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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18일 2015년부터 쌀을 관세화하기로 결정하면서 쌀시장을 전면 개방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농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정부는 UR협상에서 쌀은 10년간(1995년부터 2004년) 관세화 유예. 2004년 쌀 협상을 통해 관세화 유예를 10년(2005∼2014년) 연장하면서 의무수입물량(MMA)을 설정해 정해진 양만큼만 수입했지만, 관세화하기로 결정하면서 일정량의 의무수입이 아닌 전면 수입 개방을 선언한 것이다.
관세화 유예를 연장하기 위해서는 WTO 설립협정에 근거하여 ‘일시 의무면제(waiver, 웨이버)’를 획득하는 등의 방법이 있지만 쌀시장 전면 개방을 선택했다.
앞으로 정부는 국회 보고 등을 거쳐 9월말까지 양허표 수정안을WTO에 통보하고, 금년 말까지 국내 법령 개정 등을 거쳐 내년부터 관세화를 시행할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농민들과 농민단체는 반발을 하고 있으며, 정부의 쌀 시장개방 발표 직후 청계광장에서 ‘쌀개방.민영화 반대’를 촉구하며 시국대회를 개최하는가 하면 전국 곳곳에서 정부의 쌀시장 개방 정책에 반발하는 집회 등을 개최하고 있다.
특히, 식량주권과 먹거리 안전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는 정부가 기습적 쌀 관세화 선언이라며 반발하고 있으며 지난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2014년 7월 18일은 정부가 농민을 버리는 날이고 식량주권마저 강대국의 손아귀에 바치는 치욕적인 날이다. 농민들은 국가로부터 사람대접 못 받아도 식량을 생산해서 국민들 먹여 살리는 보람으로 살아왔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어머니 같은 농민의 절규를 외면하고 농민의 마지막 희망인 쌀을 포기했다. 박근혜 정부는 쌀 관세화가 추가 수입을 막을 수 있다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면서 “처음에는 높은 관세로 인해 수입쌀 진입을 막아낼 수 있지만 관세감축과 철폐의 압력을 벗어 날 수 없다. 정부는 이 엄연한 현실을 세치 혀로 숨기려한다. 정부는 국제적 쌀 협상을 포기하고 농민들과 싸움을 선택한 것이다. 쓴 소리하는 농민은 고립하고 순종하는 농민을 앞세워 농민들끼리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악랄한 공작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반발했다.
또 전국농민회 총연맹은 지난 18일 사회동향연구소의 쌀 개방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국민들이 반대하는 쌀시장 개방을 정부가 기습적으로 결정했다며 반박했다.
전국농민회 총연맹이 제시한 사회동향연구소의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정부의 쌀 전면개방에 관해 국민들에게 충분히 동의를 구했는지에 대한 물음에 ‘국민 동의를 충분히 구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69.8%로, ‘국민 동의를 충분히 구했다’는 응답(18.7%)보다 세 배 이상 많았다.
또 쌀시장 전면개방에 대해서는 ‘식량주권의 문제이므로 전면 개방은 막아야 한다’는 의견이 56.3%로 ‘더 이상 피할 수 없으므로 전면 개방해야 한다’는 응답(31.5%)보다 많았다.
이어 쌀 시장 전면개방에 따른 쌀 산업 피해를 묻는 물음에 수입쌀에 관세를 부과하여 ‘전면 개방해도 쌀산업 피해를 막을 수 있다’는 의견(24.3%)보다 값싼 수입쌀에 밀려 ‘전면 개방하게 되면 쌀 산업 피해가 클 것이다’는 응답(68.3%)이 더 많았다.
이에 전국농민회 총연맹은 “정부가 얼마나 국민들을 무시한 채 독단적으로 쌀 개방 문제를 처리하려 했는지 알 수 있다. 더불어 쌀은 우리나라 식량주권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농산물임을 많은 국민들이 인식하고 있었으며 쌀 전면 개방 시에는 농민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가 자국의 식량을 잃을 수 있다는 위험성을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정부는 더 이상 독단적이고 불통의 자세로 쌀 전면개방을 추진 할 것이 아니라 농민과 국민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고 식량주권을 지키기 위해 하루빨리 협상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여론조사는 사회동향연구소가 지난 17일 전국 성인남녀 878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RDD 방식 실시했으며, 표본오차 ± 3.3%p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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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형규 기자 mirhwang71@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