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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제목
: 토목공사로 끝나버린 금석천 생태하천 복원사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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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안성신문 |
작성일
: 2013-07-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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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목공사로 끝나버린
금석천 생태하천 복원사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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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천은 버리고 정치인만 표를 얻는 공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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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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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달 준공식을 앞두고 있는 금석천 생태하천사업 구간의 우수 방류구에서 지난 20일, 오·폐수가 역류하는 일이 발생했다. © 안성신문 | |
금석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이 3년여 만에 공사가 마무리돼 다음 주 준공식을 앞뒀다. 그러나 100억 원을 훌쩍 넘게 들인 사업이 멋 내기 토목공사로 끝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천은 버리고 정치인만 표를 얻는 공식”이라는 말까지 들린다.
금석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은 2010년 ‘청계천+20 프로젝트’ 2단계 사업지구로 안성이 선정되면서 시작됐다. ‘수질을 개선하고 단절된 하천공간에 녹지 네트워크를 구축해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되돌리겠다’는 것이 기본취지였다. 비룡초교 앞 금석2교~개내교(읍내교)까지 0.9km 구간에 현재 고수호안과 저수호안, 벽천과 산책로 등이 조성됐다.
이번 금석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에 투입된 예산은 112억 1,400만 원(국비 70억 6,900만 원, 도비 15억 1,500만 원, 시비 26억 3천만 원)이다. 이 사업과 연계해 시는 별도 20억 원의 시비를 들여 주변 공원화 사업 등도 함께 추진했다. 특히 금석천의 수질 및 유지용수량 등에 대한 종합적인 개선방안이 검토되면서 이 구간에는 BTO 하수사업을 통한 차집관로 공사와 함께 수질오염 정화 및 갈수기 시 용수 유지를 위한 일명 ‘복합수 처리 정화장치 및 시스템 개발사업’도 이뤄졌다. 이는 읍내교 쪽에 시설 시스템을 갖춰 유역 내의 오수를 일정 처리한 다음 펌핑하는 방식으로 하천 유량을 순환시키게 되는 것으로, 시비 투자 없이 ㈜젠트로가 환경부의 지원을 받아 시행 중이다.
차집관로 공사 마쳤지만 오·폐수 유입은 여전
그런데 지난 20일, 금석천 사업구간의 시작 지점인 비룡초교 앞쪽에서 오·폐수가 역류하는 일이 벌어졌다. 차집관로 공사가 지난 3월에 마무리된 것을 감안하면 이 배수구에서는 우수만 흘러들어야 정상인 것인데, 검은 띠를 형성하는 다량의 오수가 방류된 것이다. 시는 현장 점검결과, “쌍용아파트 뒤쪽의 배수관이 막히고 냄새가 난다는 민원이 접수돼 19일과 20일, 이틀 동안 준설이 이뤄진 탓”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우·오수가 합류돼 배출되면서 쌓여 있던 찌꺼기가 준설작업으로 인해 한꺼번에 쓸려 내려갔다는 얘기다.
하지만 본지는 이날뿐 아니라 수일 전에도 폐수가 유입되는 현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21일 나간 현장에서도 상황은 계속됐다. 이에 대해 하수사업 시행사 측과 시는 “관거의 슬러지와 주변의 노변수, 우수관만 설치돼 있는 아파트 베란다에 세탁기를 설치해놓은 일부 세대 등에서 흘러드는 오수” 등을 원인으로 보았다. 또 “차집관로 공사는 마쳤지만 아직까지 일원의 하수관거 사업이 준공되지 않은 상황으로, 10% 정도의 미정비 세대나 관로 접속부위의 문제로 오수가 들어올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시행사 측은 “하수사업이 준공되면 상황은 더 나아질 것으로 본다”면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해 원인을 규명하고 개선대책을 찾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상황을 종합해보면 우기철을 앞둔 시점에서 앞으로도 오·폐수의 유입은 양의 차이는 있겠지만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금석천의 핵심은 수질개선과 유량확보였다
금석천에 대한 시민사회의 관심은 사업이 시작되기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안성천살리기시민모임이 지난 10여 년 동안 하천탐사대를 만들어 안성천 본류와 지천이 만나는 지점, 금석천 등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해왔고, 오염수위에 적신호가 계속되면서 대안을 모색해보기 위한 시민포럼도 열렸다. 모두 하천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자는 취지에서 이뤄진 일들이다.
