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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제목
: 5억 원 들인 다리… 안성시, “조심해 건너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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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안성신문 |
작성일
: 2013-07-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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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억 원 들인 다리… 안성시, “조심해 건너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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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석지교’ 강화유리 시공… 눈비 시 안전위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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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순 기자 |
| ▲ 당왕동 이마트 앞쪽에 5억여 원을 들여 만든 금석지교. 눈비가 오면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강화유리로 일부 구간이 시공돼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 안성신문 | | ‘눈이나 비가 올 때 미끄러울 수 있으니 스카이로드(강화유리) 좌우로 통행해주시기 바랍니다.’ 안성시가 4억 9천만 원을 들여 최근 준공한 당왕동 이마트 앞쪽의 금석지교에 안내된 글이다. 누가 보더라도 이 친절한 안내문은 설치된 다리가 눈비에는 위험할 수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그렇다면 시는 왜 시민의 안전문제를 우려하면서도 적잖은 예산을 쏟아부어 이 다리를 만들고, 일부 구간에 강화유리를 깔았을까?
안성시는 금석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진행하면서 설계변경을 통해 이 다리를 놓았다. 주민공청회 등에서 다리를 설치해달라는 일부 주민들의 요구가 있었지만 시는 예산문제를 들어 징검다리 정도를 설치하겠다는 게 당초의 방침이었다. 그러나 재검토 끝에 이 다리는 설계됐고, 무려 5억여 원의 예산이 집행됐다. 애초의 계획을 바꿔 사업을 시행한 것은 “지난해 6월, 안성3동 주민 601명이 제기한 집단민원” 때문이란 게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리고 시는 이 금석지교(3.5m×26m)를 설치하면서 일부 구간(1.5m×12m)의 바닥에 강화유리를 깔았다. 유리의 특성상 눈비가 오면 미끄럽다는 것은 상식이고, 다리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안전사고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이를 감수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더 황당하다. “하천을 관찰할 수 있도록 하고, 건축의 다양성을 연출”하기 위함이란다.
1분여 남짓이면 건널 수 있는 다리를 이용하며 굳이 강화유리를 통해 하천을 관찰할 시민이 얼마나 있을까? 하지만 그것이 시민의 안전에 앞설 수 있다는 게 시의 판단이었던 듯싶다. 조명까지 설치하며 다양성을 적용했다는 것도 시민에게 꼭 필요한 시설이란 측면보다는 조형물 하나 설치한 시도로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특히 다리 밑으로는 산책로까지 조성되어 아래에서 위쪽을 바라보면 투명유리를 통해 보행자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치마를 입는 여성들에게는 치명적이다.
| ▲ 시는 친절하게도 안전사고의 위험을 알리는 안내문을 붙여놨다. © 안성신문 | |
당왕동의 윤모 씨는 “시가 지역상권 운운하면서 인근 대덕농협 등의 이용을 유도하지는 못할망정 대형마트 영업을 걱정해주는 오지랖을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산책 삼아 나오게 되면 다리를 이용하는 시민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면서, “대체 세금을 이렇게 써도 되는 거냐”고 반문했다. 신소현동의 김모(여) 씨는 “이용자 중심의 시설이라면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게 기본이 아니냐”면서, “강화유리가 미끄러울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문구를 보고 웃음이 저절로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기 좋은 경관을 연출하는 사업도 아니고, 안내판 하나로 안전사고를 막겠다는 발상에 기가 찰 노릇”이라고 전했다.
박상순 기자 36519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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