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시가 내년에는 긴축 재정이 불가피해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주민숙원사업이 대폭 축소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안성시는 2008년부터 실시한 하수도시설 민간투자사업(BTO)과 임대형 민자사업(BTL)으로 추진하는 하수관거정비 사업에 대한 총 2,794억2,000만원을 갚아야 한다.
이는 20년 동안 매년 139억7,100만원을 갚아야 한다.
또 지방채를 발행하려고 해도 정부가 지방채 발행 규모를 대폭 축소해 안성시가 올해 발행할 수 있는 지방채는 124억원에 불과하다.
또 경기도의 예산 지원을 받으려고 해도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요 세입인 취득세가 대폭 줄어 올해 계획한 사업 예산도 유보를 시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안성시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사업에 대한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안성시가 추진하고 있는 대표적인 대규모 사업은 522억원을 투자하는 복합교육문화센터와 692억원을 투자하는 공도읍 용두리 도시개발사업이다.
이 두 가지 사업 모두 현재 정부가 식량자급율 확보를 위해 농업진흥지역 해제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농업진흥진흥지역이 해제가 된다고 하더라도 예산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 사업들은 대규모 예산이 투자돼야 하지만 안성시의 내년 가용재원이 하수도시설 상환금으로 가용재원이 크게 줄어들고, 당초 지방채를 발행하겠다고 계획했지만 정부가 지방채 발행 한도액도 크게 줄였기 때문이다.
하수도시설 비용 갚고 나면 신규 투자사업은 힘들어
안성시는 하수도시설을 일시에 추진하며 민간자본을 끌어들였지만, 그동안 하수도 요금을 인상하지 않아 공기업 특별회계에도 예산이 없어 하수도요금을 대폭 인상하지 않는 한 2014년부터 2033년까지 매년 139억7,000만원의 예산을 일반회계에서 갚아나가야 한다.
안성시의 올해 본예산을 보면 총 세입예산 4,308억1,665만원 가운데 행정운영비(인건비, 업무추진비, 연금부담금, 조직운영기본 경비 등) 578억8,835만원, 의존재원사업(국비, 광특지원금, 기금, 분권교부세, 도비, 시비부담금 등) 2,188억5,929억원, 기타필수경비(재무활동비, 의회비, 기간제근보로자 보수, 용도지정사업, 사회보장적 수혜금, 자치단체 이전경비 등) 652억9,487만원 등 법적필수 경비 3,420억4,252만을 제외하고 나면 887억7,412만원에 불과하다.
따라서 안성시는 887억원의 가용재원으로 매년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사업과 각종 주민들의 숙원사업에 예산을 편성하고 나면 안성시가 자체적으로 계획을 세워 추진하는 신규 사업에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은 크게 줄어든다.
그리고 여기에서 140억원의 예산을 하수도시설 공사 상환금을 사용하고 나면 사실상 신규 사업에 투자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안성시 지방채 발행금액
226억원→124억원으로 축소
안성시는 다른 시군에 비해 그동안 지방채를 발행을 자제해 재정의 건전성을 유지해왔지만 정부가 올해 지방채 발행액을 전국적으로 대폭 축소함에 따라 지방채를 발행할 수 있는 금액이 지난 226억원에서 올해는 124억원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안성시의 채무는 ▶시청사별관신축공사 ▶안성1동주민자치센터 ▶쓰레기소각장 ▶쓰레기매립장 ▶공도읍청사 등이며, 이외에 ▶교부금감액지원 ▶공기업특별회계의 채무를 합해도 143억1,000만원에 불과해 재정이 건전한 편이다.
이에 지난해까지는 226억원 지방채를 발행할 수 있었지만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 전국적으로 안정기조 정책으로 전환되면서 지방채를 발행할 수 있는 금액이 지난해 절반 수준인 124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따라서 부채를 얻어 신규 사업을 하기에도 힘든 상황이다.
그러나 안성시가 추진하고 있는 대형 사업을 보면 규모를 축소한 공도읍 용두리 도시개발사업을 위해서는 총 사업비가 692억원에 달하며, 이 가운데 140억원은 지방채를 발행해 충당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 522억원이 투자되는 복합교육문화센터 역시 투융자심사 서류를 보면 150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해 충당하는 것으로 되어 있어 안성시에 허용되는 지방채 발행액을 크게 넘어서고 있어 대규모 투자 사업은 지방채를 발행해 충당하고 나머지 예산을 주민숙원사업에 활용하는 것도 어려운 실정이다.
경기도, 취득세 등 줄어
올해 예정된 사업도 못해
그렇다고 정부나 경기도의 예산지원을 기대하기도 힘들다.
정부는 복지에 예산이 많이 투자되면서, 예산확보를 위해 신규 토목사업을 자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서울부터 세종시를 연결하는 제2경부고속도로 사업이 추진이 어렵게 됐다.
경기도 역시 예산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올해 계획한 사업도 예산이 부족해 추진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내년 5월에 안성에서 개최 예정인 경기도민체전 예산 50억원이 아직까지 편성되지 않고 있어 도민체전 준비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경기도가 지난 19일 정부에 무상보육 예산 등을 지원해 달라며 작성한 문서를 보면 지난해 1,396억원의 결손이 발생했으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심각한 2,000억원 정도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재정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경기도세 징수실적은 2조3,972억원으로 목표액의 32.7%에 불과해 올해 세출예산가운데 약 1,676억원의 집행을 유보하는 등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재정위기 극복대책을 추진 중에 있다.
이에 대해 한 시민은 “부동산 경기가 장기간 침체되면서 몇 년 전부터 재정위기가 올 것이라 예상이 나왔었다. 안성시도 예산이 많이 들어가는 무리한 신규 토목사업은 포기하고, 복지와 주민숙원사업으로 예산편성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고 말했다.
황형규 편집국장 mirhwang71@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