “그것도 송전탑이 세워진지 15년 이상이 된 지역, 그리고 조사된 지역에서 실제 송전탑에 가까이 있는 근접가구 비율이 높은 지역의 경우 대부분 암 발병율이 높았다”고 분석했다.
또 환경보건시민센터는 고압송전선로에서 발생하는 극저주파 자기계를 잠재적으로 인체에 암을 일으킬 수 있는 매개체로 분류하고 있으며, 평균 이상의 노출을 할 경우 백혈병, 뇌암, 남성유방암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전자파 차폐시설을 갖춘 고압송전선로 지중화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고압송전계획 자체를 취소하기 어렵다면, 지중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면서 “고압송전선로의 지중화는 대도시에서는 이루어지고 있지만 농촌지역에서는 거의 반영되지 않고 있다. 2013년 8월말 현재 서울의 지중화율은 88.2%에 달하는데 반해 밀양이 있는 경남의 경우 2.7%에 불과해 33배의 격차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현재 인근 평택시에서 송전탑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도일동 지역은 송전선로 지중화를 추진하고 있다.
황형규 편집국장 mirhwang71@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