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순 기자

 
전국적으로 옥상·주차장 부지가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는 ‘햇빛발전소’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가운데, 안성에서도 준비위원회가 구성되며 움직임을 가져가고 있다.
 
16일 저녁, 안성햇빛발전소협동조합준비위원회(이하 준비위)가 안성천살리기시민모임 사무실에서 사업추진을 위한 첫 설명회를 열었다. 서울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 박규섭 사무국장을 초빙해 사업현황과 과제 등을 듣고 조합설립의 방향을 모색해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자리다.
 
햇빛발전소협동조합은 전국에 약 30여개가 있다. 세계적으로 탈핵과 에너지 패러다임의 전환을 실현하며 재생에너지 생산이 큰 확산추세에 있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원전정책에 크게 의지하고 있고,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2014~2035년)에 담긴 신재생에너지 보급 비중 목표도 1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다. 그나마 협동조합기본법이 통과되고, 지난 2012년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 제도(RPS)가 도입되면서 시민 출자방식을 통한 햇빛발전소 건설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
 
친환경 대체에너지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햇빛발전소는 태양광을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CO2의 발생 없이 태양에너지의 10%만 활용해도 전 인류가 쓰는 전력생산이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현재 수도권 도심지 학교·도서관 등의 옥상이나 주차장 부지 등에 세워지는 햇빛발전소는 시간당 20~100kW의 발전용량을 갖춘 신재생에너지 시설들. 보통 한 가정(4인 기준)에서 사용하는 전력이 시간당 3kW 가량임을 감안하면 100kW의 시설을 설치할 경우, 30여 가정의 전기 사용량을 생산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시설을 준공해 생산되는 전기는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 제도에 따라 전량 한국전력에 판매하게 된다. 발전기 옆에 설치된 계량기를 통해 한전 전력망으로 공급하게 되는 것인데, 공급가는 전력 수요와 공급에 따라 변동된다. 보통의 햇빛발전소협동조합에서는 조합원들에게 연리 4~6% 수준의 배당금을 지급하거나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는 게 박규섭 사무국장의 설명이다.
 

하지만 사업을 추진하는 데는 어려움과 해결해야 할 숙제도 있다. 아직까지는 시공비가 적지 않고 공급가 변동도 하향추세에 있어 경제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준비위 측은 조직체계를 좀 더 보강하고, 구체적인 교육 및 실무계획을 수립해 시민 공감대부터 확보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사업방식도 협동조합으로 할지, 아니면 지자체 지원을 받아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추진할지 논의를 더 진척시킬 예정이다.
 
이날 김보라 도의원 당선자는 “배당금 등의 경제적 접근보다는 원전의 위험성 등 환경 가치적 측면의 대안운동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역공감대를 만들어가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송창호 안성신협 상임이사장는 “지역 후손들을 위해서라도 원전의존을 줄일 수 있는 논의는 더욱 활기차게 펼쳐져야 한다”면서, 소중한 성과로 이어지길 기원했다. 실무책임을 맡고 있는 강병권 안성시민연대 공동대표는 “햇빛발전소 설치는 충분히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사업으로, 지역에서 논의가 시작된 데 의미가 있다”며, “전국적인 사례를 충분히 검토하면서 준비기간을 갖겠다”고 전했다. 안성에서도 시민들의 풀뿌리 참여를 통한 재생에너지 확대의 첫 길이 열릴 수 있을지 기대를 품어본다. 햇빛발전소협동조합 추진에 관심이 있는 시민은 안성시민연대(☎ 676-3104)로 연락하면 된다.
 
박상순 기자 365193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