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죽면 물류창고 화재가 50일이 넘어 가고 있지만 아직도 화재가 완전 진압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주민들의 피해는 깊어지고 있다. 화재 원인규명과 발생한 피해 처리비용 문제가 맞물리며 기약없이 시간만 흘러가고 연기는 쉼없이 피어오르고 있다.

지난 5월 3일 일죽면 방초리 코리아냉장 물류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해 50여일이 지나도 화재 뒤처리가 되지 않고 있다.

무더운 날씨로 보관 중이던 냉동육류가 부패하며 파리 등 해충과 함께 악취가 진동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화재로 발생한 처리비용 등을 안성시가 떠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화재당국은 당초 화재발생 초기 경찰의 화재 원인 규명과 보험사의 피해액 산정 등을 이유로 건물을 허물며 불을 끄지 않고, 건물과 건물 안의 돼지고기와 참치류 등이 모두 탈 때까지 내버려 두었다.

그리고 물류창고의 불이 꺼지지 않고 연기가 계속 피어나오고 악취와 침출수가 나오고 있음에도 조립식 판넬로 지어진 건물이 붕괴를 이유로 진입도 하지 않았지만 결국에는 화재 원인도 파악하지 못한 채 건물을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5월 9일 소방본부의 구조안전진단 결과 화재 현장 진입이 불가하다는 판정이 나오며 사실상 소방 활동은 중단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화재가 발생한 물류창고 내 돼지고기 등이 부패하면서 악취.전염병 발생 등 주변 지역 주민들에 대한 피해가 심화될 것으로 판단돼 건축물 철거와 폐기물 처리가 시급함에 따라 최종 철거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로 인해 화재 현장의 소방관과 공무원 그리고 인근 지역 주민들은 악취로 침출수로 인해 장기간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

그리고 이번 화재 피해 수습 과정에서 경기도와 중앙정부 등은 화재 진압에 필요한 물품 비용 등을 제대로 지원하지 않아 안성시가 예산을 부담하기로 전가됐고, 50억원이 넘는 막대한 철거비용 마저 부담해야 할 상황에 놓인 것이다.

현재 화재가 발생한 (주)코리아냉장은 건축물 철거와 폐기물 처리에 자금 부족으로 미온적이고, 중앙정부와 경기도 마저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안성시가 일단 건물 철거비용을 부담한 후 코리아냉장에서 돈을 받아야 하지만 화재로 인해 모든 것을 잃은 코리아냉장으로부터 돈을 받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현재까지 안성시는 일죽면 방초리 코리아냉장 물류창고 화재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약품 등의 비용으로 9,800만원 정도의 예산을 사용했다.

여기에 더해 화재가 발생한 물류창고를 철거하는 데는 약 54억원이 들어가 최종 처리를 위해 안성시는 총 55억원의 예산을 먼저 부담하고 나중에 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특히, 현재 안성시에는 건물을 철거할 54억원의 예산이 어디에도 없어 철거 비용 마련을 위해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안성시 재난안전관리과에 따르면 현재 안성시에는 재난관리기금은 29억원이 있지만 올해 재난발생에 대비해 15억원 정도는 남겨두어야 하기 때문에 물류창고에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은 14억원 정도에 불과해 40억원이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현재 코리아냉장은 건물 100억원, 물품 400억원 등 총 500억원의 보험에 가입했으며, 안성시와는 보험금 양도·양수 계약을 체결했지만, 양도·양수로 인한 채권은 제3순위(1순위 : 임금·저당권·국세청, 2순위 : 임차보증금)이며, 보험금 수령기간도 6개월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돼 잘못하면 안성시가 사용해야 하는 55억원의 예산을 받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

이에 재난안전관리과 관계자는 “경기도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재난관리기금 40억원을 요청할 계획이다. 또 우선변제가 가능한 대집행으로 건물을 철거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황형규 편집국장 mirhwang71@naver.com