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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제목 : 신중부변전소 결사반대, 1천여 시민 상경시위

작성자 : 안성신문	작성일 : 2013-06-10

신중부변전소 결사반대, 1천여 시민 상경시위

한전 측 “안성, 부지 적합도 가장 낮고 명분 설득도 어려워”

박상순 기자

▲ 안성시민 1천여 명이 지난 7일, 한전 본사 앞에서 신중부변전소 결사반대를 주장하며 두 번째 대규모 상경집회를 가졌다. © 안성신문

▲ 1천여 명의 시민들은 이날 뜨거운 날씨 속에 "변전소 결사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 안성신문

신중부변전소의 입지 결정이 내달 예정된 가운데, 안성시민 1천여 명이 지난 7일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한국전력 본사를 찾아 대규모 반대시위를 가졌다. 상경시위는 4월 말에 이어 두 번째다. 집회참여 규모도 지난번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이날 집회는 변전소 예비후보지를 압축하는 과정에서 안성이 제외될 것이라는 한전 측 관계자의 입장표명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말 금광면 옥정리를 포함해 4곳의 예비후보지가 선정되자 이에 항의의 뜻을 전달하고, 변전소 건설 불가의 입장을 재천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읍면동별로 30여 대의 버스를 타고 상경한 시민들은 뜨거운 날씨 속에 “변전소 결사반대”의 목소리를 높였고, 이 과정에서 90대 한 어르신이 쓰러져 구급차로 후송되기도 했다.

▲ 김태원 대책위 공동위원장은 충청권 전력수급을 위한 변전소를 안성에 들여오는 것은 상식적인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 안성신문

김태원 안성신중부변전소입지후보선정반대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공동위원장은 발언에 나서 “우리가 이 자리에 있는 것은 후손에게 걱정거리를 물려줄 수 없기 때문”이라며, “연습 삼아 인생을 살 수 없듯이, 우리에게는 지금의 청정지역을 물려줘 후손들이 직접 설계해 잘살 수 있도록 해줄 중차대한 의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전기는 생활에 꼭 필요하고, 이를 위한 변전소의 건설이 마땅할 수 있으나 충청권을 위한 전력수급시설을 안성에 들여온다는 것은 명백히 경우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후보지 선정 철회를 촉구했다.

김학용 국회의원도 연단에 올라 “충청권의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한 신중부변전소와 전혀 해당도 없는 안성을 구색 맞추기 식으로 끼워 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한전의 구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금광면은 경사도가 높고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입지여건으로 좋지 않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한전이 국가기관으로서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번 일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한전은 지역 간 갈등을 조장하는 변전소 위치 선정기준부터 바꿔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황은성 시장도 모든 방법을 동원해 금광면 입지를 막을 것이며, 향후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안성신문

황은성 시장도 “지식경제부가 당초 충북 청원군으로 입지를 선정해 2018년까지 준공하겠다는 계획을 ‘제5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담아놓고도 충청권의 반대에 직면하자 광역화로 선정방법을 바꿔 안성을 포함시킨 한전의 정책추진방식은 꼼수에 지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안성에는 용량이 가장 큰 고삼면 쌍지리의 765㎸를 포함해 이미 5곳의 변전소가 설치돼 있는 상황”으로, “한전은 안성을 변전소 천국으로 만들 셈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그는 “지난 5월 말 입지선정위원회 4차 회의에서 안성이 배제될 것이라는 한전 측 관계자의 얘기가 있었지만, 객관적인 전문가 의견은 무시된 채 의원 거수로 안성을 포함시킨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안성의 경우 11개 입지선정기준에서 9개가 부적합하다는 자체적인 법률적 검토결과가 있는 만큼, 모든 방법을 동원해 금광면 입지를 막을 것이며, 향후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종부지, 예비후보지 2배수로 줄여 선정하는 방안 검토

집회 후 대책위 위원들과 김학용 국회의원, 황은성 시장, 이동재 시의회 의장과 시의원 등은 한전 본사 사무실을 찾아 변전소 8만여 명이 서명한 변전소 건립반대 건의서와 함께 시민의 뜻을 전했다.

▲ 대책위는 이날 한전 측에 안성시민 8만여 명이 연명한 변전소 건립반대 건의서를 전달했다. © 안성신문

이 자리에서 대책위 측은 변전소 입지예정지에서 금광면을 제외할 것을 재차 촉구했으나 한전 측은 “불가” 입장을 명확히 했다. 또 지난 5월 말 입지선정위원회가 예정후보지를 압축하는 과정에서 안성이 제외될 것이라는 관계자의 입장표명은 “개인적인 견해”였다고 해명했다. 즉 “광역 단위의 전력공급안이 설계되면서 진천과 경계지역인 안성이 포함”됐고, 지난 입지선정위 4차 회의에서는 전문가 의견이 제출됐지만 지역위원들이 안성만 제외했을 경우 각 지역민들의 반발을 우려해 내린 결정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한전 측 관계자는 “객관적으로 봤을 때 안성은 4곳의 예비후보지 중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을” 개연성이 크다고 밝혔다. “내달 입지선정위원회에서 대안평가 비교검토 등을 통해 최적의 부지를 결정하게 되는데, 지난 회의에서 9개의 입지기준에 사업목적의 부합성과 경제성 등 2가지 기준을 더 추가한 상황”으로, 안성의 입지조건 부적합성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지선정위원회에서 안성을 선정할 경우를 묻는 질문에는 “이는 사업포기 의사로밖에 볼 수 없다”며, “(안성시에) 변전소 건설을 위한 설득 명분이 없음을 입지선정위원회에 전달할 것이며, 그 다음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황은성 시장은 충청권 위원이 상대적으로 많은 입지선정위원회에서 표결로 밀어붙일 가능성을 전제로, “한전이 객관성과 투명성을 확보해 부지를 선정할 의지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경기도권 의원을 확충해 형평성부터 기할 것”을 요구했다. 또 김학용 의원은 “4곳의 예비후보지 중 위원들의 선호도 가중치 등의 점수를 기준으로 2곳으로 압축한 뒤 위원회에서 최종 후보지를 가릴 것”을 제안했다.

우선 황 시장의 요구에 대해 한전 측 관계자는 “최종 후보지 선정은 거수로 결정하지 않는다”면서, “의결방법 또한 입지선정위원회에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여러 지역에 걸쳐 구성된 입지선정위원회가 현재 4차 회의까지 운영된 시점에서 위원회 구조를 흔드는 건 어렵다”고 답했다. 그러나 김 의원의 제안과 관련해서는 “4곳 중 우선순위를 2곳으로 다시 압축해 위원회에서 최종 부지를 결정하도록 입지선정위원회 위원장과 사전 협의를 거쳐 다음 회의에 상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즉 현재 진행되는 절차를 수정해 원점에서 다시 시작할 수 없어 안성을 예비후보지에서 아예 제외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객관적인 입지기준에서는 금광면 옥정리가 선정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게 한전 측의 종합적인 의견이다. 따라서 김 의원이 제안한 의원들의 선호도 가중치 등을 수치화한 점수로 예비후보지를 2곳으로 다시 압축해 최종후보지를 가리는 방안이 최종 받아들여진다면 이후 선정방법 등에 상관 없이 안성 입지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상순 기자 36519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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