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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제목 : 가로수·띠녹지 조성 앞서 체계적인 관리부터
작성자 : 안성신문 작성일 : 2013-05-29
가로수·띠녹지 조성 앞서 체계적인 관리부터
올해 두 달 새 14억 집행… 유지·관리비 동반상승
박상순 기자
안성시가 올해 들어 5월 말 현재 집행한 가로수 및 띠녹지 조성사업비가 13억 원을 넘어섰다. 녹지조성과 관리를 맡은 부서가 있는 산림녹지과의 발주만 한정한 집계로, 건설과 등에서 도로사업과 병행해 추진한 사업내용을 보태면 비용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시는 이달 초 시의회 간담회에서 5억 원을 들여 38국도 주요 도로변에 가로수를 식재하겠다는 계획은 의원들의 반발에 철회했으나, 중앙로(한경대-공단사거리) 가로수 정비사업으로 2억 원의 성립 전 예산을 추경에 편성했다. 공원을 제외하고 가로수와 띠녹지 유지·관리비로만 올해 본예산에 3억 6천만이 확보됐으나, 1회 추경에 또 2억 원이 증액 반영된 상태다.

중앙로와 장기로, 남파로로 이어지는 도시경관사업과 함께 민선5기 들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 바로 가로수와 띠녹지 조성사업이다. 그런데 이같은 사업이 민생정책에 우선할 수 있느냐를 차치하더라도, 원칙 없이 조성되고 있는 데다 기후변화 등을 고려한 수종선택에서도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안성시에 따르면 올해 3월부터 현재까지 진행된 가로수 조성사업은 38국도변과 금광면 일원 등 10여 구간으로, 사업량(양안 기준)은 연장 16㎞ 정도다. 여기에 투입된 예산은 총 10억 6,098만여 원이다. 그리고 안성경찰서-종합운동장 구간에 교통섬 녹지 8개소와 한마음메딕스병원-가사동 터미널 구간에 연장 1.4㎞의 띠녹지가 조성됐고, 이 사업에는 3억 3천여만 원이 소요됐다. 올해 들어 2달 사이에 가로수와 띠녹지 조성에만 14억여 원이 집행된 셈이다. 건설과에서 순수 시비로 시행하는 면소재지 정비사업 내용에 포함된 가로수 식재 등을 제외한 수치임을 감안하면 적잖은 예산임에 분명하다. 그런데 시는 한경대-공단사거리 구간에 소나무 200주를 식재하는 공사를 먼저 시작해놓고 이번 추경에 다시 2억 원의 예산을 새로 편성했다.

조성 사업량이 많아지니 유지·관리비도 늘어나는 것은 당연지사. 공원을 제외한 가로수와 띠녹지 유지·관리비로만 3억 6천만 원이 본예산에 반영됐으나 집행부는 이번 1회 추경에 2억 원의 증액을 요구했다. 하자보수기간으로 2년이 적용되고 있지만, 잠복소 설치와 전지 및 제초 작업 등이 필요한 까닭이다.

그러나 정작 열섬효과 등이 고려되어야 할 장기로 등 도심 한복판의 가로수는 모두 이식해 그늘조차 형성되지 않은 소나무 몇 그루로 대체하고, 눈만 조금 돌리면 산림이 한눈에 들어오는 38국도변에 가로수를 조성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신소현동의 윤모 씨는 “시민의 안전과 직결된 도로의 요철이나 차선도색에는 나 몰라라 하는 시가 가로수 식재에 열을 올리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더욱이 도심의 가로수는 없애면서 38국도변에 나무를 심는 것은 치장에 불과한 예산낭비”라고 지적했다.

가로수 수종선택에서도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는 제기가 나온다. 겨울철 쌓인 눈을 녹이기 위해 사용되는 염화칼슘이 가로수 등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기초상식이 되었다. 산림청 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염화칼슘은 토양을 알칼리화(PH 7.2 이상)시켜 가로수가 뿌리로부터 양분과 수분을 원활히 흡수할 수 없게 만든다. 이는 나뭇잎의 황화나 괴사, 조기낙엽, 신진대사 장애 등을 유발해 수세약화, 병충해 저항성 저하로 인한 고사의 원인이 된다. 특히 산림과학원은 염화칼슘 피해반응 특성을 연구한 결과, 은행나무 등은 피해에 강하지만 이팝나무와 느티나무, 산벚나무, 산딸나무 등은 민감했다고 밝혔다.

결국 염화칼슘으로부터 가로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식재와 관리대책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하지만 시가 도심의 가로수를 없앤 수종은 대부분 은행나무인 데다 올해 새롭게 조성한 구간 4㎞(25%)에는 이팝나무가 심어졌다. 석정동의 최모(여) 씨는 “수형이 안 좋아 이식했다지만 장기로 등에 심어졌던 은행나무를 모두 없애고 소나무 몇 그루를 심어놓은 것이 가로수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가로수와는 달리 띠녹지의 어린 관목은 염화칼슘의 영향이 더 큰 것으로 아는데, 조성비 못지 않은 유지·관리비를 매년 어떻게 충당할 것인지 묻고 싶다”고 전했다.

가로수가 도심의 녹색심장 역할을 한다는 것에 이의제기를 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재정악화의 일로를 걷고 있는 안성시가 민생투자에 앞서 경관조성사업을 우선시하는 데 대해 많은 시민은 동의를 보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가로수 조성사업은 가로기능과 환경, 지역특성을 고려한 수종선정과 구조적인 모델계획을 전제로, 종합적이고도 체계적인 관리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먼저다.

박상순 기자 36519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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