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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제목 : 칠장사, 혜소국사 추모다례재 봉행…5,150만 원 나눠

작성자 : 안성신문	작성일 : 2013-10-28

칠장사, 혜소국사 추모다례재 봉행…
5,150만 원 나눠

다례재 및 음악회, 하나의 지역문화제로 자리매김

황윤희 기자

청아한 가을 날씨를 보인 26일, 천년고찰 칠장사에서는 혜소국사·인목왕후 추모다래 괘불재가 열렸다. 오전 10시부터 열린 추모다례재에 참석한 불자들과 내·외빈들은 행사를 함께 하며 혜소국사의 자비의 정신과 인목왕후의 효에 대한 마음을 되새겼다. 또 저녁에는 희망나눔음악회가 개최돼 지역민들에게 격조 있는 문화향유의 기회를 제공했다.

▲ 지강 스님은 이날도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표현한 노래로 인사말을 마쳐 대중들에게 깊은 감화를 주었다. © 안성신문

거대한 괘불탱화가 내걸린 대웅전 앞뜰에서 열린 추모다례재는 세계 유네스코 국가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영산회 보존회 스님들의 범패의식으로 시작됐다. 혜소국사(972~1054년)는 안성에서 태어나 칠장사에서 출가, 칠장사에서 열반에 든 고려 초의 국사로, 나라에 가뭄이 들어 백성이 고통 받고 있을 때 금광명경을 강설해 그 힘으로 비를 내리게 했다는 유명한 설이 있다. 또 일곱 도적을 교화해 그들이 모두 도를 이루어 아라한이 되었다고 한다. 혜소국사는 특히 이미 당시에 무료급식소를 운영해 가난한 백성을 구휼하고, 홍제관을 통해 이웃과 소통하는 등 대중불교를 직접 실천한 것으로 귀감이 되고 있다. 현재 칠장사에는 보물로 지정된 혜소국사비가 있다.

아울러 인목왕후는 조선 제14대 왕인 선조의 비로서, 영창대군을 잃고 폐비의 위기에 몰렸을 때 칠장사로 피신해 있었던 인물로, 칠장사는 보물로 지정된 인목왕후어필 칠언시를 소장하고 있기도 하다.

칠장사는 이날 혜소국사의 자비의 삶을 본받는다는 의미에서 안성시에 2천만 원 상당의 사랑의 쌀(10㎏ 800포)을 전달했으며, 안성시민장학회에 1천만 원을 기탁했다. 또 죽산초, 광선초, 가온고 타마리타회 등에 장학금을 전달했으며, 죽산면 무료급식소에 600만 원을 지원하는 등, 총 5,150만 원의 나눔의 성금을 지역에 풀었다.

▲ 추모다례재는 세계 유네스코 국가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영산회 보존회 스님들의 범패의식으로 시작됐다. © 안성신문

이날 칠장사 주지 지강 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혜소국사의 삶을 본받으며 살아야겠다 노력하는데 이 정도밖에 못해 안타깝다”면서, “오늘을 통해 더욱 열심히 정진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전했다. 또 “칠장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교구 ‘효’의 본찰이고 인목왕후도 이 도량에서 효를 실천했었다”면서, “요즘 삶이 어렵다지만 효도만 하면 만 가지가 다 이뤄질 것이며, 여기 칠장사에 온 것만으로도 소원성취를 이룰 것”이라고 대중을 위로했다. 지강 스님은 이날도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표현한 노래 '어머니'로 인사말을 마쳐 대중들에게 깊은 감화를 주었다.

법어는 용주사 주지 정호 큰스님이 전했다. 정호 큰스님은 “우리의 마음은 비치는 색에 따라 그 색이 달라지는 투명한 구슬 같은 것으로, 마음에 본래의 색이 있는 게 아니라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그 색이 달라진다”고 밝히고, “좋은 원료, 훌륭한 성인의 뜻을 마음에 담으면 그 마음이 거룩한 것이 되리라”고 전했다. 또 “오늘날의 과학은 우리의 마음과 몸과 자연이 다 이어져 있음을 드러내주고 있다”면서 좋은 언어를 써 세상만사를 평화롭게 이끌기를 희망했다.

한편 오후 7시부터는 니르바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희하는 희망나눔음악회가 열리기도 했다. 김의명 음악감독의 지휘 아래 오케스트라뿐만 아니라, 해금, 가야금 연주가 이어졌고, 특히 소프라노 정행스님의 노래는 관중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이날의 음악회는 오전의 범패의식과 더불어 추모다례재가 하나의 지역의 문화제로 자리매김하도록 기여했다는 평가다. 위로와 명상이 필요한 가을, 괘불탱화 앞에서 펼쳐지는 천수바라춤, 나비춤, 작법무 등과 고즈넉한 산사를 울리는 클래식 음악을 듣고 싶다면 내년의 추모다례재와 음악회를 기약할 일이다.

황윤희 기자 94867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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