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순 기자

 
안성경찰서가 금수원 관리인인 이모 씨에게 조경수 값을 대납토록 한 혐의(직권남용)로 안성시 이모 과장을 내사 중이다. 경찰은 현재 이 과장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하고 진술을 확보했다. 하지만 나무값을 대납한 금수원 관리인이 잠적하면서 수사가 진척되지 않고 있는 상황으로, 이후 대가성 여부에 따라서는 제3자뇌물수수 혐의가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에 따르면 이모 과장은 지난해 1~2월께 금수원을 찾아 교통광장에 심을 소나무를 기부해달라고 요청했으나 관리인으로부터 “나무가 없으니 돈으로 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그리고 이 관리인은 6월께 조경업체에 소나무 4그루 값으로 300만원을 지불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 과장이 금수원 측으로부터 300만원을 대납받은 사실을 인정했고, 영수증도 확보했다”고 말했다. 또 “현재 금수원 내 산림훼손 등의 불법사실이 드러나고 있어 (당시 산림과장이었던) 이 씨가 이를 묵인하는 조건으로 나무기증을 요구한 것인지 밝히기 위해선 관리인의 진술이 필요한데 현재 잠적한 상태여서 조사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때문에 이후 보강수사 결과에 따라 “대가성 여부가 드러난다면 이 과장에는 제3자뇌물수수 혐의가, 금수원 관리원에게는 뇌물공여 혐의가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안성시는 지난 2011년 당왕동 일원 2,020㎡(611평)의 부지를 약 23억 5천여만원에 사들여 교통광장 공원화 사업을 진행했다. 조성된 광장에는 잔디가 깔리고 소나무 2그루가 심어졌다. 그리고 이후 황은성 시장은 추가적인 나무식재 검토를 지시했고, 해당부서에서는 소위 ‘나무분수’(분수 모양의 조경)를 계획해 각종 입찰잔액으로 남은 녹지조성사업비 1,200만원을 투입, 작년 6월 공작단풍 20그루를 더 심었다. 이 과정에서 설계에 반영되지 않은 소나무 4그루가 더 보태졌는데, 이것이 시가 금수원 돈을 받아 심은 것이다. 이 과장은 이번 사안과 관련, 구체적인 경위 등을 알아보기 위한 본지 취재에 답변을 거부했다.
 
박상순 기자 365193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