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순 기자

 
부실경영과 불공정한 인사 등의 문제를 제기해온 안성시시설관리공단 노동조합이 30일, 준법투쟁에 돌입했다. 1인 시위를 계속 이어가고, 대시민 홍보전과 상급단체의 조직적인 지원요청에도 나선다는 방침이어서 파장이 확산될 전망이다.
 
노동조합은 앞서 6월 27일 안성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30일부터 준법투쟁을 진행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김상일 노조위원장은 “부실경영과 절차를 무시한 인사체계의 개선 등을 요구하는 조합의 의견이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아 시민의 편의를 도모해야 할 책임에도 불구하고 준법투쟁을 전개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새벽 4시부터 시작했던 환경미화원의 자율근무를 철회하고, 규정에 따라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만 근무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상일 노조위원장은 지난 25일부터 삭발을 한 채 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여왔다. “지금과 같은 인사·경영 시스템이 계속된다면 시설관리공단의 미래가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김 위원장은 “현장직원들 모두가 감지할 정도도 편법적인 승진인사가 이뤄지고 부당전출 사례가 날로 늘고 있다”며, “합리적이고 공정한 절차가 무시되는 ‘줄 세우기 식’ 인사가 계속되는 한 문제의식을 갖고 바른 소리하는 현장직원들의 희생만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노조 측은 이같은 주장의 근거로 ‘본부장을 외부인사로 공모한다고 했지만 내부에서 자질문제가 있는 사람을 업무대행으로 지정한 점, 감사 시 징계수위가 낮다는 지적을 받았던 준강간 범죄를 저지른 직원을 전직시킨 점’을 들었다. 또 ‘청각장애인을 소음이 심한 선별장에 배치하고 운전경력이 없는 시설관리원을 수영장 버스기사로 배정한 점, 안전요원 자격증이 없는 인원을 수영장 가드업무에 투입한 점, 근평과 다면평가 등의 절차를 무시한 전직과 연고지 배려 없는 업무배치’ 등도 추가했다.
 

노조위원장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환경미화원의 인력충원 요구에 대해서는 예산타령을 하던 공단이 최근 인사에서는 현원 대비 6급 승인인사 자리를 2개 더 만들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노조는 “행안부의 경영개선 명령과 수지비율 개선 등의 요구를 이유로 임금인상과 각종 수당지급은 수용하지 않으면서 이사장과 본부장 업무대행이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등 오히려 경영악화를 부추기고 있다”고도 했다.
 
이에 공단 측은 먼저, 본부장 직무대행 인사와 관련 ‘2012년 당시 조직개편 후 안성시에 본부장 파견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1년 3개월여 공석으로 운영하다 2009년 이후부터의 승진 적체를 감안, 시의 인가를 받아 내부직원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또 근무평정과 다면평가 등의 인사규정은 원칙과 절차를 준용했으며, 현재 객관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성과평가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입찰을 준비 중이라는 입장을 전해왔다.
 
더불어 장애인 특별채용을 통해 선별장에 청각장애인을 근무케 한 것은 ‘보호장구를 착용하면 이상이 없다는 의사의 소견이 있는 장소’였기 때문이고, 수영장 버스기사는 ‘공석이 될 경우 업무대리로 운행하던 직원’이었다고 해명했다. 수영장의 가드업무도 ‘법정기준의 자격증 소지자 2명 이상이 항상 배치돼 있어 사무실 지원가드는 자격소지와는 관계가 없다’고 했다. 특히 이같은 문제는 노조의 제기에 따라 현재 모두 조치된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본부장 업무대행의 해외일정은 ‘안성노총이 주관해 실시한 해외연수로, 공단 대표 자격을 갖고 참석한 공식적인 업무의 일환’이었고, 다만 이사장이 함께한 ‘경기도 내 이사장협의회의 해외연수는 감사원 감사결과 부적정하다는 지적이 있어 지난 5월 공단 예산회비를 환입, 개인회비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한편 김상일 노조위원장은 “안성시시설관리공단의 총 인원 200여명 가운데 환경미화원 등 무기계약직만 160여명에 달한다”면서, “노사 공존의 가치를 얘기하면서 노동자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경영시스템은 시민들에게도 불신만 키우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경영진은 노조를 차별할 것이 아니라 동반자로 인정하고 하루빨리 부당 승진인사를 철회하는 등 체질개선에 나서야 한다”면서, “조합의 정당한 요구를 무시해 진행되는 준법투쟁으로 빚어질 시민들의 불편사항은 전적으로 경영진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안성시는 시설관리공단의 인사규정 적정성 여부 등을 판단하기 위해 자체 감사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순 기자 365193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