그리고 때마다 모아진 의견은 정부가 자연형 하천복원을 기본방침으로 세우며 지자체별로 경쟁적인 사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대부분은 하천을 제 모습에 가깝게 돌려놓는 것이 아니라 인공화함으로써 지속가능성을 상실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특히 금석천의 경우, 양안이 콘크리트나 석축의 옹벽으로 둘러싸여 생태서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고, 생활하수가 유입되어 수질악화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는 진단이었다. 또 하천의 건천화 문제도 지적되었다. 더불어 하천복원 과정은 계획단계부터 사업 후까지 거버넌스(협치) 시스템을 갖춰 주민참여형 사업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도 중요하게 꼽혔다. 즉 이번 금석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의 설계계획안이 나오기까지 제기된 핵심은 공원화가 아닌 수질개선과 건천화에 따른 유량확보에 있었다.
그러나 준공된 하천사업의 결과를 놓고 보면 수년에 걸쳐 지역사회에서 논의돼온 내용은 담보되지 않았다. 이에 금석천 사업은 말만 ‘생태하천 복원사업’이지 도심하천으로 분류돼 정부의 지원이 이뤄졌고, 때문에 이 사업의 목적은 수질개선과 함께 인구밀집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친수활용도를 높이는 데 있다는 것이 시의 입장이다. 특히 하천이 직강화된 것은 “치수개념에서 통수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공사를 진행 중인 시기에 국토부는 2014까지 진행하는 안성권역의 하천기본계획을 재수립하고 있었고, 시로서는 그 시기까지 공사를 중단할 수 없어 국토부가 제시한 홍수빈도에 맞춰 금석천 전 구간에 대해 하천기본계획을 우선적으로 시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곧 기후변화에 따라 국토부가 상향 조정한 홍수빈도 80년을 설계에 반영해야 했고, 아파트가 밀집한 사업구간의 특성상 제방폭을 넓히는 데 한계가 있어 하천의 양안을 복단면으로 직강화했다는 설명이다. 이어 시 관계자는 금석천의 수질은 “차집관거 공사를 통해 일차적으로 개선될 것”이며, “이에 따른 생태계 변화도 2~3년 정도의 시기가 지나면 안정화되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복합수 처리 시스템 추진, 전기료만 내고 있을 뿐이고
수질개선과 유량확보 차원에서 진행되는 ‘복합수 처리 정화장치 및 시스템 개발사업’도 문제다. 시에 따르면 ㈜젠트로는 현재 이 시설을 시험 가동 중에 있고, 이달 말까지 과제 이행기간을 거쳐 8월에 환경부로부터 최종 평가를 받게 된다. 이후 시설이 준공되면 업체가 5년 동안 유지관리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시설은 안성시에 무상으로 귀속된다. 그런데 이 시설이 어떤 원리로 작동되고, 시험가동 기간 중 실제 어떤 효과를 거두고 있는지 시 관계자 누구도 대답을 못하고 있다. 다만 올해부터 월 100만 원 정도 되는 전기료만 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 시설은 처음 도입 여부 단계부터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오염물질을 처리해 펌핑하는 방식은 유지관리비용이 많아 일부 지자체의 경우 반납하는 사례가 있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었다. 실제 업체는 이 정화시설을 본격 운영하게 되면 연간 전력비만 4,260만 원(24시간 가동 기준)이 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건비 등을 포함한 유지관리비 예상액은 1억 원이 넘는다. 업체가 유지관리를 맡는 시기 동안 시가 전기세만 부담하는 것을 전제하더라도 적잖은 수준이다. 더욱이 지난 2010년 9월 ㈜젠트로와 기본협약을 맺은 뒤, 안성시가 이 사업을 아무런 체크도 없이 방치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비판을 비껴가기 어렵다.
금석천 사업뿐 아니라 안성에서 진행되는 수많은 하천사업이 낭비의 고질로 이어질 듯하다. 환경을 볼모로 표를 얻으려는 개념 없는 정치인들의 경쟁적인 하천사업은 자제되어야 한다. 하천엔 자연스럽게 물을 흐르게 하는 것이 기본이다. 인위적인 것이 아닌 자연 그대로 생태계 순환으로서의 환원이 있어야 한다. ‘친환경’, ‘생태’의 가치를 강조하면서도 하천 내 운동시설을 설치해달라, 우레탄으로 자전거도로를 내달라 하는 등의 요구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그것은 친환경을 내세우면서도 여전히 토목사업을 요구하는 ‘신개발주의’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박상순 기자 36519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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