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병원은 민간병원에서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하지 않는 저소득층 무료진료 등의 사업을 한다. 또 신종플루와 같은 응급의료체계 확립을 위한 역할을 한다.
[발언대] 얼마 전 신문에는 믿기지 않은 기사가 실렸습니다. 경상남도 직원들의 퇴원 협박에 못 이겨 병원을 옮겼던 할머니가 병원을 옮긴지 하루 반 만에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 김보라 안성의료생협 전무이사
계속적으로 적자를 보는 진주의료원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경상남도 홍준표 도지사가 밀어 붙이기 식으로 문을 닫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공공병원은 돈을 벌려고 운영하는 곳이 아닙니다. 진주의료원의 경우 병상 이용율이 80%일 뿐만 아니라 요양병동, 신종플루대책, 보호자 없는 병동, 호스피스, 장애인 치과, 산부인과, 의료급여환자 진료, 독거노인 무료진료 등 공공 진료를 훌륭히 해내고 있었습니다. 경상남도는 진주의료원의 수익구조 이전에 진주의료원이 얼마나 지역사회에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며, 지역사회의 건강에 기여하는지를 보아야함에도 그러하지 않았습니다.
치료받아야 할 환자 200명을 강제로 몰아내고, 여기서 나가면 갈 데가 없다는 환자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의사를 먼저 내보냈습니다. 적자는 병원 이전비용이 대부분이었고, 직원들의 인건비는 다른 의료원의 80%에 불과하였습니다.
한국의 의료시장에서 공공의료가 차지하는 비율은 불과 10%수준에도 못 미치며, 이는 OECD국가 중 최하위 수준입니다. 이러한 실정에서 공공병원 폐업은 공공의료를 아예 포기하겠다는 것입니다. 현재의 건강보험수가체계에서는 표준 진료를 하면 수익이 발생하기 힘듭니다. 또한 공공병원은 민간병원에서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해서 하지 않는 공익 서비스(저소득층 무료 진료, 가정간호 등)와 적정한 비보험 수가를 통한 지역 내 의료비 억제 효과, 신종플루와 같은 국가 비상시국의 응급의료체계 확립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와 지자체는 공공 의료원이 수익에 얽매이지 않고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합니다.
안성 시민 여러분, 진주의료원 폐업은 반드시 철회되어야 합니다. 폐업을 막아내어 공공의료를 지켜야 합니다. 누구나 아플 수 있기 때문에 누구나 필요할 때 치료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아픈 사람을 내치는 경상남도와 이를 방조하는 새누리당과 정부는 당장 진주의료원 폐업을 철회하고 업무를 개시하도록 해야 합니다. 경상남도는 새누리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경상남도 도의회에서 4월 18일 진주의료원 폐원을 결의 하려 하였으나, 전국적인 반대에 부딪혀 결정을 보류하였습니다. 그러나 호시탐탐 도의회에서 결의를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저희 안성에도 의료원이 있습니다. 시설이나 서비스에서 좀 더 나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안성에서는 의료원이 있기에 가정간호서비스나, 취약계층 의료지원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심심찮게 경기도에서도 의료원의 적자를 둘러싼 논란이 있습니다. 이러한 논란은 계속되는 적자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와 그럼에도 공공의료가 우리나라 국민들의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에 대한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논란이 있어왔지만, 그 누구도 공공의료의 필요성에 대해 부정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경상남도 홍준표 도지사가 처음으로 대놓고 자본의 효율성 논리로 공공의료를 무너뜨리려고 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진주의료원 사태는 우리와 떨어진 먼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의료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지금은 진주의료원에서 시작하지만, 여기에서 우리가 막아내지 못하면, 진주의료원 폐업은 전국 34개 공공의료원 폐업으로 이어져 우리나라 공공의료는 완전히 무너지게 될 것입니다. 더 나아가 다양한 사회보장정책을 자본의 논리로 재단하여 축소 또는 개악하게 될 것입니다.
국민건강과 생명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가 있습니다.
안성시민 여러분 진주의료원 사태에 대해 주위 분들에게 널리 알려주시고, 진주의료원 폐원을 막기 위한 싸움에 연대해주시기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